글 유슬기 기자

<싱어게인> 종영, 성실함이 끼가 되면 이승기

저도 이선희 선배님 콘서트에 게스트로 갔다가 가사를 통으로 잊어버려서 다시 올라갔던 적이 있습니다

-<싱어게인> 결승전에서 이소정이 가사를 잊는 실수를 하자

 

아 제가 2주 전에 <스케치북>에 나갔었거든요. 이렇게 또 의문의 1패를..”

-심사위원 유희열이 이승윤의 무대를 보고 최근 본 프로들의 무대보다 최고라고 극찬하자

 

“17년 동안 연예인 생활을 하면서 성실함도 끼가 될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는데, 그런 분을 만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싱어게인> 매번 정성껏 무대를 준비하는 태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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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어게인>에서 발군의 진행 실력을 보여준 이승기, jtbc

 

<싱어게인>의 대장정이 막을 내렸다. 밀도 높은 참가자들의 음악만큼이나 깊은 인상을 준 건 MC인 이승기의 기량이다. 그의 공감은 이소정을 위로하기도 하고, 이승윤의 긴장을 풀어주기도 했으며, 태호에게 다시 일어설 용기를 주기도 했다. 음악 경연 프로그램의 MC는 많다돌발상황이 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이들의 역할은 참가자와 심사위원 사이에서 긴장을 풀어주고, 서로의 소통이 원활하도록 매끄럽게 길을 닦아주는 연마제 역할을 한다

 

'성실함도 끼가 될 수 있는가'에 대한 대답 

 

이승기는 그 이상의 역할을 했다. 그는 심사위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집중해 이들에게 고르게 마이크가 돌아가도록 분배의 묘를 발휘했을 뿐 아니라, 참가자 한 사람 한 사람의 노래를 진심으로 경청했다. 관객이 함께 할 수 없는 텅 빈 무대에서 그는 유일한 관객이었고, 이들의 팬이었다. 마지막 무대에서 각 경연자를 응원하는 손팻말을 준비한 것도 이승기의 정성이었다.

 

그는 지금 무명 가수들을 보듬고 이들의 재능에 진심어린 박수를 쳐 줄 수 있는 동료이자, 이선희, 유희열, 규현 등의 심사위원들과도 자연스럽게 케미를 만들어낼 수 있는 베테랑 예능인이다. 그는 이미 2018년 엠넷에서 방영된 <프로듀스 48>에서 국민프로듀서 대표이자 멘토로 무대를 꽉 채운 지원자들에게 큰 힘이 된 바 있다. 일본에도 진출했던 이승기는 능숙한 일본어로 일본에서 온 지원자들에게도 공평한 격려와 응원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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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부일체>에서 '금지된 사랑'을 불러 연말 핫스타 상을 받기도 했다, SBS

 

그의 말대로 그는 이미 연예인 17년차다. 현재 예능과 연기, 음악까지 그처럼 성공적으로 해내는 이는 찾기 어렵다. 연예대상 후보도 연기대상 후보도 가요제 본상 후보도 될 수 있는 게 이승기의 진가다. 전역 후 맡은 <집사부일체>는 멤버가 바뀌는 부침이 있었음에도 그는 흔들림 없이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다. 그사이 새로운 예능 <서울촌놈>도 성공리에 끝냈고, 음반도 발매했다.

 

음악, 예능, 연기 삼각형의 고른 성장  

 

<집사부일체>에서 금지된 사랑을 열창하는 이승기의 모습은 그 해의 클립이 될 정도로 화제가 됐다. 음악과 예능, 연기 모든 것에 주력하고 그 모든 것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낸다. 타고난 재능에 성실함, 영리한 습득력까지 더해지면 이승기가 된다. 그러니까 태호 이전에 이승기는 온 몸으로 성실함도 끼가 될 수 있는가’를 증명해왔다. 

 

그리고 이제는 이승기가 주연하는 드라마도 곧 시작된다. tvN 드라마 <마우스>. 이희준, 경수진과 함께 출연하는 이 드라마에서 그는 자타공인 바른 청년이자 동네 순경인 정바름 역을 맡았다. 그와 싱크로율이 높은 인물인 듯 하지만, 인간 헌터로 괴물과 맞서 싸우는 스토리를 통해 입체적인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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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2월 24일부터 <여신강림> 후속작인 <마우스>에 출연한다, tvN

 

바른 청년의 이미지를 고수하기도 쉽지 않지만, 그 바른 청년이 다 잘하면서 또 성실하기는 얼마나 어려운가. 그가 맡은 모든 드라마가 성공하진 않았고, 그의 모든 노래가 히트하진 않았지만 이승기는 계속 성장했다. 반듯한 성실함으로 매번 더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건 성공만큼 값지다. 이승기는 각 분야에서 이미 완성형에 가까운데 그 와중에 잘하고 또 자란다

이제는 짬밥이 늘어 여유까지 생겼다. 여유가 생기면 또 시야가 넓어진다. 넓어진 시야로 아우를 수 있는 멘트도 많아진다. 여유있고 유머있는 인물은 예능에선 항상 환영받는다. 성장판이 닫히지 않는 그의 상승세가 놀라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