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국공신 이승기의 음원수익은 0원?

후크엔터테인먼트의 역사는 1998년부터다. 가수 이선희가 있었고, 20027월 이승기를 영입하면서 사명도 후크엔터테인먼트로 정한다. 당시 권진영 대표의 자본금은 5000만원, 이후 우수 중소기업, 강소기업으로 승승장구하며 20년을 이어왔다. 2010년에 이서진을, 2017년에 윤여정을 영입했고 이후 2021년에 박민영이 들어온다. 202112월에는 권진영 대표가 소속 연예인과 전 직원에 167억원의 주식을 무상 증여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후크엔터테인먼트 권진영 대표 
후크엔터테인먼트 권진영 대표 

 

권진영 대표가 후크엔터테인먼트 주식 100%를 초록뱀 미디어에 440억원에 양도하고 본인 지분의 38%167억원의 주식을 소속사 연예인과 임직원 전원에게 무상으로 증여했다는 것. 후크엔터테인먼트는 부동산으로도 실적을 올렸다.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후크엔터테인먼트 사옥은 2015년 건물 매입 당시 금액은 약 138억원. 현 시세는 약 240억 원이다. 시세차액만 약 100억원을 넘겼다.

2022년 후크엔터테인먼트는 압수수색을 받는다.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는 10일 서울 청담동의 후크 사옥을 5시간에 걸쳐 압수수색했다. 대표 권 씨를 포함해 일부 임원의 횡령 혐의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박민영의 전 연인인 강종현 대표가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 관계사 경영진 횡령 혐의를 포착해 인바이오젠과 비덴트, 버킷스튜디오를 압수수색한지 사흘 만이다. 그가 원영식 초록뱀미디어 회장과도 얽혀 있는 만큼, 자회사 후크가 수사대상에 포함된 것이라는 추측이다.

박민영으로 시작된 나비효과, 후크의 뿌리를 흔들다 

권진영을 매니저로 만든 건 이선희지만, 오늘의 후크를 만든 건 이승기다. 2004년 청담동 고급 주택가의 빌딩을 매입해서 첫 번째 공식 사옥으로 사용한 것도, 20114월 청담동 패션거리에 지하 1, 지상 4층의 건물을 945천만 원에 매입할 수 있었던 것도 이승기의 공이 크다당시 소속 연예인은 이선희, 이승기 뿐이었다. 이승기가 <1박2일> <찬란한 유산> 등을 연달아 성공하며 시청률 100%의 황제로 불리던 시절이다. 

권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제가 이선희 씨의 매니저로 17년이다. 15주년, 25주년도 같이 했고, 30주년도 같이 한다이선희 씨가 5년 동안 앨범을 준비하는데 어떻게 도울까 고민했다. 앨범 준비하는 동안 100곡 정도 쓰는 모습을 보고 17년 매니저하면서 내가 이래서 이 가수의 매니저를 하는구나라고 느꼈다라고 말했다. 이승기 이후 이서진도 영입하면서 2002년 자본 5천만 원으로 시작한 매니지먼트사가 전속 연예인 3명을 데리고 영업수익 159억 원의 기획사로 성장한 것은 업계의 전설이 되었다

전역 후 소속사를 찾은 이승기, 후크SNS
전역 후 소속사를 찾은 이승기, 후크SNS

 

이승기는 육군 특수전사령부 13공수특전여단 흑표부대에서 만기 전역했을 때도 처음으로 이선희와 권진영 대표를 찾았다. 그는 연기대상과 예능대상 등 각종 시상식에서 수상소감으로 "연예인 이승기뿐만 아니라 멋진 남자로서의 길을 잘 알려준 스승이자 멘토인 후크엔터테인먼트 권진영 대표에게 이 영광을 돌리고 싶다"라고 했었다. 평범한 고등학생이었던 이승기라는 원석을 다듬에 엔터계의 보석으로 만든 건 분명 엔터 수장의 공이니까. 

하지만 공은 공이고 정산은 정산이다. 지난 18년동안 가수 이승기가 음원 수익으로 정산받은 건 0원이었다. 20046월 정규 1집 데뷔 이후, ‘내 여자라니까’ ‘결혼해줄래히트곡을 포함해 18년간 137곡을 발표했지만, 음원 수익은 0원이었다는 것. 디스패치가 공개한 음원 정산 내역서에 따르면 200910월부터 20229월까지 이승기가 벌어들인 음원 수익은 약 96억 원이었고 초기 5년의 정산자료는 누락돼 있었다.

이승기와 후크엔터테인먼트의 계약조건에 따르면 2009~2016년에 올린 매출(65억 원)60%, 2017~2022년까지의 매출(29억 원)70%가 이승기가 가져가야 한다. 이승기는 약 58억 원을 받아야 했지만받지 못했다. 이에 이승기는 후크엔터테인먼트에 내용증명을 보냈다. 후크엔터테인먼트는 검토 중이라고 했지만, 권진영 대표는 대노했다. 디스패치는 이승기가 후크엔터테인먼트 이사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의 내용도 공개했다. 내용은 이랬다.

이승기, 이제 열여덟의 고등학생이 아니다 

“..권진영 대표님이 제가 음원 관련 내용증명 보낸 걸로 화가 많이 나셔서 본인 이름과 인생을 걸고 절 기필코 죽여버리겠다고 하셨다는 걸. 정산서는 1년 동안 반응이 없으셔서 정당한 권리를 찾고자 취한 행동인데 어떻게 그런 협박을 하시는지. 37살 열심히 일하며 사는 제가 왜 18살 고등학생처럼 욕을 먹으며 주눅 들어야 하는지 참담합니다. 앞으로는 변호사를 통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제 사람들 더는 무시 안 당하게 제가 용기 내야겠습니다. 대표님의 음해와 협박으로 제가 연예인 못한다면 그것 또한 제 운명이겠죠. 이사님과 더 나빠지고 싶진 않습니다. 앞으로 변호사를 통해 연락해 주십시오."

현재 후크엔터테인먼트에 소속된 윤여정, 이서진 그리고 이승기 
현재 후크엔터테인먼트에 소속된 윤여정, 이서진 그리고 이승기 

 

열 여덟부터 후크의 개국공신이던 이승기는 서른 일곱에 독립했다. 지난 해에도 한 차례 1인 기획사를 차려 나오려고 했지만 이다인과의 열애설이 불거지면서 다시 후크와 재계약을 했다. 당시 이승기는 우리의 지난 1년이 서로가 참 많이 아프고 상처받고 소통도 부족했던 해였다고 생각해서 오랜 고민 끝에 말문을 연다여러 소란 속에서도 말을 아낀 점은 첫째로, 감정적인 말들로 인해 생각하는 것들이 명확하게 전해지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일이 생길 경우 더 큰 오해와 상처밖에 남지 않는다는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이승기의 이번 독립은 성공할 수 있을까. 자신을 키운 알을 깨고 나와야 하는 피터팬 이승기의 성장통이 생각보다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