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씨윗북은 부산 영도 흰여울길에 자리한 동네책방이다. ‘See Sea with Book’이라는 이름처럼 바다를 바라보며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다. 소설 《해리 포터》의 영감이 된 포르투갈 렐루서점을 벤치마킹한 곳으로 묘박지(선박이 계류·정박하는 장소)를 풍경 삼아 독서를 즐길 수 있는 안락함이 공간 곳곳에 녹아 있다. “머뭄의 가치를 차별적으로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들의 콘셉트다. 씨씨윗북은 독특하게 무인으로 운영된다. 서점 앞 키오스크에서 이용권을 구입하면 들어갈 수 있는데, 가격은 한 시간에 5000원, 두 시간 8
시는 어렵게 느껴질 때가 많다. 은유와 생략이 많아 시인의 뜻을 짐작하기 쉽지 않고, 평론가의 해설을 읽어도 때론 해설이 더 어렵다. 그래서 정호승 시인의 책 《고통 없는 사랑은 없다》가 더욱 반갑다. 정호승 시인은 자신의 시 가운데 60여 편을 고르고, 그 시가 태어나기까지 그에게 고였던 마음을 적었다. 말하자면 ‘시가 태어난 자리’를 시인이 직접 들려준 것이다. 시인은 이번 책에서 줄곧 ‘고통’에 대해 말했다. 평안해 보이는 그의 얼굴과는 달리 우리가 모르는 고통이 많았던가 마음이 쓰였다. 하지만 시인이 말하는 고통이란 그가 겪
졸음을 쫓기 위해 커피를 마시던 사람들이 커피의 맛과 향을 즐기기 시작했다. 오직 커피를 맛보기 위해 전국 카페투어에 나서는가 하면, 다양한 커피를 경험하며 취향에 맞는 원두와 추출방식을 찾아 나서는 ‘커피 미식가’도 늘었다. 입맛의 변화에 맞춰 커피 시장도 달라지고 있다. 카페의 주력 메뉴는 더 이상 아메리카노나 카페라테에 국한되지 않는다. 세계 각지의 원두를 사용해 바리스타가 직접 내려주는 핸드드립 커피의 인기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커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보고 커피 맛과 향에 집중할 수 있는 카페도 속속 등장해, 마음만
커피 문화가 발달하면서 커피를 찾는 이들은 많지만 커피 종류도, 추출법도 다양해 접근이 쉽지만은 않다. 그래서 준비했다. 재미로 읽는 커피 Q&A부터 커피 추출 방식, 커피 용어까지. 커피 상식을 하나하나 알아가며 커피의 매력에 퐁당 빠져보자. Q. 커피 입자에 따라 맛이 달라질까? 카페에서 원두 분쇄를 부탁하면 어떤 굵기로 갈아줄지 되레 물어온다. 그때마다 “적당히 알아서”라고 하는데, 앞으로는 좀 더 명확하게 취향을 말해보자. 커피 원두를 분쇄한 것을 입자라 부른다. 입자는 크게 ‘매우 고운’ ‘고운’ ‘중간’ ‘약간 굵은’ ‘
커피업계에 ‘제3의 물결’이 일렁인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정보화사회에 대해 주창한 책 제목이 아니다. 커피 산업의 발전 추이를 일컫는 용어다. ‘제1의 물결’은 인스턴트커피를 대량 생산하며 소비량이 커진 시기를 의미한다. 스타벅스 등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을 중심으로 빠른 에스프레소 추출이 가능해지며 ‘제2의 물결’이 시작됐다. 다양한 커피를 즐길 수 있게 되면서 커피 산업은 외연을 확장해갔다. 소비자는 편리하고 값싼 커피에서 나아가 가치, 기호 등에 주목하며 맛있는 커피를 찾았다. ‘제3의 물결’이 도래한 것. 이제는 커
새로운 곳에서 작업할 때마다 활력을 얻는 것 같더군요.“올해 5월에도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통해 도쿄에서 작업할 예정입니다. 이렇게 한 번씩 작업 환경을 바꾸는 건 제게 꼭 필요한 과정이에요. 모리셔스의 경험처럼 낯선 곳에 나를 내던져 예측할 수 없는 일들, 두려움과 마주할 때 감각과 생각이 예민해지면서 새로운 길이 펼쳐지니까요. 우리 삶이 여행처럼 늘 신선하고 두근거렸으면 좋겠고, 그런 느낌을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 싶습니다. 삶의 대부분은 견디는 일이지만, 때때로 너무 찬란하고 아름다워 흘려보내기 싫은 풍경들이 찾아와요. 사람들을
김선우1988년생.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2014년 작품 활동을 시작한 후 가나아트센터, OKNP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장욱진미술관, 하이트컬렉션 등에서 열린 단체전에 참여했다. ‘도도새 화가’로 불리며 2030세대의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에세이집 《랑데부》를 냈다.아프리카 남동부 인도양의 작고 아름다운 섬 모리셔스에 살았던 도도새. 천적이 없는 평화로운 환경에서 살다 날개가 퇴화해버린 새는 그 섬에 들어선 인간에 의해 결국 멸종되었다. 김선우 작가는 17세기 지구에서 사라진 도도새를 되살려 현대 사회를 살
“이제 커피는 누구나 즐기는 기호식품이 됐어요.그만큼 카페도 많이 생겼지만디카페인 커피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은 여전히 많지 않아요.그 환경을 우리가 조성해나가려고 합니다.‘카페인 매니지먼트’라는 개념을 처음 도입한 회사이자국내 최초 디카페인 전문 로스터리라는 자부심을 가지고지속 가능한 커피 문화를 만드는 데 기여하겠습니다.디카페인에 적합한 원두가 따로 있나요?“현재 열한 종의 디카페인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특별히 어떤 품종이라고 말씀드리기는 어려워요. 브라질, 콜롬비아, 에티오피아, 과테말라 등 전 세계 산지에서 나는 원
임길도1992년생. 디카페인 시장의 전망을 내다보고 커피 전문가인 친구와 함께 2020년 국내 첫 디카페인 전문 로스터리 ‘디카커피랩’을 만들었다. 온전히 디카페인 커피에 집중한 끝에 일반 커피에 뒤지지 않는 맛과 향을 찾아내 디카페인 커피 시장을 이끌고 있다. 커피를 좋아하지만 마음껏 마시기는 부담스럽다. 커피의 주성분인 카페인 때문이다. 카페인은 각성 효과가 있어 졸음을 쫓고, 집중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과도하게 섭취하면 숙면에 방해가 되고 건강에도 좋지 않다. 또 체질적으로 카페인에 예민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명확한 맛있음’을 느끼고 싶어서 에스프레소바를 찾는 게 아닐까요.에스프레소로 음료를 만들기가 어려워요.농축된 커피로 베리에이션을 하는 게 쉽지 않거든요.에스프레소는 농축되어 있어서 직관적인 맛을 잘 내기 때문에한번 빠지면 헤어 나오지 못하죠. 그래서 악마의 유혹이라 부르기도 해요.에스프레소바 붐이 일기 시작한 2022년 한 해 동안 100개 넘는 매장이 생겼어요. 물론 문을 닫은 사례도 많고요. 3년 동안 바를 운영해오며 드로우만의 에스프레소 맛을 지켜가기 위한 특별한 전략이 있었을까요.“결국 본질은 커피잖아요. 우리는 로스팅을
차재웅1988년생.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을 보고 바리스타에 매력을 느껴 커피업에 뛰어들었다.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매장·제품 관리를 배웠고, 개인이 운영하는 카페에서 바리스타 과정을 밟았다. 이후 스페셜티 커피를 다루는 카페의 총괄 매니저로 일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2021년 9월 서울 청파동에 드로우 에스프레소바를 열었다. 서울 청파동에 자리한 드로우 에스프레소바. 30대로 보이는 남성이 두 잔의 에스프레소를 들어 창가로 향했다. 자그마한 데미타세(demitasse, 에스프레소잔)를 들어 한 모금
한국의 스페셜티 커피 문화는 다소 늦게 시작됐습니다.한국에서는 커피를 준비하는 과정이 매우 까다로운 편이고과학적인 과정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는데요.이는 정확성과 올바름을 추구하는 한국 문화의 가치와 잘 어울립니다.시간이 지나면 좀 더 다양한 특성이 드러날 거예요.점점 덜 복잡하고 덜 까다로워지는 방식으로 확장해나갈 것입니다.인텔리젠시아를 나와 새로운 일을 찾아 모험을 떠났지요. “인텔리젠시아에서 가장 보람을 느낀 점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가능성을 제공하는 비즈니스를 만든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가능성을 계속 탐구하고 싶고, 다른 이들
더그 젤(Doug Zell)타고난 사업가 기질과 현실 감각을 겸비한 연쇄 창업가이자 아마추어 사이클 선수다. 커피 산업의 제3의 물결을 일으킨 인텔리젠시아(Intelligentsia)의 창립자이며, 자전거의 매력에 푹 빠져 현재는 텍사스 오스틴에서 커피, 와인, 자전거를 한곳에서 즐길 수 있는 미티어(The Meteor)를 창업해 운영하고 있다.지난 2월 23일 미국 서부의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인텔리젠시아’가 한국 서촌에 해외 매장 1호점을 열었다. 커피 산업의 제3의 물결을 일으킨 인텔리젠시아. 창립자 더그 젤은 몽상가 기질과
2007년 부산 온천장 인근에 직원 네 명이 일하는 작은 카페가 문을 열었다. 커피 한 잔만은 제대로 만들어보자는 마음이 모인 모모스커피. 네 평 규모의 카페는 이제 온천장점 150평(500m2, 올해 2000m2 규모 공사 예정), 영도점 550(1800m2)평으로 외연을 확대할 만큼 성장했다. 주말이면 이 넓은 공간이 사람으로 가득 찬다. 부산에 온 이상 진짜 커피를 맛보겠다는 일념으로 찾는 여행객도 적지 않다. 본점인 온천장점이 골목 정원 속 가정집 같은 분위기라면, 영도점은 말 그대로 부산스럽다. 부산역에서 차로 10분, 부
그린빈 바이어요리에서 가장 중요한 건 좋은 재료다. 커피도 마찬가지다. 그린빈 바이어는 좋은 커피 재료를 얻기 위해 여러 나라의 커피 생산지를 찾아다닌다. 때로는 커피 농부의 친구가 되어, 때로는 감독관이 되어 품질 좋은 커피를 확보한다. 커피콩의 특성, 재배 조건, 수확 시기 등을 제대로 파악하고 적정한 가치를 매길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커피 가격을 협상하고 노동력과 커피 품질에 부합하는 가격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커피 생산 과정에서 지속 가능성, 공정성 등이 화두가 되는 요즘, 그 가치를 현장에서 실현하는 그린빈 바이
부산에 5000여 개의 카페가 있어요.모모스커피, 블랙온, 베르크, 웨이브온 등부산을 대표하는 크고 작은 브랜드가 합을 이뤄 만들어가고 있죠.모모스커피도 2010년부터 ‘커피 도시 부산’을 이야기했어요. ‘부산을 커피 도시로 만들겠습니다’라는 버스정류장 옥외광고도 했고요.부산은 항구가 있어 원두를 편리하게 유통하고신선하게 보관하기 유리해요.지구온난화가 커피 재배에도 영향을 미칠까요?“최근 들어 스페셜티 커피 종사자들이 환경 이야기를 많이 해요. 과거에는 해발고도 2000m 이상에서는 커피 열매가 자랄 수 없다고 했는데 요즘은 달라요
전주연부산 모모스커피 소속 1987년생 바리스타. 최상의 커피 맛을 내기 위해 원두와 물 등을 약 10년간 공부했고, 한국인 최초로 2019년 월드바리스타챔피언십(WBC)에서 우승했다. 프리미엄 커피보다 가치를 담은 지속 가능한 커피를 지향하며 부산을 커피 도시로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전주연 바리스타가 모모스커피 영도점 내부를 다니자 적지 않은 손님이 인사를 건넸다. 인터뷰 사진 촬영을 위해 핸드드립을 시연하니 곳곳에서 셔터 소리가 들렸다. 웬만한 셀럽을 방불케 했다. 그 역시 이러한 상황이 낯설지 않은 듯 보였다. 한국에는 커
강영서눈도 잘 내리지 않는 부산에서 1997년 태어나 생후 29개월에 처음 스키를 신었다. 초등학생 때 전국동계체육대회 4관왕에 오르고 만 16세에 한국 여자 최연소 알파인스키 올림픽 국가대표로 발탁되며 알파인스키계에서 두각을 보였다.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수상, 현재 부산광역시체육회 소속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1분 47초.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알파인스키 회전 부문,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1등을 차지한 강영서 선수의 기록이다. 이 순간을 위해 수도 없이 넘어지고 일어났다. 4년을 기다린 무대. 어쩌면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