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피스란 끝내 알 수 없는 앎의 조각일까

권혁웅
시인이자 평론가. 한양여자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시와 시론, 인문학을 가르치고 있다. 《황금나무 아래서》 《마징가 계보학》 등의 시집과 시선집 《애인은 토막 난 순대처럼 운다》 등을 펴냈고, 일상 속 철학적인 순간을 재조명한 《외롭지 않은 말》과 《생각하는 연필》, 동서와 고금을 횡단하며 신화에 숨은 코드를 찾아 분석한 《태초에 사랑이 있었다》 등을 썼다. 2012년 미당문학상을 수상했다. 

전 세계 누적 판매량 5억 1000만 부(2022년 기준). 단일 저자의 최다 단행본 발행 부수로 기네스북에 오른 만화 《원피스》. TV 애니메이션과 극장판 영화, 게임과 캐릭터 사업으로 벌어들인 수입은 집계조차 불가능할 정도다. 《원피스》는 1997년부터 무려 27년째 연재 중인 오다 에이치로의 만화 시리즈다. 2024년 2월 기준 총 에피소드 수는 1000개가 넘고 단행본은 107권이 발행됐다.  

《원피스》는 악마의 열매인 ‘고무고무열매’를 먹고 고무인간 능력을 지니게 된 소년 몽키 D. 루피가 전설 속의 보물 원피스를 찾아 해적왕이 되기 위해 모험에 나선다는 이야기다. 우정과 모험, 성장을 다루면서 선악구도가 뚜렷하고 일대일 대결을 통해 승부를 결판 짓는 전형적인 소년만화의 형식을 따른다. 그뿐만 아니다. 다양한 캐릭터의 등장과 방대한 세계관, 여러 복선으로 얽힌 서사, 그 안에 감동과 유머가 담겨 있다. 세대를 아울러 넓은 팬덤을 가지게 된 이유다. 

《원피스로 철학하기》를 펴낸 작가 권혁웅도 《원피스》의 오랜 팬이다. 시인이자 평론가인 그는 칸트와 들뢰즈, 변증법과 물리학을 소환하며 원피스 세계의 바탕을 이루는 철학을 읽는다. 주인공 루피가 이끄는 밀짚모자 해적단의 수평적 관계와 깊은 우정은 헤겔의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으로 풀어내고 ‘번쩍번쩍열매’를 먹은 빛 인간 보르살리노와 ‘번개번개열매’를 먹은 전기인간 에넬 등 자연계 열매 능력자들을 소개하며 입자물리학의 ‘표준모형’을 제시한다. 《원피스》를 재밌게 본 독자라면 원피스 세계관을 읽어 내려가는 그의 철학적 사유가 신선하게 다가올 것이다.  

 

원피스는 완결을 향해 가지만,

여전히 전설 속 보물 ‘원피스’가 무엇인지 밝혀지지 않아요.

저는 ‘원,피스’를 실재의 조각으로 읽었어요.

원피스의 비밀은 결국 ‘그것을 알고 싶다’예요.

인간이 가장 궁금해 하는 근본적인 앎에 대한 비유가 아닐까 싶어요.

 

《원피스》는 세계 정부의 해군과 해적들이 대적하는 철저한 약육강식의 질서에 기반합니다. 힘이 곧 정의인 세계에서 비열한 악당들이 즐비하죠. 그 안에서 주인공 루피는 순수하게 ‘너, 동료로 들어와라!’라고 외칩니다. 해적단을 상하 관계가 아닌 동료 관계로 바라본다는 점에서 루피의 수평적 리더십이 읽힙니다.
“다른 해적단의 선장들은 일당을 영입할 때 ‘부하’가 될 것을 강요합니다. 그들은 상대에게 자신의 수하로 들어올 것을 명령하며, 상대가 말을 듣지 않거나 실력이 모자라다 싶으면 가차 없이 베어버리죠. 루피는 상대의 힘을 영입 기준으로 삼지 않고, 상대를 자신의 아래에 두지도 않아요. 루피가 이끄는 밀짚모자 해적단은 ‘약속’으로 맺어진 수평적인 동료이자 친구들이죠. 질 들뢰즈 식으로 말하면, 밀짚모자 해적단은 동료가 들어올 때마다 특별한 중심 없이 퍼져 나가는 덩이줄기(리좀) 모델이에요. 수박이나 참외처럼 덩이로 줄기를 뻗어 나가는 식이죠. 다른 집단은 선장이나 대장의 명령을 절대적으로 따른다는 점에서 뿌리 모델에 근거합니다. 땅에 뿌리를 박고 줄기를 뻗어 나가는 큰 나무 모델이죠. 큰 나무 모델이 수직적이고 위계화된 관계라면 덩이모델은 옆으로 계속해서 번져 나가는 평등한 관계입니다.”

루피, 조로, 상디, 우솝, 나미, 로빈, 쵸파, 징베, 프랑키… 밀짚모자 해적단은 각자 서로 다른 유형의 전투원이자 무지·지식, 남성·여성, 사람·동물, 생물·사물, 생명·죽음 등 서로 다른 성질이 차별 없이 모인 다양체입니다. 루피가 영입한 동료의 기준은 무엇이고, 루피는 어떤 인물에게 끌렸던 걸까요.
“재밌는 일화가 있어요. ‘스릴러바크’ 편에서 온갖 종류의 실험체가 등장합니다. 개조인간, 미라, 좀비로 바글바글하죠. 누가 봐도 우스꽝스러운 모습의 엑스트라인데, 루피는 그들을 보고 ‘오, 너 신기하다, 나와 동료가 되자’라고 해요. 옳다, 그르다 혹은 주인공과 엑스트라를 구별하지 않아요. 루피는 모든 존재자를 평등하게 대하고 타자를 깊게, 자기 안에서 주인공으로 받아들이는 환대의 태도를 갖고 있죠. 루피가 동료를 영입하는 방법은 ‘절대적 환대’로 볼 수 있어요. 절대적으로 다른 존재에게 ‘우리’가 되자고 제안하죠. 그래서 밀짚모자 해적단은 점점 더 타자들로 북적거리며 증식하고 방산하는, 끝내 세계의 모든 이들을 ‘대표’하는 다양체가 됐습니다. 이런 루피의 태도가 차별과 불평등이 만연한 현대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해요.” 
 

ⓒone-pie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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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왕이 되려는 루피의 목적은 다른 해적들과는 다릅니다. 무력과 권력으로 전 세계 바다를 제패하려는 ‘지배’의 목적이 아닌, ‘자유로운 자’를 꿈꾸죠.
“루피가 생각하는 왕은 ‘가장 자유로운 자’입니다. 자유란 자신의 의지로,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스스로 결정하고 행하는 것이죠. 외부 힘에 영향받거나 휘둘리지 않을뿐더러 그 힘을 타인에게도 강요하거나 강제하지 않는 자가 루피가 꿈꾸는 왕입니다. 그가 부하가 아닌 동료를 찾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죠. 이를 보여주는 유명한 장면이 있어요. 드레스로자에서 루피 덕에 목숨을 구한 투기장 전사들이 루피에게 밀짚모자 선단에 들어가겠다고 하며 ‘부자의 잔’을 나누자고 해요. 선장이 부모, 전사가 자식이 되는 예식이죠. 하지만 루피는 그들의 제안을 거절하고, 대신 어려울 때 서로 도와주자며 역으로 제안합니다. 계약은 어디까지나 의무가 부과되므로 자유에 배치되는 속박입니다. 루피가 말하고자 한 것은 우리가 수평적인 동료라는 것이죠.” 

자유를 향한 루피의 의지는 이야기 곳곳에서 드러나요. 특히 어인섬을 구하는 영웅이 되어달라는 징베의 부탁을 거절할 때도 나타나죠.  
“루피는 영웅이 되고 싶지 않다고 말해요. ‘나는 고기를 나눠주는 영웅이 아니라 고기로 잔치를 벌이는 해적이다’라고 외치죠. 영웅이 아닌 민중의 일원이 되겠다는 의미예요. 이것이 바로 민주주의 원리죠. 영웅은 다수와 구별되는 소수, 다양체가 아닌 중심, 리좀이 아닌 뿌리입니다. 밀짚모자 해적단은 전투를 끝내고 나면 다 같이 모여 음식을 나눠 먹으며 잔치를 벌여요. 여기서 민중적 카니발의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영웅이 아닌, 민중의 한 사람으로서 동료를 동등하게 대하는 루피의 태도가 담겨 있어요.”  

《원피스》의 세계관을 이끄는 가장 큰 특징은 ‘악마의 열매’입니다. 이 열매를 먹으면 특수한 능력이 생기고, 주인공 루피는 고무고무열매를 먹고 몸이 자유자재로 늘어나는 고무인간 능력을 갖게 되죠. 책에서 악마 열매 능력을 물리학과 연결해 설명한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특히 루피의 전투기술 발전 과정을 인간이 공간을 이해하는 단계인 점·선·면의 발전에 비유한 점도요. 
“근대 과학이 우리에게 설명하는 공간과 시간의 개념을 구현한 것이 루피가 아닐까 해요. 근대 과학은 3차원 공간을 기초로 상상합니다. 근대 과학의 초석이 된 뉴턴 같은 과학자 입장에서는 시간과 공간을 균일·균질적으로, 무한하게 번져 나가는 큐블록으로 여겼어요. 공간은 3차원이니까 높이와 너비를 가진, 즉 X, Y, Z 축을 가진 차원으로 바라보죠. 루피의 공격은 직선과 평면, 공간의 3차원적 확장으로 설명할 수 있어요. 초창기 루피의 기술은 이 순서를 따라 발전해갑니다. 자신의 몸을 일차원 방향으로 연장하는 ‘고무고무총’, 발을 횡으로 뻗어 평면으로 쓸고 나가는 ‘고무고무채찍’, 몸을 풍선처럼 부풀려 날아오는 포탄을 튕겨내는 ‘고무고무풍선’이죠. 3차원으로 연장해가는 근대 과학자의 상상을 몸으로 구현했다고 봐요.”   

《원피스》에서 가장 흥미롭게 본 열매 능력이 있다면.
“검은 수염 티치가 가지고 있는 ‘어둠어둠열매’ 능력은 열매 능력자의 끝판왕이라 할 수 있어요. 다른 열매 능력자가 가진 능력을 다 흡수하죠. 하다못해 공격을 받을 때 그 고통까지도 흡수해요. 데굴데굴 구르며 힘들다고 하면서도 세상의 모든 능력을 흡수해가요. 어둠어둠열매 능력은 예수의 경지라 할 수 있어요. 구원의 능력으로, 인간이 가진 모든 것을 받고 수난당하는 능력이죠. 그런 면에서 참 매력적이라 생각해요. 현대 사회에서 가장 많이 언급하는 능력이 ‘감수’ 능력인데, 고통을 받아들이는 능력이에요. 누가 아프다고 하면 그걸 그대로 느끼는 것이죠. 수동적으로 볼 수도 있지만, 타인의 고통을 못 느끼면 인간성이 파괴되고 무너져버려요. 현대 사회학에서 중요하게 언급하는 능력 중 하나입니다.” 

책은 해골만 남아 죽음의 배를 지키는 해적 브룩에 대해 상세하게 기술합니다. 여기서 근대 철학의 가장 큰 탐구 대상인 ‘정신과 육체의 관계’를 가져오죠. 데카르트와 흄, 칸트, 스피노자를 두루 소환해 브룩의 몸을 탐구합니다. 어떤 점에서 브룩에 흥미를 느꼈을지 궁금합니다.
“브룩이 처음 등장할 때만 해도 비호감 캐릭터였어요. ‘나는 이미 죽었는데’라며 자기 몸을 동원한 썰렁한 농담이나 하죠. 하지만 브룩은 존재 자체로 철학적인 통찰 대상이에요. 죽었는데, 죽지 않는 존재로, 몸과 영혼, 자아란 무엇인가에 대해 브룩이 보여주죠. ‘나’라는 것은 거울에 비친 나를 보면서 자아상을 판단하게 되는데, 브룩은 거울에 자신이 비치지 않아요. 몸만 있지 자아가 없다는 거죠. ‘자아가 없는데, 어떻게 존재하지?’라는 철학적 물음을 던지게 합니다. 헤겔이 주장한 ‘골상학’에는 ‘정신은 뼈다’라는 논리가 담겨 있습니다. 정신은 뼈다,라는 건 불합리하고 불가능한 말이에요. ‘정신’을 정의하자면 ‘정의 불가능함’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러니 가장 정신적인 것은 자아가 없는 브룩이라는 존재에게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이르렀죠.” 

브룩을 엑스터시를 대표하는 캐릭터라 설명했죠.
“엑스터시는 ‘탈자(脫者)’로 번역해요. 자기를 알려면 자기 바깥으로 나서봐야 한다고 해요. 인간이 근본적으로 진짜 자기를 발견하려면 자신의 죽음까지 앞질러 가서 되돌아봐야 지금의 나를 바로 볼 수 있다는 거죠. 나의 바깥으로 나가서 경험하고 체험하는 것을 바탕으로 현재의 나를 정의하고 판단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 자체가 탈자가 되는 거죠. 브룩은 죽어 있으면서 살아서 이를 실천해요. 죽음을 미리 체험할 수 있다면, 떠남과 사라짐이 아니라 내 몸이 사라져도 어떤 방식으로든 내가 존재하겠구나,라는 생각으로 이어지죠.” 


《원피스》 세계관에선 선악의 개념이 모호합니다. 해군 입장에서 보자면 해적인 루피가 악이죠. 선악의 기준을 어떻게 바라보나요.
“악은 세 가지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하나, 선이 과도해지거나 쾌락과 탐닉이 과도해져도 악이 된다. 둘, 실천철학에서 올바름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악이 된다. 셋, 무의미하고 권태로움은 무엇을 해도 상관없기 때문에 악이 된다. 실체가 없는 공허한 악이죠. 악은 결국 관계 안에서 생겨난다고 생각해요. 우리 삶 속의 모든 관계 안에서 나는 선을 실천한다고 생각하지만 이면의 그림자로 악을 끊임없이 생성해낼 수도 있는 것이죠. 원피스는 선악을 이분법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다면적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열어두고 있다고 봐요.” 

《원피스》는 완결을 향해 가지만, 여전히 전설 속 보물 ‘원피스’가 무엇인지 밝혀지지 않습니다. 책 서두에서 원피스를 찾아가는 여정을 “인간이 앎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썼는데요. 과연 원피스란 무엇일까요.
“원피스에 대한 단 하나 힌트가 있다면 ‘라프텔(laugh tale, 웃긴 이야기)’이에요. 즉 ‘이건 정말 재밌는 얘기구나’라는 말로만 표현되죠. 원피스라는 이름이 가진 비밀이기도 해요. 원, 피스. 한 조각이라는 의미잖아요. 저는 이를 ‘실재의 조각’으로 읽었어요. 원피스의 비밀은 결국 ‘그걸 알고 싶다’예요. 인간이 가장 알고 싶은 근본적인 앎에 대한 비유가 아닐까. 이를테면 에덴동산에 나오는 지식의 나무에 달린 금단의 열매 같아요. ‘앎의 나무’에서 열매를 따먹었더니 눈이 밝아져서 서로가 벗고 있는 걸 알았다는 거죠. 우리에게 금지된 지식이란 정신분석에서 보자면 실재라는 개념과 통해요. 우리가 아는 모든 지식은 상징이에요. 예를 들어 의자의 경우, 의자를 지칭하는 용어는 있지만, 의자를 기호로서 지칭하는 상징만을 아는 거죠. 실재를 가리키지만, 우리는 실재를 결코 알 수 없어요. 실재는 너머에 있는 무엇, 상징의 교란, 상징의 얼룩을 통해서만 그게 거기에 있다는 것이 알려진다고 해요. 저는 작가가 끝내 원피스가 무엇이었다고 말하지 않을 거라 생각해요. 인간은 언제나 그 무엇을 알고 싶어서 앎을 확장해왔고, 그 무엇을 알 수 없을지라도 모른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알아왔기 때문에 앎이 무한하게 늘어났잖아요. 앎의 추구, 앎에 대한 인간의 근원적인 노력은 원피스 인문학의 목적과도 통해요.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우리는 그것을 알고 싶다,라는 거죠.” 

무엇이 《원피스》를 세대를 뛰어넘는 가장 넓은 팬덤을 지닌 만화로 만들었을까요. 또 작가님은 원피스의 어떤 점에 매력을 느꼈기에 책으로 펴냈나요.
“《원피스》를 처음 접한 건 단행본 11권 때부터니 햇수로 20년이 넘었어요. 《원피스》는 성장과 우정을 그리고 일대일 결투를 통해 승부 짓는 소년만화의 특징을 그대로 가져갑니다. 무수한 인물의 등장과 방대한 세계, 복선을 곳곳에 묻어둔 복잡과 구성, 감동과 유머가 교차하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죠. 이야기의 확장성이 무궁무진해요. 이 때문에 ‘원피스 연구소’가 많이 생겨났고요. 작품이 완결을 향해 가는 시점에서 한 번쯤 이 걸작에 대해 정리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원피스 자체에 대한 설명은 만화 영역에서 누군가가 할 테니, 내가 할 수 있는 인문학적인 시선에서 이야기를 써보자, 했죠.” 

시인이자 평론가로 활동하며 오랜 시간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자면.
“어릴 때부터 시를 쓰고 싶었고, 사춘기 시절 시를 쓰면서 무겁고 답답한 현실을 벗어나 공간이 열리는 체험을 했어요. 시인이 되고, 계속 공부하다 보니 시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싶어서 평론도 하게 됐습니다. 제 정체성은 시인 겸 평론가인데, 어느 순간 평론이 지겨워지더라고요. 논문이나 평론은 당론에 갇혀서 자유롭지 않거든요. 잡학으로 이것저것 읽는 걸 좋아해요. 관심 분야는 변하지만, 책을 사 모으고 그 안에서 길을 내는 걸 상상하며 노는 걸 즐깁니다. 시나 비평이 아닌 글쓰기에도 관심이 이어져 동물, 사물에 대한 이야기를 쓰기도 했고요. 자연히 만화 평론으로까지 진출했죠. 앞으로도 그런 삶을 살고 싶어요. 읽는 삶이 쌓이면 하나의 테마가 되니까 남이 하지 않는 새로운 방식의 이야기를 쓰고 싶습니다.” 

작가님의 삶에서 단 하나의 조각, ‘원피스’는 무엇인가요. 실제 보물일 수도, 앎의 한 경지일 수도 있을 테고요.
“앎은 알면 알수록 모르는 게 아닐까 생각해요. 원피스의 비밀과 같죠. 앎의 체계를 내 나름으로 정리하다 어느 순간, 여기가 북한산이구나, 설악산이구나, 하다 죽겠죠(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