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대상 작가에서 셀프 멘토링 청년 사업가로

무언가에 도전해 성공할 확률, 혼자 하면 4%지만 함께하면 80%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우리는 성공한 4%의 소수성 때문에 그들의 탁월함에 주목한다. 하지만 ‘한달어스’는 80%에 집중한다. ‘행동하게 만드는 건 의지가 아닌 환경’이기에.

한달어스는 환경을 만든다. 이들은 한 달 동안의 실천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커뮤니티다. 도전은 주로 ‘30일 챌린지’로 이뤄진다. ‘한달 쓰기’ ‘한달 독서’ ‘한달 자기발견’ 등 내면의 성장뿐 아니라 ‘한달 러닝’ ‘한달 디자인 유치원’ 등 실용적인 도전도 있다. 한 달이 길다면 일주일 챌린지, 작심3일 챌린지도 있다.

한달어스 공동 창업자인 이진선 코파운더는디자이너이자 작가다. 그가 브런치에 연재한 글은 2020년 제8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서 대상을 타며 《사수가 없어도 괜찮습니다》라는 책으로 출간됐다. 경력보다 중요한 건 실력이며, 그 실력을 쌓는 건 ‘셀프 멘토링’으로 가능하다는 조언이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보고 배울 사수가 없다”고 말하는데, 일이 힘든 진짜 이유는 사수의 부재가 아니라 사수에게 의존하려는 마음에 있다고 봤다. 스스로 가르치고 배우는 법을 아는 사람은 이끌어줄 사수가 없어도 괜찮다고 말이다. “모두가 능동적으로 자기 삶을 디자인해야 한다”던 그는 그 사이 직장인에서 프리랜서로, 프리랜서에서 사업가로 정체성을 바꿔왔다.


지난 7월 디캠프(은행권청년창업재단) 스타트업 경진대회 ‘디데이’에서 한달어스가 최종 우승을 했습니다.

“한달어스가 법인 형태가 된 게 2020년 3월이에요. 아직 사업 초기 단계라 성장을 위한 여러 도전과 투자를 하는 중입니다. 1만 명, 10만 명이 쓰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는 게 우리 바람이에요. 현재 누적 회원은 2000명 정도인데, 그보다 중요한 건 이들이 남긴 기록이에요. 누적된 글만 7만 개 정도 되거든요. 디캠프 스타트업 경진대회에서 수상하면 사무실 지원뿐 아니라, 투자자와 연결되고 교류 기회도 제공됩니다. 6개 팀이 올라온 최종 결승은 온라인으로 중계됐어요. 이들은 이미 13:1의 경쟁을 통과한 팀들이었고요.”


한달어스는 어떤 점을 경쟁력으로 선보였나요.

“저는 자기계발 덕후로 살아왔어요. 그동안 온라인 영상도 많이 들어보고 학원도 다녀보고 커뮤니티도 했는데 회의감이 있었어요. 돈과 시간을 많이 들였는데 달라지는 게 없었죠. 인풋은 많은데 까먹은 것도 많고 실천하지 않으면 달라지지 않는다는 걸 알았고요. 한달어스의 차별점은 실제로 행동하게 되고, 달라진다는 점이에요. 그동안의 교육 콘텐츠가 ‘좋은 콘텐츠를 알려줄 테니 알아서 하라’는 식이라면 한달어스는 ‘콘텐츠를 흡수하고 행동하게 하는’ 데 차별성이 있어요. 우리는 ‘진짜 행동하고 적용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서비스’라는 거죠.”


초창기 한달어스는 아무나(?) 들어올 수 없는 곳이었다고요.

“처음에는 규칙도 강했고 단순했어요. 일단 들어오면 지켜야 했고요. 매일 열두 시에 자신의 실천을 인증해야 했습니다. 미션을 100% 달성하면 금메달, 90% 달성하면 은메달을 줬는데 은메달 이상을 딴 사람 중에 추천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어요. 그때도 행동하는 사람임을 증명해야 소속될 수 있는 커뮤니티였습니다. 인증을 SNS 전체 공개로 남겨야 했거든요. 그러다 보니 들어오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아졌어요. 추천제로 운영돼서 추천을 할 때마다 인원이 늘었고요. 한 사람이 한 달에 30개의 글을 쓴다는 게 온라인으로 입소문이 났어요. ‘어떻게 들어갈 수 있느냐’는 문의가 많이 왔고 매 기수마다 한 달이 지나면 두 배씩 성장했습니다.”


저서인 《사수가 없어도 괜찮습니다》가 ‘스스로 성장하는 셀프 멘토링’의 비법을 담았다면 한달어스는 그 실천편인 것 같습니다.

“어려서부터 디자이너가 꿈이었기 때문에 꿈을 이뤘다고 생각했어요. 성장하고, 디자인이라는 업무를 잘하게 됐지만 어느 정도 시기가 지난 후에는 기술적인 역량보다 가치에 대한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됐어요. 책은 2019년에 쓴 글이에요. 그때는 프리랜서로 디자인 전문 에이전시에서 1년 단위로 계약해 아홉 시부터 여섯 시까지 근무할 때였죠. 사업하기 전, 직장인의 정체성으로 경험한 일들을 썼던 거고요. 책이 출간된 후 ‘드디어 직장인을 졸업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글을 쓴다면 다른 글을 쓸 것 같아요. 관심사와 생각하는 범위가 넓어졌으니까요.”


어떤 점이 가장 달라졌나요.

“회사에서 일할 때는 팀원들과 나의 일을 외부에서 정해줬어요. 시작점부터 내가 선택하는 게 아니었죠. 지금은 만들고 싶은 서비스를, 하고 싶은 일을 만들어가는 중이고요. 공통점은 회사에서도, 팀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좋은 결과물이 나온다는 거죠. 지금도 함께 잘하는 게 중요한데 범위가 더 넓어졌어요. 우리가 운영하는 서비스에 참여하는 많은 사람이 다 잘되길 바라는 마음이 크죠.”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과정이 궁금합니다.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하겠다고 생각했어요. 그게 지금일 줄은 몰랐죠. 사업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몰랐어요. 하지만 안정적인 상황을 버리고 조직에 의존하지 않고 내 일을 오래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죠. 2019년 여름에 온라인글쓰기를 생각했어요. 성격이 활발하거나 사교적이지 않기 때문에, 온라인 네트워크를 활용하겠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글쓰기를 오랫동안 배우긴 했는데 쓰지는 않고 있었거든요.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독서모임에 들어간 건 나를 강제로라도 쓰게 만들겠다는 다짐에서였어요. 일주일에 책 한 권을 읽고 이후에 서평을 쓰는 강력한 규칙이 있었어요. 12주가 지나니 열 개의 책, 열 개의 글이 쌓였더라고요. 그때 함께하면 할 수 있다는 걸 배웠습니다. 그 독서모임 멤버였던 사람(김준형 공동 대표)과 함께 한달어스를 창업하게 됐고요.”


한달어스의 프로그램은 어떻게 구성되나요.

“두 종류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한달 독서’는 매일 뭘 해야 할지를 ‘안다’는 전제에서 시작돼요. 그렇다면 읽고 쓰면 됩니다. 또 하나는 ‘한달 디자인’ ‘한달 브런치 작가 되기’처럼 ‘뭘 해야 할지를 모른다’는 전제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 있어요. 여기서는 배워야 역량이 올라갑니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을 통해 기초를 뗄 수 있도록 매일 가이드, 매일 지침같이 작은 단위의 비전으로 쪼개서 제공합니다.”


책에서는 불가능하다던 ‘이상적인 사수’를 온라인에서 구현한 느낌입니다.

“제가 사업을 한다고 했더니 전 직장 동료가 ‘이젠 디자인 안 하냐’고 묻더라고요. 삶을 디자인하고, 보이지 않는 것, 현실에는 없는 것을 디자인할 수 있다면 모든 것이 디자인의 대상이 된다고 생각해요. 저는 50세에도 60세에도 이전에 없던 것들을 디자인하는 사람이 되고 싶거든요. 최고의 사수는 자기 안에 있고 서로가 서로의 사수가 될 수 있어요. 저는 그 과정을 돕고 싶습니다.”
당신의 능력은 어느 단계인가요?
드라이퍼스 모델 5단계


연차는 전문성을 대변하지 않는다. 현재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는 게 자기를 계발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사람의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5단계는 다음과 같다.

1단계 초보자
경험이 부족해 매뉴얼이 필요하다. 상황 판단을 못 해 일을 쉽게 포기하며 다른 사람의 도움에 의존한다.

2단계 고급 입문자
규칙에서 조금씩 탈피해 자신만의 방법을 시도하나 문제해결을 어려워한다. 큰 그림을 잘 보지 못해 여전히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

3단계 중급자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할 수 있다. 계획을 수립하고 경험을 활용한다. 자신이 선택한 결과에 책임을 느끼며, 처음 본 문제를 만나도 당황하지 않는다.

4단계 숙련자
자기 교정이 가능하다. 맥락과 큰 그림을 이해한다. 원론적인 이야기를 실제 상황에 맞게 적용할 수 있다. 우선순위 판단에 능숙하다. 경험상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측 가능하다.

5단계 전문가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직관이 발달해 있다. 규칙을 초월한다. 범위를 제한하고 집중해 패턴을 발견하는 데 능숙하다. 새로운 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이 뛰어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