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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이 단어가 된다면? 탐험대원 '도담'의 언어탐험
입력 : 2021.09.21

 얼마전 오랜만에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났다. 자주 약속시간을 어기는 지민이가 그날도 늦게 도착하자, 다른 친구들이 지민이 지민했다라며 장난스레 면박을 주었다. 필자는 이때 “(사람 이름) + -했다라는 표현을 처음 접했다. 해당 표현을 의식하고 있어서인지, 신기하게도 그 뒤로는 종종 댓글에서 해당 표현을 발견할 수가 있었다. 올 여름을 더욱 뜨겁게 달군 도쿄올림픽에서 김연경 선수가 활약했을 때 김연경 선수의 이름을 넣어 연경했다라고 하거나, 노래를 잘 부르기로 유명한 가수 아이유가 좋은 노래실력을 뽐내면 아이유했다라고 하는 식이었다. 정리하자면 어떤 사람이 자주하는 행동을 그 사람의 이름 뒤에 “-했다를 붙여서 표현하는 것이다.

 

김연경이 김연경했다, 아이유가 아이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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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표현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첫번째는 그 표현으로 나타낼 행동이 특징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는 행동은 특별히 눈에 띄지 않으므로, “00했다라고 표현할 수 없다. 예를 들어 학생인 A가 등교하는 것을 보고 A했다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두번째로, 이 표현은 어떤 사람에 대해 그 주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생각과 관련된 뜻으로 써야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B를 성실하다고 여긴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B했다라는 말을 게으른 사람들이 할 법한 행동에 사용한다면, 다른 사람들이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해 대화가 성립되지 않을 것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00했다라는 말은 지나치게 사소한 행동을 지칭할 때에 쓰기 어렵다. 사소한 행동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을 것이고, 사소한 행동이 그 사람에 대한 주변사람들의 인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해당 표현의 의미와 그것을 사용할 수 있는 조건을 따져보다가, 한 가지 특이한 점을 발견했다. 잠시 아는 사람의 이름을 한 번 떠올려보자. 그 이름을 보면 어떤 단어들이 생각나는가? ‘친절하다낙천적이다처럼 성격과 관련된 단어들도 떠오르고, 예쁘다’, ‘작다처럼 외양과 관련된 단어들도 떠오를 것이다. 그리고 똑똑하다처럼 그 사람의 능력이나 재능에 관한 단어들도 생각날 수 있다. 이처럼 어떤 사람을 하나의 단어로 나타낼 때, 우리가 떠올리는 단어들은 대부분 '형용사'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00했다의 경우에는 사람 이름에 '-하다'라는 동사를 만드는 접사를 덧붙였다. , 어떤 사람을 동사로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내 이름은 긍정의 의미가 될 수 있을까?

지금까지 ‘00했다라는 표현에 대해 살펴보았다. 글을 쓰면서 필자의 이름을 넣어 도담했다라는 말을 만든다면, 그 단어는 어떤 뜻일지 궁금해졌다. 그리고 그 뜻이 긍정적인 의미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도 본인의 이름으로 ‘00했다라는 단어를 만들면 어떤 의미일지 고민하면서 스스로를 돌아보면 어떨까?

도담(필명)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20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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