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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박사의 슬기로운 연구생활
공학박사 취득 후 한 사기업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80년대생 허용강입니다. 정보의 진실을 가리고 가치를 부여하는 일에 관심이 많습니다. 디스토피아와 유토피아 미래관이 혼재돼 있는 오늘을 슬기롭게 살아가기 위한 '공학적 사고'를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열심히 달린 그대에게 '고도원의 아침편지' 고도원 이사장을 만나다 下
입력 : 2021.07.01
저에게는 ‘인생의 북극성’처럼 길을 안내해주시는 ‘고도원’ 선생이 계십니다. 선생과의 인연은 지금으로부터 19년 전, 제가 스무 살이던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선생은 故김대중 전 대통령의 연설담당 비서관 업을 수행하면서 추천 도서에서 발췌한 짧은 글귀와 개인 평을 적어 ‘고도원의 아침편지’라는 이름의 이메일을 매일 아침 보내고 있었습니다. 누구보다 최선을 다해 살아온 인생에서 불현듯 깨달은 소중한 바를 주위에 공유하던 분입니다.

인생의 답을 찾고 있던 어린 저에게 선생과의 만남은 천운과 같았습니다. 제 인생의 답을 찾기 위해 지혜를 구하러 다니면서 연을 맺게 된 선생께 '어떻게 살아야 행복하게 살 수 있는지'를 여쭈었습니다.

고도원 이사장을 만나다(3)에 이어....

*이하 필자는 '허', 고도원 선생은 '고'로 표기한다.

지금 이 순간 눈부신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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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원 이사장. 조선DB

 ‘어떻게 살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첫 대답이 인문학 공부였고, 두 번째 대답은 명상이었습니다. 저는 노력의 주체로 `개인과 단체의 조화`를 이야기 했었다면, 고도원 선생은 인생의 `순간을 주체로 go & stop의 조화`를 이야기 해주셨다고 이해했습니다.

 늘 인생이 전쟁과 같다고 생각하는 저에게 선생의 대답은 ‘휴전이 필요함’으로 해석되었습니다. 비록 입 밖으로 내뱉지는 않았지만, 이런 저의 생각을 들여다보신 듯이 선생은 전쟁이라는 소재로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고 : “깨달음은 깊은 영혼으로부터 와요. 그리고 깨달음의 기쁨도 같이 와요. 기쁜 상황에서 나오는 노래가 진정한 기쁨의 노래가 아니라, 슬픔과 고통, 고난과 역경을 견디고 그 맨 밑바닥에 가라앉은 작은 돌조각을 꺼내 올리듯 수면으로 올리고 형상화 시켜 얻은 기쁨이 진정한 기쁨이에요. 예를 들어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와 같죠. 전쟁 속에서 진정한 사랑을 찾는 것이지요. 서양인이 동양인보다 애정표현이 노골적인 이유를 혹시 아나요?” 

 선생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적잖이 당황하며 “힘들게 살아서일까요?”라고 대답했습니다.  

 고 : “그것도 맞는데, 가장 힘든 게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이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 일상이었기 때문이에요.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오늘 주어졌을 때 최선을 다해서 사랑하는 거예요. 톨스토이 《전쟁과 평화》의 시대적 배경도 그렇지만, 전쟁이라고 하는 극한의 상황이 언제 자기에게 불행을 안겨주고 죽음을 줄지 모르니, 현재와 지금에 몰입하는 거예요. 그 몰입을 가장 행복한 방법으로 사랑하는 것이지요.”

 아시아도 역시 전쟁을 많이 겪었지만, 유럽 역사에 비하면 국가의 존속이 제법 긴 편에 속하고 국경의 변화가 자주 일어나지는 않았습니다. 유럽의 역사를 보면 수시로 전쟁이 발발하고 땅의 주인인 민족이 바뀌고, 종교가 바뀌는 역사 기점이 많습니다. 이런 고난과 역경이 다분했던 유럽 기반 민족들의 DNA에 고난과 역경의 탓을 찾는 태도가 아닌, 열정적인 사랑이 스며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Carpe di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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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대응하기 위한 세번째 준비물, 본인의 전공과 기술력

 선생께 마지막 질문으로 ‘인문학 관점에서 본 제조업이 미래 대응을 위해 갖춰야할 사항이 무엇일까’ 여쭈어 보았습니다. 

 고 : “인문학은 바탕이고, 명상은 쉼표에요. 세상의 기술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요. 자동차 분야뿐만이 아니라, 교육이나 사회 전반적으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화가 진행되고 있어요. 시대에 뒤쳐지지 않으려면 무엇보다도 먼저 본인의 전공 공부를 우선해야 해요. 단순‧반복 업무를 하는 기술인에 대한 이야기에서 말했듯, 본인 전공 기술력과 인문학의 설명력의 조화로 점프가 일어나요. 애플의 스티브잡스와 마이크로소프트의 빌게이츠가 그 대표적인 예지요.  스티브잡스는 아이폰을 만들었고, 빌게이츠는 윈도우를 만들어냈어요. 먼저 본인 분야에서 연구와 기술 수준을 올려야 해요. 본인의 전공을 기반으로 세상을 보다보면, 그 안에서 새로운 시스템이나 제품을 발견하고 발전시킬 수 있을 거예요. 그 발전 중에 인문학과 명상이 도움이 될 거예요. 그리고 그 노력의 결과로 부나 명성 혹은 명예도 따라올 수 있고요. 허용강 님은 스티브잡스와 빌게이츠와 같이 엄청난 점프를 할 수 있는 세상에 노출되어 있는 거예요.”

 행복한 미래를 맞이하기 위한 질문에서 고도원 선생은 인문 지성인으로서 인문학과 명상을 추천하시면서도 그보다 앞서 각 분야에 종사하시는 이들의 전문성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실 누구나 뻔히 알만한 대답이지만 그러기에 가장 현실에 가까운 해답이지 않을까 합니다. 

 파랑새를 찾기 위해 멀리 멀리 돌아다녔지만 결국 찾지 못해 포기하고 집에 돌아와 보니, 집에 파랑새가 있었다고 하는 이야기처럼, 답은 의외로 가까이에 있었습니다.  

고도원 15.jpg       

 

허용강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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