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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츠 댄스 삼바! 다리우스 미요-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스카라무슈>Op.165b
입력 : 2021.06.23

이젠 대낮의 기온이 여름처럼 높군요. 슬슬 시원한 바다가 그립고,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서 서핑을 하는 장면들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6월입니다.

6월의 끝을 향해 가는 6월 22일에는 프랑스 작곡가 다리우스 미요가 생각납니다. 그가 세상과 이별한 날이거든요. 아마 코로나가 없었다면 지금쯤 프랑스에선 미요의 서거를 기억하기 위한 콘서트가 열렸을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클래식 연표를 날짜에 맞게 정리해 놓은 365 클래식 달력을 매우 좋아합니다. 그래서 날마다 데일리 달력을 한 장씩 넘기며 오늘의 작곡가를 알아가는 취미가 있어요. 해년마다 새로운 달력을 찾아보는 일은 저의 또 다른 즐거움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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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작곡가 다리우스 미요. (1892.9.4 -1974.6.22)

다리우스 미요는 남프랑스 마르세유 지방의 엑상프로방스에서 태어났어요. 이 도시는 화가 폴 세잔의 고향이며 라벤더가 유명한 곳이죠. 올백으로 넘긴 머리와 크고 동그란 두 눈, 풍채가 좋은 작곡가 미요는 왠지 프랑스 사람이라기보다는 포르투갈이나 남미 사람처럼 보입니다.

손가락에 지휘봉 대신 파이프 담배가 더 어울릴 것 같은 그는 남프랑스의 좋은 날씨 덕에 여름을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여름처럼 뜨거운 음악을 많이 작곡했어요. 그는 81세에 고향인 엑상프로방스에 묻힐 때까지 드라마틱한 삶을 살았습니다. 언젠간 꼭 보라색 라벤더가 출렁이고, 음악가 미요와 화가 세잔의 고향인 엑상프로방스를 가보고 싶군요.

미요는 파리에서 프랑스를 대표하는 작곡가 뱅상 댕디 아래서 공부했습니다. 미요는 진보와 보수 사이에서 중심을 잘 잡은 작곡가이었기에, 정통 음악을 갈구하는 프랑스 6인조뿐만 아니라 형식과 규칙을 넘나드는 기이한 작곡가 에릭 사티와도 친한 사이였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티의 유별난 성향 때문에 그를 멀리 했지만 미요는 그런 사티와도 좋은 관계를 유지할 만큼 성격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이래저래 인간적인 네트워크가 참 좋은, 미워할 수 없는 미요였어요.

미요의 인생은 여느 작곡가와는 좀 다른 방향을 향합니다. 전공인 음악에만 전념하지 않고 여러 분야에 관심이 많았는데요, 제1차 세계대전이었던 1917부터 1919년에는 브라질 주재 프랑스 대사였던 저명한 시인 폴 클로델을 따라 브라질로 가서 수행원 역할을 해요. 그리고는 그곳의 민속음악에 푹 빠집니다. 이때 삼바 음악에 관심을 갖죠. 브라질에서 귀국한 후 1920년에는 프랑스의 국민 음악의 선두주자들인 6인조를 결성했고, 1922년에는 미국으로 가서 재즈의 영향을 받았으며 1925년에는 사촌 동생인 미들렌 밀로드와 결혼했습니다. 미들렌은 배우였는데, 미요가 세상을 떠난 후 34년을 더 살면서 남편을 기념하기 위한 여러 활동을 할 정도로 내조의 여왕이었습니다.

유대인이었던 미요는 1940년에 나치가 프랑스를 침공하자 미국으로 잠시 망명했다가 1947년부터 말년까지 미국과 파리 음악원의 교수로 활동했습니다. 그는 죽기 전까지 관절염을 앓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작곡, 지휘 활동을 했고, 1974년 81세의 나이로 세상과 이별했어요. 1947년부터 1971년까지 캘리포니아 주와 파리를 오가며 음악을 가르쳤으니 말년에 건강이 악화된 것은 어쩌면 당연했을 겁니다. 휠체어 생활을 해야 할 정도가 되자 어쩔 수 없이 은퇴를 선언하는데, 그가 가르친 제자 중에는 20세기 현대음악의 선두주자인 카를 슈톡하우젠도 있습니다.

 
삼성 바이오로직스 아니고 삼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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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haud: Scaramouche, op.165b, 'Brazileira' - Lucas en Arthur Jussen - Prinsengrachtconcert 2018

미요의 작품 중에서 오늘 우리가 들어볼 곡은 브라질 음악의 영향을 받은 <스카라무슈>입니다. 이 곡은 파리 스카라무슈 극장의 의뢰로 작곡하게 됐는데, 생기 있는 1악장, 느리고 여유 있는 2악장, 브라질 여자라는 제목을 가진 brasileira (브라질레이라) 3악장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이중 3악장 브라질레이라가 가장 유명한 삼바입니다.

삼바라고 하니까 바로 삼성 바이오로직스가 떠오르는 분도 계시죠? 여담이지만 주식에 대해 전혀 몰랐던 저는 사람들이 한동안 삼바를 자꾸 이야기하길래 삼바춤을 추는 분들이 왜 갑자기 많아졌지?라고 궁금증을 품기도 했답니다. (한국어가 꽤 어렵습니다.)

이 곡은 두 대의 피아노가 함께 연주하는 형태가 오리지널 버전인데, 이 버전과 함께 목관악기 색소폰이나 클라리넷으로 연주하기도 하고, 오케스트라 관현악곡으로도 연주됩니다. 그의 작품은 여러 조성을 한꺼번에 쓰는 복조성이 자주 등장하는데, 이는 미국에서 접했던 재즈의 영향이 큽니다. ‘스카라무슈’란 이탈리아어인 스카라무차(scaramuccia:실랑이질)에서 나온 프랑스어로, 주로 까만 의상을 입고 항상 기타를 들고 나와 비굴하면서도 허풍 떠는 익살꾼을 말합니다.


삼바를 배우러 다닌 작곡가 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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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그룹 벨리니가 1997년에 발표한 <삼바 데 자네이루 Samba De Janeiro>.

미요는 틈틈이 삼바를 배웠습니다. 삼바(포르투갈어, samba)는 브라질의 음악 장르이며 춤 양식이죠. 아프리카에서 발생했지만 포르투갈이 브라질을 지배할 때 그곳에 남아있던 아프리카 사람들에 의해 더욱 발전됐습니다. 삼바를 추는 사람을 삼비스타라고 하는데, 미요는 삼비스타였습니다.

삼바가 유명해진 요즘은 브라질 하면 삼바, 삼바 하면 브라질이 떠오릅니다. 엑상프로방스의 좋은 날씨 덕에 흥겨움이 가득했던 미요에게 브라질은 최적의 장소였습니다. 브라질 수도 리오 데 자네이루에서는 세계적인 축제 카니발이 열리는데요, 그때 삼바에 큰 감흥을 받은 미요가 삼바풍의 음악을 만든 겁니다.

저는 독일에서 처음 삼바를 접하고 삼바춤을 배웠는데요, 독일 그룹 벨리니가 1997년에 발표한 곡인 <삼바 데 자네이루 Samba De Janeiro>가 독일 전역에 울려 퍼졌습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까지 그 노래의 인기가 끊이지 않았기에 지금도 삼바하면 이 노래가 제일 먼저 떠오릅니다. 노래를 부르다가 중간 중간 ‘삼바!’라고 외치면 굉장히 신나요. 이 유명한 멜로디는 각종 TV 프로그램의 배경음악으로도 쓰이고요, 게임 배경음악으로도 쓰여요.

흥에 취해 어깨춤을 추게 만드는 음악, 멜로디를 따라 휘파람 불게 만드는 음악 <스카라무슈>들으면서 오늘 밤엔 시원한 맥주 한 잔 해보는 건 어떨까요? 더 흥이 난다면 벨리니의 <삼바 데 자네이루>까지 이어서 들어보세요.

렛츠 댄스 삼바! 

 

 

Milhaud: Scaramouche, op.165b, 'Brazileira' - Lucas en Arthur Jussen - Prinsengrachtconcert 2018
 

D. Milhaud - Scaramouche No.3 'Brasileira’
Piano 김재원Jaewon Kim
Saxophone 브랜든최Brandon Choi


Bellini - Samba De Janeiro (2018 Vocal Version - Official Video)

조현영 피아니스트,아트앤소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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