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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면접관이 원하는 인재상은? 스펙 말고 나만의 스토리를!
입력 : 2021.06.16

돈을 버는 것, 자기 앞가림을 하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이렇게 말하면 “그걸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냐?”, “좋은 직장에 취직하려고 어릴 때부터 죽어라 공부하는 것 아니냐?”라며 반문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내가 말하고 싶은 건 방법에 대한 얘기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는 속담이 있다. 마찬가지로 돈도 벌어본 사람이 번다. 좋은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 오랜 기간 시험 공부만 한 사람이 돈 버는 법을 알 리 없다. 자신이 무슨 재능이 있는지, 그 재능으로 어떻게 돈을 벌 수 있는지 알 방법이 없다. 남들도 쌓을 수 있는 고만고만한 스펙을 열심히 쌓지만, 막상 다른 사람과 차별화 할 방법을 모르는 것이다. 

미국에서 오랫동안 프로그래머 생활을 하다 지금은 삼성전자 삼성 리서치 데이터 인텔리전스 랩에서 근무하는 임백준 상무를 만나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 그는 《행복한 프로그래밍》, 《누워서 읽는 알고리즘》, 《폴리글랏 프로그래밍》 등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라면 한번쯤 들어봤거나 읽어본 적 있는 베스트셀러 저자이기도 하며, 팟캐스트 <나는 프로그래머다>로 오랫동안 커뮤니티와 소통하던 커뮤니티 리더이기도 하다.

“삼성전자에 2년 전에 들어왔는데, 그동안 신입공채 면접관을 종종 했습니다. 지원자의 스펙이 하나 같이 좋아서 깜짝 놀랐어요. 치열하게 준비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하는데… 구별이 잘 안 돼요. 다들 스펙이 비슷비슷하게 좋은 거죠. 사실 스펙은 조금 떨어지더라도 자신이 그동안 해왔던 활동이 지원하는 업무와 연관성이 있으면 더 좋아요. 특이한 회사에서 인턴 근무를 한 경험이라든지, 커뮤니티 활동이라든지, 해커톤(Hackathon)이라든지 뭔가 자기 스토리가 있는 친구에게 눈이 가고 기회를 주게 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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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한 대학에서 취업 AI모의면접을 진행하고 있다. ⓒ조선DB

 

자기만의 스토리를 만들어라!

커뮤니티 공부의 시작은 ‘선한 목표 설정’이다. 또한 이 목표가 자신의 흥미, 의지에서 시작되어야 한다고도 했다. 만약 나이가 다소 어리고, 당장 생계를 책임져야 할 상황이 아니라면, ‘흥미’를 기준으로 커뮤니티 공부 목표를 삼으라고 조언하고 싶다. 왜냐하면 흥미가 생겨 공부하는 것은 특정 시기와 상황이 아니면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리고 흥미를 쫒아 공부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은 인생의 하반기로 갈수록 그 깊이와 넓이에서 차이가 난다. 흥미를 쫒아 커뮤니티 공부를 지속해 나가는 것이야 말로 삼성전자 임백준 상무가 강조한 ‘자기 스토리’를 탄탄하게 하는 방법이다.

앞으로 개개인이 가진 스토리의 힘은 점점 더 중요해 질 것이다. 당장 취업 인터뷰만 하더라도 옆에 있는 고만고만한 경쟁자들과 무엇이 다른지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문제는 앞으로 경쟁해야 할 상대가 인간은 물론 인공지능(AI), 스마트한 로봇 등이라는 것이다. 시험 성적, 수학, 영어 혹은 상식,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 등으로는 AI나 스마트한 로봇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이들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무기는 내가 태어나 지금 이 시간까지 살아온 이야기, 즉 자신의 스토리다. 그 스토리가 다른 사람과 차별 돼야 함은 물론이다.

자신의 흥미를 따라 커뮤니티 공부를 한 내용을 이력서에도 넣고 자기소개 시간에도 이야기하길 바란다. 다만, 자신의 이야기를 면접관이 듣고 싶어 하는, 즉 해당 회사나 조직에서 필요한 역량으로 각색하는 기술은 필요하다. 

앞서 내가 대학 졸업 후 벤처 창립 멤버가 되었다는 얘기를 했다. 공대생도 아니고 인터넷 기술도 모르는 내가 가진 유일한 장점은 대학교 영자 신문사 국장을 해 본 경험이었다. 즉, 콘텐츠를 만들어 본 경험이었다. 하지만 바로 그 경험 덕분에 대학생 웹진의 콘텐츠 당당자가 되고 IT 업계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아시아 리전 메니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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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채용박람회에서 이력서를 작성하는 모습 ⓒ조선DB

 

마이크로소프트 우미영 부사장이 기술 영업 강자가 된 비결 

그렇다면 생계를 걱정해야 할 시점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안정적으로 생계를 유지하길 원하며 홀로 각종 시험이나 공무원 시험 준비에 목매다는 청년이 많다. 물론 나쁘다는 건 아니다. 자신이 시험 하나만은 자신 있거나, 공직 사회에 뼈를 묻고 싶으면 그렇게 해도 된다. 혹은 붙을 때까지 몇 년이고 시험 공부만 해도 재정에 큰 문제가 없다면 그렇게 해도 된다. 심지어 내일 불의의 사고로 이 세상과 하직해도 시험 준비만 한 것이 억울하지 않은 사람은 그렇게 해도 된다. 

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돈도 벌고 싶다면, 혹은 돈도 벌면서 내가 꼭 익히고 싶은 여러 가지 기술과 지혜를 배울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면, 당장 도서관에서 뛰쳐나와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노력하지 않았는데도 제공된 안락함이 있다면 거기에서도 뛰쳐나와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을 뛰어 넘는 강력한 스토리가 나올 수 없다. 

조금 힘들고 돌아가더라도 남들이 가지 않는 나만의 길을 찾아내야 한다. 왜냐하면 그 과정에서 큰 사람이 될 수 있는 넓은 그릇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많은 사례가 있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우미영 부사장만큼 이에 잘 들어맞는 사례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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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 우미영 부사장은 커뮤니티 공부를 통해 기술 분야 실력을 쌓고 전문서적으로 번역해 성장했다. ⓒshutterstock

경상북도 봉화군 출신인 우미영 부사장은 서울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선배가 창업한 작은 IT 회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대학교 때 민주화 운동을 한 전력 때문에 일반 대기업에 취직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회사가 망해, 1년 가까이 수입 없이 지내야 했다. 이미 결혼해서 아이까지 있는데 말이다. 여기까지 들으면 “거봐, 작은 기업은 위험해”라고 얘기할 것이다. 하지만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이 있다. 위기를 극복하다 보면 남과 차별화 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를 수 있다. 

아무튼 그녀는 여러 대기업에 지원했지만, 계속 떨어지기만 했다. 경력사원으로 뽑기엔 경험이 너무 넓고 다양해 곤란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녀는 하루빨리 전문성을 쌓겠다고 결심했다. 그녀는 지인의 소개로 들어간 작은 회사에서 일을 하며, ‘기술 영업’을 자신이 쌓아야 할 전문 영역으로 삼았다.    

“영업,하면 술인데 그런 방식으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웹로직이라는 미들웨어 관련 책인 《Enterprise Java Basic》을 번역하면서 필요한 기술을 익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문서적 번역하기가 아주 좋은 커뮤니티 공부법인 것을 안 것이다. 

“하지만 막상 번역을 하려고 보니 정말 어렵더라구요. 영문학을 전공해 영어는 좀 할 줄 알았지만, 기술 자체를 모르니 난감하더라구요”

이 난관 역시도 커뮤니티 리더십을 발휘하여 파트너사의 기술자와 함께 공부하며 해결했다. 주중, 주말을 활용하여 6개월 동안 매달려 작업하다 보니 기본적인 기술 소개 자료를 만들 수 있는 실력이 되었다. 이렇게 쌓은 지식이 바탕이 되어 그녀의 기술 영업 노하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발전했다. 이후의 수없이 많은 난관과 도전도 그녀만이 가진 위기대처 능력으로, 그리고 다른 사람과 함께 성장하겠다는 선한 의지로 극복해 나갔다. 

일반 대기업에서 성장한 임원들과 달리 그녀의 스토리는 큰 감동과 울림이 있다. 현재 그녀는 다양한 강연에 초대되기도 하고, 수많은 후배에게 멘토링도 해주는 훌륭한 인성의 리더로 활약하고 있다. 


* 커뮤니티 리더십을 다룬 책 《홀로 성장하는 시대는 끝났다》 내용의 일부입니다. 빠르게 격변하는 시대에 필요한 인재, 이런 인재는 어떻게 탄생되고 또 길러지는지  함께 고민해보기 위해 마련한 장입니다. 많은 의견 부탁드립니다.

이소영 마이크로소프트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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