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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진
정은주의 클래식 디저트
클래식 음악을 글로 소개하는 일이 업(業)이다. AI 음악가에 반대하지만, 미래 인류가 클래식 음악을 박물관에 처박아두지 않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모차르트와 쇼팽, 특히 바흐를 존경한다. 누구나 킬킬대고 웃을 수 있는 클래식 음악사의 에피소드를 모은 <알아두면 쓸모 있는 클래식 잡학사전>을 썼다.
악처라는 오해는 이제 그만 콘스탄체, 맑고 밝은 모차르트표 음악의 원동력
입력 : 2021.06.15
짧았지만 강렬했던 모차르트의 삶과 작품들은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영화 <아마데우스>의 한 장면.

며칠 전의 일입니다. 저와 친한 선배와 시시껄렁한 수다를 나누던 중 재미있는 질문을 받았어요. “모차르트가 악처랑 결혼하지 않았었나?”라고요. 제 선배께서는 제가 클래식 음악 칼럼을 쓰고 있으니, 평소 귀동냥으로 들어 알고 있던 모차르트와 그의 아내에 대한 궁금증을 해갈하고 싶으셨던 모양입니다. 다행히 제가 막힘없이 설명해드릴 수 있는 화두여서 웃으며 이야기를 이어날 수 있었는데요. 모차르트의 아내가 악처라는 이야기는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고 답해드렸어요. 

독자 여러분은 모차르트의 아내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클래식 음악이나 모차르트에 특별한 관심이 없으셔서 딱히 생각해본 적 없다는 분들도 많으실 것 같아요. 그러나 영화 <아마데우스>를 보신 분들은 아마 스크린 속 모차르트의 아내 콘스탄체의 모습이 진짜는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셨을 지도요. 화면 속 콘스탄체는 누가 보기에도 철없어 보이니까요. 자주 파티를 열고, 모차르트의 작품 활동을 방해하는 듯한 모습으로 연출되었죠.  


Costanze_Mozart_by_Lange_1782.jpg
콘스탄체 모차르트는 모차르트와 불같은 사랑에 빠졌습니다. 가족들의 반대를 무릎쓰고 결혼했고, 모차르트의 깊은 사랑을 받으며 살았습니다. 사별 후에는 재혼해, 모차르트의 작품과 전기 작업 등 음악가로서 모차르트의 업적을 알리는 데 앞장섰습니다. ©

 

그러나 실제 모차르트의 아내는 끝까지 배우자를 사랑했던 책임감 있던 여자였어요. 모차르트가 세상을 떠난 후에도 남편의 빚을 모두 갚기 위해 노력했으니까요. 사실 재혼한 상황에서 꼭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콘스탄체는 위대한 음악가였던 남편의 명예를 지키려했어요. 

저는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콘스탄체가 악처라고 불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돈 앞에서 딴 소리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던가요. 또 모차르트와 콘스탄체가 주고받은 ‘꿀 떨어지는’ 편지들을 읽어보면, 그들은 진실로 서로를 사랑했음을 느낄 수 있거든요. 이러한 정황으로 미뤄볼 때 모차르트 부부는 서로를 위했고 사랑했던 이상적인 부부가 아니었을까 싶더라고요. 그런데 대체 훈훈한 이야기는 쏙 빼고, 대체 왜 모차르트의 아내가 악처라는 소문이 지금까지 남아있는 걸까요? 

알쏭달쏭한 궁금증을 갖고 모차르트 부부에 대해 생각을 해보니, 결국 이 소문의 근원지를 살펴보고 싶더라고요. 물론 결코 알아낼 수 없겠지만요. 그런데 제가 셜록 홈즈와 닥터 후가 되어보지 않더라도, 짐작 가는 곳이 두어 군데로 줄여지더라고요. 

한 쪽은 모차르트의 가족들, 다른 쪽은 모차르트를 질투했던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아니었을까 싶었어요. 모차르트가 결혼을 올리기까지 양가의 극심한 반대를 무릅써야 했던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인데요. 결혼식 하루 전날에서야 마음을 돌렸던 모차르트의 아버지가 끝내 며느리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는 것도요. 자신의 잘난 천재아들이 못난 아내를 만나, 여러모로 어렵게 살고 있다는 일종의 푸념을 했을 수도 있었을 테니까요. 

소문이 바람을 타고 이리 저리로 흐르다가 커다란 풍선처럼 부풀려졌을 수도 있고요. 사실 모차르트 아버지의 마음도 어느 정도 이해는 가요. 워낙에 모차르트가 어린 시절부터 대단한 기대를 받았던 신동이었으니까요. 부모 욕심이라는 마음이 그 시절에도 지금도 끝이 없는 것 같으니까요. 

그 다음으로 생각해본 사람들은 모차르트의 결혼에 정확히는 모차르트의 명예에 흠집 내고 싶었던 사람들이었는데요. 만약 그런 사람들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다면, 그들은 누구였을까요. 구체적인 모차르트의 집안일도 알 정도로 주변에 있으면서, 대놓고 모차르트나 콘스탄체와 가까이 지내며 뒤에서 없는 이야기를 지어내거나 집밖으로 새어나가지 말아야 할 이야기들을 퍼뜨린 사람들이요. 결국 그들의 마음은 모차르트를 시기하고 질투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아니 뗀 굴뚝에 연기 났다고 몰래 수군대고 다녔던 것은 아닐까요.

모차르트의 재능에 대해 가짜 뉴스를 퍼뜨릴 수는 없으니 사생활이라도 걸고 넘어가고 싶었던 거죠. 이런 스토리는 꼭 막장 드라마 속 에피소드가 아니더라도, 우리 주변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일이기도 하니 한 번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았습니다. 하하. 

제가 여러 클래식 음악사의 음악가들의 생애를 찾아 공부하면서 느낀 점인데요. 그들 삶의 느낌이 곧 그들 작품이 주는 여운과 비슷했다는 거에요. 우선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으면, 참 밝아요. 단순히 박자나 조성의 문제가 아니라, 아우라가 긍정적이라고 해도 될까요. 심지어 단조의 선율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 기분이거든요. 아마도 모차르트가 타고났을 재능, 거기에 짧았지만 행복했던 결혼 생활에서 얻은 행복이 더해졌기 때문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요.

마지막으로 모차르트가 아내에게 보낸 편지 일부를 소개해드릴게요. 1789년 4월 19일 밤 11시 30분 드레스덴에서 모차르트가 아내에게 보낸 사랑을 가득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당신에게 바라는 것들이 있어. 첫째로 쓸쓸해하지 말 것. 둘째로 건강에 신경을 쓰고 봄의 바깥바람을 만만하게 보지 말 것. (중략) 넷째로는 우리의 사랑을 확신하고 있을 것. 나는 당신의 예쁜 초상을 눈앞에 두지 않은 채로 당신에게 편지를 쓴 적이 단 한 번도 없어. 


『모차르트의 편지』(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저, 서커스 펴냄) 377p 중 일부 발췌, 재인용

 

정은주 《알아두면 쓸모 있는 클래식 잡학사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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