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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테이퍼링 언급 스물스물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입력 : 2021.06.06

미국의 테이퍼링(tapering) 움직임이 자주 언급된다. 테이퍼링은 2013년에도 있었는데 다시 시작할지에 대한 논의가 가속화되고 있다. 테이퍼링은 ‘자산매입축소’라고 하는데 사전 해석을 그대로 빌자면 ‘끝이 점차로 가늘어 진다’는 뜻이다. 이런 뜻이 돈에 접목돼서 ‘돈의 양이 점차 줄어든다’는 내용으로 사용된다.

‘양적 완화’와는 반대 개념이다. 양적 완화는 돈의 양을 늘린다는 뜻인데, 테이퍼링은 반대로 돈의 양을 점차 줄여나간다고 이해하면 쉽다. 

그렇다고 절대적인 돈의 양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테이퍼링은 돈이 늘어나는 속도와 양이 전보다 줄어드는 것이지, 돈의 양은 계속 늘어난다. 참고로 실제 시중의 돈을 줄이는 것은 ‘긴축통화정책’이라고 한다. 

 

테이퍼링을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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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utterstock

 테이퍼링을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경기 부양을 위해 돈을 많이 풀 경우 동반되는 부작용이 있다. 인플레이션이다. 물건은 한정되어 있는데 돈만 많이 풀린다면, 당연히 물건 값이 오르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돈을 많이 풀어도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돈이 풀린 만큼 시장에 물건 공급이 많이 될 때다. 미국이 지난 수십 년 동안 그렇게 많은 돈을 풀었어도 큰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은 것은 중국 등 신흥국에서 소비를 할 수 있을 만큼의 물건을 만들어 미국에서 소비되었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의 인플레이션은 경제에 활력소가 되겠지만, 지나친 인플레이션은 그 나라를 병들게 하는 원인이 된다. 예를 들어 1923년 독일의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마르크화가 휴지 조각이 되었던 적이 있었다. 독일 국민들은 자국 통화와 자신들의 예금이 휴지 조각이 되는 것을 뼈저리게 경험했다. 돈의 가치는 지폐를 찍는 종이 값도 되지 못했고,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했을 때와 식사를 마치고 나올 때의 가격이 달랐다고 하니 그 혼란이 어땠을까.

테이퍼링에 대한 논의가 나오는 것은 이러한 이유다. 미국은 코로나19로 무너진 경제를 살리기 위해 엄청난 돈을 풀었다. 그 결과인지는 모르겠지만 최근 미국 경기 회복 속도가 빨라지고 있고, 실업률도 상당히 낮아졌다. 그런데 지난 4월 미국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13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앞으로도 물가가 심상치 않게 오를 것 같은 우려도 함께 나타났다.

그러다보니 ‘미국發 인플레이션이 시작인 것 아니냐, 아니면 일시적인 현상이냐’는 얘기들이 나오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테이퍼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란 언급도 제기됐다.

 

경기 회복 신호탄? 테이퍼링 시행, 어떤 현상 가져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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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utterstock

테이퍼링이 본격화되면 금리가 올라갈 것이다. 테이퍼링보다 시중 자금을 회수하는 더 직접적이고 강도가 센 것이 금리 인상이다. 금리가 인상되면 은행으로 돈이 몰리게 된다. 이런 저런 신경을 안 써도 어느 정도의 이자가 나온다면, 위험한 투자를 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은행으로 회귀할 것이기 때문이다. 부동산이나 주식으로 갔던 돈들이 은행금고로 들어가면 그 만큼 시중의 돈은 줄어들 수밖에 없고, 인플레이션 억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테이퍼링은 발표 당시에는 시장에 충격이 생기는데 시간이 조금 지나면 그 여파가 약화되는 경향이 있다. 진행 상황이 일반인들 피부에 와 닿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주식시장의 경우를 그 예로 들어보면 2013년에도 미국에서 테이퍼링이 있었을 때, 실제 증시에 영향을 미친 때는 테이퍼링 신호를 보낸 2013년 5월 한 달 정도였다. 실제 테이퍼링이 실행되었을 때는 여파가 그렇게 크지 않았다. 일반인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테이퍼링보다 금리다. 금리가 오르면 바로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사실 테이퍼링이나 금리 인상이라는 말이 나온다는 것은 그 나라의 경제가 그 만큼 좋아졌고 자신감도 있다는 증거다. 미국이 최근 코로나19 백신도 여유가 있고 경기 회복 속도가 빨라지며 실업률은 낮아졌는데 인플레이션 우려가 나타나니 자신감을 가지고 테이퍼링을 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미국이 테이퍼링을 시행하면 어떤 현상들이 나타날까. 테이퍼링은 과열된 경기를 진정시키고,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도록 풀린 돈을 거두어들이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경제적 충격은 따른다.

미국이 테이퍼링을 했을 경우 달러 양이 줄면서 돈의 가치 하락도 개선되고, 미국 내 인플레이션도 방지할 수 있다. 그런데 경제적 충격은 미국이 아닌 다른 국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문제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경제 사정이 취약한 신흥국들이 피해를 보았고, 미국은 경제적 충격이 거의 없이 계속 잘 나갔다.

실제로 2008년도 금융 위기 때 초저금리를 유지하면서 통화를 풀었는데 점차 실업률이 낮아지고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자 2013년 미국은 테이퍼링을 시작했다. 막상 미국은 테이퍼링으로 인한 경제적 충격이 거의 없었는데, 세계 시장에 나눠져 있던 자금이 미국으로 회수되면서 터키, 아르헨티나 등 신흥국은 투자자금의 급격한 유출로 통화가치가 급락하면서 위기를 겪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아직 코로나19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신흥국들은 지금 돈을 풀어도 시원찮은데, 그나마 외국에서 들어왔던 투자금들이 미국으로 떠나게 된다면 돈줄이 더 막히게 된다. 이자율도 높아져서 국가 부채에 대한 이자마저도 더 큰 부담으로 돌아온다. 악순환은 신흥국에서 일어난다.

 

금리 인상 가능성 높아...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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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5.6% 올라 32년 만에 최대폭이 뛰었다 ⓒ조선DB

우리나라도 자유로울 수 없다. 증시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테이퍼링 실시 이후 금리도 올릴 가능성이 높은데, 이와는 별개로 지난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발표가 있었다. 한국은행 총재가 미국 금리와 관계없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처음으로 언급을 한 것이다. 당장 크게 올리지는 않겠지만 점진적인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한국은행이 금리인상을 언급했다고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경제상황이 좋아졌다고 볼 수 있는 걸까? 우리나라는 수출도 잘 되고 수출을 잘하고 있는 기업들이 투자를 많이 하고 있어 괜찮아 보이지만, 그 내용을 살펴보면 우려스러운 부분이 많다. 수출기업들이 특정 사업, 특정 영역에 너무 치중되어 있고, 투자를 하는 곳과 고용이 이루어지는 곳이 우리나라 아닌 다른 나라인 경우가 많은 현실이다. 얼마 전 한미정상회담에서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에 많은 투자와 고용을 하게 될 우리나라 기업들을 호명하면서 감사하다는 표를 하기도 했다.

미국이 테이퍼링을 시작으로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 설사 한국은행에서 정책금리를 올리지 않는다 하더라도 별개로 시중 금리는 오를 수밖에 없다. 가장 취약한 곳은 자영업자나 영세 기업들이다. 현재의 실적보다는 미래 전망을 기대하고 대출을 많이 받아서 사업을 해온 기술주들의 타격이 클 것이고, 서민들에게도 타격이 예상된다. 빚내서 투자하는 개인들의 경우는 더 걱정스럽다.

미국의 테이퍼링이 언제 시작될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머지않았다. 결론은 지금부터 금리인상을 염두에 두고 대출에 대한 점검과 대비를 해야 한다. 얼마간은 지금이 가장 낮은 금리를 적용받는 시기일 것이므로, 대출 금리는 변동 금리가 더 싸다고 할지라도 장기 고정금리로 가져가는 것을 추천한다.

 

박은영 박은영재무교육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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