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닷컴

today's pick

magazine 인기기사

topp 인기기사

daily 인기기사

자녀를 글로벌 인재로 키우고 싶다면 '무조건 유학'보다 이렇게 해보세요!
입력 : 2021.06.08
자녀를 글로벌 인재로 키우겠다며 어릴 때부터 유학보내는 부모가 많다. 하지만 유학이 오히려 독이 될 때가 있다. 특히 전공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 무작정 유학길에 오르거나, 부족한 영어와 소심한 성격 탓에 현지 네트워크를 만들지 못 할 경우, 졸업 후 십중팔구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네트워크를 중요하게 여겨 커뮤니티에 적극 참여하며 공부하는 인도나 중국 유학생에 비해 한국 유학생의 취업률이 월등히 떨어지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미국 내 한국 출신 유학생은 인도 출신의 40%, 중국 출신의 19%인 6만 명 정도다. 하지만 취업비자를 취득한 한국인 수는 인도인의 40분의 1 수준, 중국인의 10분의 1 수준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설득력 있는 이유 중 하나는 한국 학생들의 공부 방법이 취업에 도움이 되는 네트워크를 쌓는 데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다. 
나는 업무 특성상 싱가포르나 호주 등에서 각종 IT 커뮤니티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데, 현지인과 섞여 있는 인도나 중국 사람을 만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이런 커뮤니티에서 한국인을 만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다. 그렇다고 한국인이 공부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닐 것이다. 도서관에 가 보면 비지땀을 흘리며 열심히 공부하는 한국 학생을 쉽게 만날 수 있다. 
shutterstock_392401843.jpg
자녀를 글로벌 인재로 키우겠다며 유학을 보내는 부모가 많은데, 이때 무작정 유학길에 오르기보다 현지 네트워크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shutterstock


최영락 차장의 마이크로소프트 입성기 
문제는 이렇게 열심히 공부해도 취업으로 이어지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점점 많아지지만, 외국의 경우 경력 위주로 수시채용을 한다. 따라서 자신의 전공과 관련된 업체에서 인턴을 하든가 관련 커뮤니티를 찾거나 만들어 실용적인 공부를 하지 않으면 취업은 안드로메다만큼 먼 이야기가 된다.
그래서 무작정 유학을 가기보다는 커뮤니티 공부로 간접 유학을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커뮤니티 공부를 잘 활용하면 외국에서 유학한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오픈스택(OpenStack) 커뮤니티 리더로 활동하다 마이크로소프트에 입사한 최영락 차장의 사례를 살펴보자.
최 차장은 외국에서 유학한 경험이 없다. 대학원 시절 캐나다 워털루 대학에서 6개월간 교환 학생을 한 것이 전부다. 그곳에서 우연히 오픈스텍이라는 비영리 단체의 클라우드 컴퓨팅 오픈 소스 프로젝트를 접하게 됐다.
“처음에는 정보전자융합 석사를 거쳐 박사과정까지 밟으려 했어요. 그런데 공부를 더 해보니 밤새워 가며 연구하는 것이 제 적성에는 맞지 않더라고요. 연구는 그 분야가 너무 좋아 미친 사람이라야만 견딜 수 있는 것 같아요. 심지어 조금 느슨할 거라 예상했던 캐나다 교수님들과 연구원들도 밤새워 공부하더라고요.”
shutterstock_1811055523.jpg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길러진 국제적인 감각과 알찬 인맥이 최영락 차장을 마이크로소프트에 입성하게 만든 비결이다. ⓒshutterstock
그는 외국에서 더 공부하는 것 대신 오픈스택의 커뮤니티 활동을 글로벌하게 하기로 마음먹었다. 중간에 네트워크 관련 스타트업에서 일하기도 하고 의료 관련 업체에서 근무하기도 했지만, 오픈스택 커뮤니티 활동을 그만 두지는 않았다.
“한번은 오픈스택의 국제화 팀의 리더가 그만둔다고 하더라고요.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제가 리더를 해보겠다고 했어요. 국제화 팀장으로 1년 동안 활동하면서 독일, 프랑스 등 각종 언어 팀과 일했어요. 부족한 영어 실력도 점점 늘더라고요.”
그뿐 아니라 오픈스택의 글로벌 콘퍼런스도 트레블 써포트 (Travel Support)라는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무료로 다녀왔다. 국제 콘퍼런스에서 각종 회의에 참석하다 보면 외국 유학을 다녀온 것보다 더 큰 자극을 받고 국제적인 감각을 기를 수 있다. 이러한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길러진 국제적인 감각과 알찬 인맥 덕분에 그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일할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그의 매니저는 말레이시아에서 일하고 있는 인도 여성이다. 그는 하루에도 몇 번씩 전화로 영어 회의를 하고 업무를 진행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전에는 외국계 기업에서 일한 적도 유학을 한 적도 없는 그였지만, 업무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관련 경험을 커뮤니티 안에서 쌓아왔기 때문이다. 
 
김천 출신 정재화 씨는 어떻게 뉴욕 IAC 시니어 PM가 됐나
앞에서도 무수히 학벌이 아닌 실력, 그것도 스스로 질문하고 생각하는 힘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였다. 이러한 힘은 외국에서는 가장 근본적인 생존 능력이다. 뉴욕 IAC 에서 시니어 프로덕트 매니저(Senior Product Manager)로 일하고 있는 정재화 씨의 흥민진진한 얘기가 좋은 사례가 될 수 있겠다. 
지금은 뉴욕에서 두 자녀의 아버지로 잘나가는 스타트업의 매니저로 일하고 있지만 그는 외국에서 한 번도 공부한 적 없는 경북 김천 출신의 토종 한국인이다. 고등학생 때는 심하게 놀아 고등학교 3학년 1학기가 될 때까지 한 번도 수능 모의고사를 친 적이 없었다고 한다. 시험 때마다 학교를 안 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함께 놀던 친구들이 범죄에도 연루되는 등 점점 심각한 상황이 되자 그 친구들과 멀리 떨어질 방법으로 서울에 있는 대학에 가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결심이 서자 하루에 1시간만 자면서 공부하는 신공을 발휘한다. 그리고 한성대학교 멀티미디어학과에 입학하게 된다. 공부를 늦게 시작해서인지 다른 학생들이 대학 입학 후 몰두하는 연애나 음주 등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대신 우연한 기회에 영어 공부에 대한 열망이 생겼다. 
“친구와 함께 술을 마시고 있었어요. 우리 뒷자리에서 영어로 대화하는 한국 사람들이 있었는데 친구가 심하게 뭐라고 하는 거예요. '한국 사람이면 한국말을 할 것이지' 하면서요. 하지만 저는 그게 무척 이상하더라고요. 영어를 잘하는 게 뭐 어때서? 미국에서는 길거리에서 구걸하는 사람도 할 수 있는 게 영어인데, 뭐가 대단한 일이라고.”
shutterstock_1774488395.jpg
미국 회사는 자신의 생각을 명확하고 당당히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뉴욕에서 스타트업 매니저로 일하는 정재화 씨 역시 면접 자리에서 질문하는 힘으로 채용이 결정됐다. 영어 실력은 부차적이었다. ⓒshutterstock
그러면서 괜한 오기가 생겼다고 한다. 시골 출신인 나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게 영어라는걸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그리고 2년 반을 영어공부에 몰두했다. 영어 채널만 남기고 한국 TV 채널을 끊었다. 조금 이상한 놈이란 소리를 들어도 대화할 때 영어를 최대한 쓰려고 했다. 외국에서 유학할 시간에 그는 학교를 다니면서도 다양한 실무 능력을 쌓아갔다. 그사이 영어 실력도 늘어가고 말이다. 다행히 대학에서 전공한 멀티미디어 엔지니어링 (Multi-Media Engineering)과 인터렉티브 엔터테인먼트 (Interactive Entertainment)가 적성에 잘 맞았다. 관련하여 케이블 방송에서도 일해보고 직접 사업도 하는 등 다양한 실무 능력을 익혀 나갔다. 그러다 모바일 게임을 만드는 컴투스를 거쳐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다.
 
왜 삼성을 지원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전에 단 한 번도 미국을 경험한 적 없었기에 처음엔 뉴욕에서 직장을 구할 때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런데 우연하게 그의 질문하는 힘이 위력을 발휘한다.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는 유명한 모바일 앱 개발 에이전시인 퓰드(Fueled)의 사장과 인터뷰를 할 때였다. 젊고 야심찬 사장이었지만 왠지 동양에서 온 정재화 씨를 조금 아래로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저에게 첫 질문으로 한국에서 왔는데 왜 삼성에 입사원서를 쓰지 않느냐고 묻는 거예요. 그래서 왜 그런 선입견을 가지고 있냐며 되물었죠. 최고의 앱 서비스를 만드는 회사의 대표가 이런 선입견으로 서비스를 만들고 있느냐고 다소 도발적으로. 그런데, 그런 당당한 질문과 시각이 마음에 들었다며 입사 결정이 되었어요.”
물론 그가 이미 다년간 모바일 서비스를 만들어온 전문가라는 사실이 그의 입사에 결정적인 원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전문가라 하더라도 해당 기업의 문화에 맞지 않으면 채용이 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우리 회사도 그렇지만 미국 회사는 자신의 생각을 명확하고 당당히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영어 실력이 문제가 아니다. 생각의 탁월성과 질문하는 힘이 능력이 관건이다.
 
 * 커뮤니티 리더십을 다룬 책 《홀로 성장하는 시대는 끝났다》 내용의 일부입니다. 빠르게 격변하는 시대에 필요한 인재, 이런 인재는 어떻게 탄생되고 또 길러지는지  함께 고민해보기 위해 마련한 장입니다. 많은 의견 부탁드립니다.
이소영 마이크로소프트 이사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보내기
  • 목록 
  • 프린트
나도 한마디
이름      비밀번호  
스팸방지 [필수입력] 그림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

이달의 인기기사

더 볼만한 기사

10개더보기
상호 : ㈜조선뉴스프레스 / 등록번호 : 서울, 자00349 / 등록일자 : 2011년 7월 25일 / 제호 : 톱클래스 뉴스서비스 / 발행인 : ㈜조선뉴스프레스 이동한
편집인 : 이동한 / 발행소 : 서울시 마포구 상암산로 34, 13층(상암동, 디지털큐브빌딩) Tel : 02)724-6875(독자팀) / 발행일자 : 2017년 3월 29일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민희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15-서울마포-0073호 / 사업자등록번호 : 104-81-59006
Copyright ⓒ topclas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

조선뉴스프레스 | 광고안내 | 기사제보 | 독자센터 | 개인정보 취급방침 | 인터넷신문윤리강령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위원회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