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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영의 언어탐험
일상을 탐험으로 만드는 언어 탐험가이자 언어를 통해 인간을 이해하고 사회를 들여다보고자 하는 인문학자. 베이스캠프는 고려대학교.
언어의 세계를 탐험하며 발견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예상치 못한, 생각지도 않은! 탐험대원 '버들'의 첫 번째 언어탐험
입력 : 2021.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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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못하다의 발음을 생각해보자.

[예상찌]인지 [예상치]인지 고민을 한 적이 있는가? ‘[실천토록] 할 것인지, ‘[실천또록] 할 것인지 고민한 적은?

 아마 고민 없이 예상치', '실천토록이라는 답을 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생각찌] 못했는지, [생각치] 못했는지에 대해서도 고민 없이 답을 할 수 있는가? 아마 여기에 대한 답은 곧바로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사실 나는 고민 없이 생각치 못했다!”라고 외치던 사람이었다. ‘생각지 못하다가 옳은 표기라는 것을 처음 알았을 때, 상당히 놀랐던 기억이 있다. 이전까지 아무런 의심 없이 생각치 못하다라고 발음해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찾아본 관련 규정은 다음과 같았다. 

한글 맞춤법 제40: “어간의 끝음절 가 줄고 이 다음 음절의 첫소리와 어울려 거센소리로 될 적에는 거센소리로 적는다.”“[붙임 2] 어간의 끝음절 가 아주 줄 적에는 준 대로 적는다.”

규정 해설을 살펴보면, 어간의 끝음절 가 줄어드는 두 가지 경우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첫째, ‘가 통째로 줄지 않고 이 남아 뒤에 오는 말의 첫소리와 어울려 거센소리가 되는 경우, 둘째, ‘가 통째로 줄어드는 경우이다. ‘가 줄어드는 기준은 앞에 오는 받침의 소리로, ‘앞의 받침의 소리가 [, , ]이면 가 통째로 줄고 그 외의 경우에는 이 남는다. 따라서 받침으로 끝나는 생각뒤에는 가 오는 것이다. 이러한 두 경우의 설명 끝에는 소리 나는 대로 적는다는 말이 덧붙는다.

해설을 확인한 후, 나의 의문은 한층 커졌다. “뭐야, 그럼 다른 사람들은 모두들 생각지 못하다라고 발음하고 있었다는 거야?’” 이러한 의문을 가지고 더 살펴보니, 한글 맞춤법에서는 거센소리로 발음되는 경우에만 거센소리로 적는다고 밝히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넉넉지, 익숙지등을 ‘[넉넉치], [익숙치]’로 발음하고 있는 실정이라서 올바른 표기가 무엇인지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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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우리는 이와 관련된 혼란스러운 표기 양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 대학교의 공식 유튜브 계정에는 <00대학교의 생각지도 못한 차트쇼 생각차!>라는 제목의 시리즈 영상이 올라와 있는데, ‘생각지의 표기가 201911월에는 생각지’, 20203월에는 생각치로 되어 있다.

 또한 얼마 전 윤여정 배우가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내용을 다룬 기사의 제목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 윤여정 수상소감 경쟁이라 생각치 않았다”>라고 기재된 바 있다. 대학의 공식 영상, 뉴스 기사의 제목에도 오류가 나타날 정도로 한국어 사용자들이 혼란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만약 발음되는 현실과, 규정 사이의 거리가 크다면, 규정을 외워서 발음을 해야 하는 상황이 생겨날 수도 있지 않을까? 하지만 맞춤법에 맞게 발음하고 있는 사람도 있다는 것도 잊어서는 안된다. [생각치]라고 발음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렇다고 해서 [생각찌]라 발음하는 사람들을 무시할 수는 없다.

이 글을 시작하며 던졌던 질문을 다시 생각해봐야겠다[예상찌]인지 [예상치]인지 고민을 한 적이 있는가? ‘[실천토록] 할 것인지, ‘[실천또록] 할 것인지 고민한 적은? 그렇다면 [생각찌] 못했는지, [생각치] 못했는지에 대해서도 고민 없이 답을 할 수 있는가?

앞선 두 질문과 마지막 질문의 차이는 답을 하기 전 머뭇거리며 고민한 시간의 유무일 것이다. 그 고민에 대한 대답으로서 한국어 어문 규범이 존재하는 것 아닐까?

버들(필명) 고려대학교 국어교육과 18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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