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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영의 언어탐험
일상을 탐험으로 만드는 언어 탐험가이자 언어를 통해 인간을 이해하고 사회를 들여다보고자 하는 인문학자. 베이스캠프는 고려대학교.
언어의 세계를 탐험하며 발견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긍정적인 피드백이 필요해요! 탐험대원 '로운'의 언어탐험
입력 : 2021.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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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를 배우는 단계에 있는 외국인 친구를 만났다. 한국에 온 지는 약 두 달밖에 되지 않았지만 한국에 오기 전부터 한국어를 혼자 공부했다고 했다. 그 친구를 만나기 전에는 말이 많이 막히지 않을지, 내가 하는 말을 다 못 알아들으면 어떻게 대화를 해야 할지 고민하기도 했다.

그런데 웬걸, 처음 인사하자마자 한국어를 정말 잘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한참을 대화하는데, 마치 오래 만나온 한국인 친구처럼 대화가 술술 풀렸다. 어려워하는 단어는 종종 있었지만 설명해 주면 금방 이해하고 익혔다. 발음도 대부분 정확해서 계속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렇게 대화를 하던 중에 의아한 점이 생겼다.

내가 그 친구의 한국어를 칭찬하자, 그 친구는 정말요?”라는 말을 반복하면서 마치 한 번도 그런 말을 듣지 못한 것처럼 신기해했다. 그러면서 지난주 식당에 갔는데, 주인분이 포장해주세요라는 자신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고는 짜증스러운 목소리로 몇 번을 되묻는 통에 결국 그냥 식당을 나오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내가 듣기에 친구의 포장해주세요라는 발음은 너무 정확해서 알아듣지 못하는 것이 이상할 정도였다.

친구는 한국어 발음에 자신이 없어서 말을 할 때마다 불안하다고 했다. 내 앞에서는 좋은 발음으로 잘 말하면서 왜 그렇게 자신 없어 하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이야기를 좀 더 들어보니 자신감이 없을 만한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한국어를 이 정도로 막힘없이 잘하는 친구임에도 주변 사람들에게 잘한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고 했다. 한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데다가 코로나로 인해 많은 한국인을 만나지 못해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선생님께도 잘한다는 소리보다는 지적만 듣고, “이 부분이 부족하다”, “저 부분의 발음은 틀렸다등의 이야기를 주로 들었다는 것을 듣고 친구의 낮은 자신감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나 또한 외국어를 배우는 입장에서 부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들어보았다. 처음에는 어떤 말을 해도 실수할 것 같고, 틀릴 것 같아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다르다. 여전히 많이 틀리고 어법에 맞지 않는 말을 할 때도 많지만 적어도 자신감이 없어서 말을 못 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 같다. 그리고 어떻게 이렇게 변했는지 생각해 보면, 내게 긍정적인 피드백을 준 많은 사람들 덕분이었다.

물론, 매번 긍정적인 피드백만 받는 것은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았겠지만, 적어도 내가 발전하고 있다는, 나쁘지 않다는 피드백을 받는 것은 자신감을 갖게 해주었다. 긍정적 피드백이 주어지는 상황에서 어떤 부분이 틀렸는지, 어떻게 해야 더 자연스러운 표현인지에 대한 지적을 받는 것은 감사한 일이었고 기쁘게 더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영어처럼 세계 공통어가 아닌데도 단지 한국이 좋아서 한국말을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런 사람들이 한국어를 좀 더 좋아하고 더 잘 배울 수 있게 돕는 방법 중 하나가 긍정적 피드백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외국인이 한국어를 좀 더 잘 배울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잘했을 때 확실하게 잘한다는 표현을 해주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외국인과 한국어로 대화하는 일이 모두에게 흔한 일은 아니겠지만, 그런 경험을 어떤 이유에서든 하게 된다면, 조금 더 긍정적으로 반응해 주는 건 어떨까? 내겐 짧은 순간이 그 사람에게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긍정적으로도 부정적으로도 작용할 수 있으니 말이다.

로운(필명)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18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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