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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떼팝송] "나 매사추세츠로 돌아갈래" 비지스 中 나이들수록 이 노래가 먹먹하게 들리는 심정이란
입력 : 2021.04.12

비지스를 처음 접한 건 《토요일 밤의 열기》의 사운드트랙부터이지만 비지스의 노래를 듣다 언젠가부터 거슬러 올라가 그들의 이전 노래들에 심취하기 시작했다. 내가 지금도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1968년에 발표한 ‘Massachusetts’라는 노래이다.

이 노래를 들으면 누구나 한 번쯤 의구심이 든다. 왜 하필 매사추세츠주인가? 나도 그런 의구심을 품었는데 언젠가 배리 깁이 텔레비전 인터뷰에서 이 노래의 배경을 설명해 줘서 이해할 수 있었다.

이 노래는 1960년대 휩쓸던 히피 운동의 반동으로 만든 노래이다. 미국의 히피 운동의 본산지는 미국의 서쪽 끝 캘리포니아주의 샌프란시스코로 보면 대충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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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매사추세츠였을까?

지금도 샌프란시스코에 가면 하이트스트리트(Haight Street)와 애쉬베리스트리트(Ashbury Street)가 만나는 지역을 히피의 본산이라고 하며 관광객들이 찾아온다. 그곳에 몇 년 전까지 피플스 카페(People’s Cafe)라는 오렌지를 즉석에서 즙을 내어주는 프레쉬 오렌지주스 인심이 상당히 후한 카페가 있어 나도 샌프란시스코에 가면 꼭 그곳에 가서 아침을 먹곤 했다. 카페 주변의 가게들도 히피풍의 옷가게들이 많았다.

1960년대 월남전 등 여러 사회적 이슈로 인해 젊은 세대와 정치권이 한창 충돌하던 때 젊은이들이 샌프란시스코의 하이트-애쉬베리로 몰려들어 히피 운동이 시작되었다. 이 노래는 그에 반해 매사추세츠로 돌아가야겠다는 노래이다. 그럼 왜 하필 매사추세츠였을까?

샌프란시스코의 히피 운동이 기성 문화와 전통에 반하는 운동이라면 매사추세츠주는 미국 동부에 있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13개 주 중 하나이니 구시대, 전통, 역사 등을 상징하는 것이라 보면 된다.

 

나 매스추세츠로 돌아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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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작부터 이 노래는 ‘(I) Feel I’m going back to Massachusetts’라고 말한다. ‘(나는) 매스추세츠로 돌아갈 것 같은 느낌이야’라는 뜻이다.
그다음 구절에서 ‘Something’s telling me I must go home’이라며 한 번 더 그 느낌을 강조한다. Something’s telling me는 Something is telling me의 줄임말로 관용적인 표현이다. 직역하면 ‘무언가가 나에게 말해주고 있다’인데 다시 말해 어떤 예감이 든다, 혹은 요즘 말로 ‘느낌적인 느낌이다’ 이런 뜻이다. 그러니 이 구절은 ‘집으로 돌아가야 할 것만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다’라는 뜻이다.
‘And the lights all went out in Massachusetts.’ 매사추세츠의 모든 전깃불이 나가버렸다. 언제? ‘The day I left her on her own.’ 내가 그녀를 혼자 남겨두고 떠난 날. 여기서 전깃불이 다 나갔다는 말은 젊은이들이 모두 떠나 매사추세츠가 생명력을 잃었다는 뜻이다. 화자는 왜 그녀를 남겨두고 떠났으며 어디로 가려고 했을까?
2절에 그 답이 나온다. ‘Tried to hitch a ride to San Francisco. Gotta do the things I wanna do(샌프란시스코까지 히치하이킹을 하려고 했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해야 하니까).’ 히피 운동의 본산지 하이트-애쉬베리로 가려고 했던 것이다. 시골길 등에서 지나가는 차에게 엄지손가락을 세워들고 있으면 ‘차 좀 태워주세요’ 하는 뜻이다. 이를 히치하이킹이라고 하고 히치(Hitch)라고 하면 ‘히치하이킹을 하다’라는 동사가 된다.
아직도 가끔 이렇게 엄지손가락 치켜드는 사람들이 있지만 웬만해서는 아무도 차를 세우지 않는다. 요즘 같은 세상에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 차에 태웠다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도 1960년대에는 이렇게 하면 차를 태워주는 사람들이 꽤 있었나 보다. 매사추세츠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대륙 동쪽 끝에서 서쪽 끝까지 비행기로도 6〜7시간 가는 거리를 히치하이킹으로 가려고 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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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사람은 결국 샌프란시스코로 갔을까 아니면 중간에 돌아왔을까? 그다음 가사가 애매하다. 앞에서 한 것처럼 매사추세츠에 전깃불이 모두 꺼졌다고 하고는 난데없이 ‘They brought me back to see my way with you(너와 함께 하는 길로 그들이 나를 데려왔다)’라고 한다. ‘Bring Back (과거형은 Brought Back)’은 ‘가져오다’라는 뜻도 있지만, 여기서는 ‘(잊어버린 것을 문득)기억하게 하다’라는 뜻에 더 가깝다. 조금 의역하면 누군가가 자신이 정신 들도록 했다는 뜻도 될 수 있다. 집을 떠나보니 정신이 들어 ‘당신과 함께하는 나의 길’의 의미를 깨닫게 되었다는 뜻도 된다.
다음 구절은 더 수수께끼 같다. ‘Talk about life in Massachusetts. Speak about people I have seen(매사추세츠에서의 삶을 이야기 한다. 내가 만난 사람들에 관해 이야기 한다). And the lights all went out in Masschusetts.’ 그리고 이렇게 말을 맺는다. ‘And Massachusetts is one place I have seen(그리고 매사추세츠가 내가 본 곳이다).’ 이게 무슨 뜻일까? 고향을 떠나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고향 이야기를 자꾸 하고, 고향에 두고 온 사람들 생각을 더욱 많이 하게 된다는 뜻일까?
그리고 맨 끝에 매사추세츠가 내가 본 곳이라는 말도 애매하다. 확실한 것은 가는 길에 여러 사람을 만나고, 여러 도시를 봤지만 무언가가 그의 귀소본능을 깨웠다. 이것저것 봐도 눈에 들어오지 않고 고향이 그리워졌다는 말인 것 같다. 결국 나의 가장 깊은 곳에 머무르는 곳은 히피의 샌프란시스코가 아니라 내가 보고 자란 매사추세츠라는 뜻이 아닐까 한다. 이렇게 생각하는 데는 그다음 구절의 영향이 크다. ‘I will be back to Massachusetts. I will be back to Massachusetts(나는 매사추세츠로 돌아갈 것이다. 나는 매사추세츠로 돌아갈 것이다).’
샌프란시스코까지 갔는지 중간에 돌아섰는지 모르지만 새로운 세상을 찾아 떠났던 이 화자는 결국 내 고향, 내 사람의 소중함을 깨닫고 발길을 돌린다. 얼마나 집이 그리웠으면 돌아가겠다고 이렇게 반복적으로 외칠까? 나라를 떠나봐야 애국자가 된다는 말이 있다. 고향을 떠나야 고향의 소중함을 아는 것이다.
중요한 영어 표현만 간략하게 설명해서 전체 해석이 잘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독서백편 의자현’이라고 전체의 뜻을 새기며 자꾸 부르다 보면 전에 모르던 새로운 의미가 마음속에 새겨진다.
나도 어려서 이 노래를 뜻도 모르고 좋아하고 많이 따라 불렀다. 몇십 년을 듣다 나이가 드니 이제 그 상징적인 의미가 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나는 어려서부터 늘 집을 떠나 멀리 가서 다른 세상을 보며 살고 싶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으니 형제 중 제일 먼저 부모님 품을 떠났다. 그리고 성인으로서의 인생의 대부분을 미국에서 보냈다.
때로 그렇게 부모형제와 먼 거리에서 사는 것이 좋았다. 그러나 나이를 먹고, 부모님이 늙어가는 것을 보며 내 마음속 귀소본능이 눈을 뜬다. 아기 때는 모든 것을 부모에게 의지하고, 부모는 모든 것을 바쳐 자식을 키운다. 조금 크면 부모에게 반항도 하고, 결국 부모로부터 독립한다. 여기까지는 모든 동물이 다 비슷하다.
그러나 나이 들어 약해지는 부모를 보며 다시 부모를 찾는 것은 인간의 특성이 아닐까 한다. 이제 나도 나의 매사추세츠를 찾아 돌아가야겠다.
 

출처 : 유튜브 채널 '나르샤의 뮤직테라피'.  

 
비지스 下편에서 계속... 

 

 

이철재 미국 변호사, 《뉴욕 오디세이》 《나도 바흐를 즐길 수 있을까》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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