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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는 공부는 힘이 세다 가르치는 공부 기억력, 이 정도였어? 듣기 및 읽기와 비교해보니
입력 : 2021.03.19

세계 굴지의 기업이 원하는 인재는 학벌이나 전공, 그리고 자격증 같은 스펙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이들이 원하는 사람은 리더십을 가지고 쉼 없이 배우는 사람, 혼자가 아니라 구성원과 함께 성장을 이끄는 사람이다. 그리고 이런 능력은 커뮤니티 공부법으로 연마해 나갈 수 있음도 살펴보았다. 그러면 도대체 커뮤니티 공부의 어떤 특징이 그런 마법을 부리는 것일까?

우리가 초‧중‧고, 대학을 거치면서 한 공부를 떠올려 보라. 대부분 선생님이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고, 그것을 달달 외우는 공부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런 식의 공부법은 공부한 내용을 기억하는데 있어 가장 비효율적이다. 

1950년대 러시아의 인공위성(스푸트니크호) 발사에 충격을 받은 미국은 학생의 학업성취도를 높일 수 있는 효과적인 공부법을 찾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했다. 그리고 연구 끝에 ‘학습 피라미드’라는 이론을 만들어 냈다. 학습 피라미드를 보면 수업듣기의 기억률은 5%, 홀로 책보기의 기억률은 10%, 남 가르치기의 기억률은 90%다. 이처럼 남 가르치기는 수업듣기보다 무려 45배에 달하는 기억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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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면서 하는 공부의 효과는 혼자서 듣거나 읽으면서 할 때보다 월등히 높다. 듣기만 할 때보다 학습 기억력이 무려 45배나 높다는 연구도 있다. Ⓒ셔터스톡

 

가르치는 공부가 학습 기억력을 높이는 세 가지 이유 

그렇다면 남 가르치기는 어떻게 학습 기억률을 높이는 것일까? 

첫째, 어떤 개념을 설명하거나 전달하기 위해 스스로 공부하고 준비하기 때문이다. 바로 이 준비 과정에서 복습과 연습의 기회를 갖게 되어 기억력이 자연스럽게 향상된다. 수업을 듣는 학생은 1시간만 공부하지만 선생님은 어떤가? 가르칠 내용을 먼저 이해하고 어떻게 전달할지 고민하고 또 자료를 만들면서 한 번 더 공부한다. 가르치는 과정에서 수없이 복습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둘째, 남을 가르칠 때는 말로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말로 설명하면, 듣기만 할 때보다 뇌의 여러 부분을 동시다발적으로 더 많이 사용하게 된다. 뇌의 많은 부분을 동시에 사용하는 만큼 기억력은 향상된다. 실제로 혼자 공부할 때는 잘 이해가 안 가던 내용도 남에게 설명하다 보면 이해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심지어 내가 어떤 부분을 잘 모르고 있는지도 단번에 알 수 있다. 

셋째, 남을 가르치다 보면 이전에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질문이나 의문이 떠오르는 경우가 많다. 혹은 다른 사람이 하는 질문을 들으면서 자신 또한 그러한 질문이 생기기도 한다. 내 경우 본사 회의에 참여할 때, 이런 경험을 많이 한다. 회의는 주로 질문과 답변으로 이루어지는데, 회의 초반에는 딱히 질문꺼리가 떠오르질 않는다. 그러다 유럽이나 미국 등, 질문이 일상화된 직원들의 질문을 듣다보면, ‘그러게, 그건 왜 그런 거지?’ 하며 뇌가 활성화되는 느낌을 자주 받게 된다. 문제해결을 위해 뇌에서 지식화학작용이 일어나 논리 회로를 가동하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기억력도 훨씬 향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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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질문하며 답하는 유태인식 하브루타 교육은 공부의 달인으로 키워내는 교육법으로 정평이 나 있는데, 서로 가르치며 배우는 커뮤니티 공부는 하브루타에 가장 근접한 공부법이다.Ⓒ셔터스톡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드는 커뮤니티 공부

남 가르치기를 다른 말로 바꾸면, ‘서로 설명하기’이다. ‘서로 설명하기’ 학습법을 가장 잘 이용하는 민족은 유태인이다. 유태인은 하브루타라는 서로 설명하기 학습법을 어려서부터 가정과 학교에서 익힌다. 유태인은 아이들이 짝을 지어 질문하고, 대화하고, 토론하고, 논쟁하게 함으로써 소통의 달인이자 공부의 달인으로 키워낸다.

최근 이런 공부법을 한국에 도입하기 위해 많은 실험이 이루어지고 있다. 부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26명씩 두 반으로 나누어 하부루타 수업과 일반 수업으로 진행한 결과, 하부르타 수업을 받은 그룹이 일반 수업을 받은 그룹보다 기초탐구능력, 통합탐구능력, 과학탐구능력 성취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민족 중 노벨상 수상자가 제일 많은 민족이 유태인이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페이스북 등 내로라하는 IT 기업의 창립자가 모두 유태인이다. 이런 점을 볼 때, 하브루타가 얼마나 효과적인 공부법인지 잘 알 수 있다. 

혼자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가르치며 배우는 커뮤니티 공부는 하브루타에 가장 근접한 공부법이다. 커뮤니티에서 어떤 주제를 정하면 회원들은 다른 회원들에게 자신이 가진 지식을 나눠주기 위해 주제와 관련된 내용을 공부하고 정리한다. 또한 발표 자료를 만들면서 복습한다. 그리고 발표하면서, 즉 말로 설명하면서 뇌의 여러 부분을 동시에 다발적으로 활용하며 한 번 공부한다. 

이게 끝이 아니다. 발표를 마치고 나면 모든 방향에서 질문이 쏟아진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커뮤니티다보니 질문이 어디에서 어떻게 나올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질문에 답변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뇌의 지식화학작용이 더욱 폭발적으로 일어난다. 커뮤니티 공부야 말로 지식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드는 공부법인 것이다. 

 

* 커뮤니티 리더십을 다룬 책 《홀로 성장하는 시대는 끝났다》 내용의 일부입니다. 빠르게 격변하는 시대에 필요한 인재, 이런 인재는 어떻게 탄생되고 또 길러지는지 함께 고민해보기 위해 마련한 장입니다. 많은 의견 부탁드립니다.

이소영 마이크로소프트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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