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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영의 언어탐험
일상을 탐험으로 만드는 언어 탐험가이자 언어를 통해 인간을 이해하고 사회를 들여다보고자 하는 인문학자. 베이스캠프는 고려대학교.
언어의 세계를 탐험하며 발견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병지컷'이 뭐길래...내 이름이 상표로? 탐험대원 '다온'의 언어탐험
입력 : 2021.03.16

 얼마 전 머리를 하기 위해 다양한 헤어스타일을 검색해 보고는 깜짝 놀랐다.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수많은 헤어스타일들이 있었고 그 이름 또한 복잡하고 생소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필자는 머리의 모양을 토대로 만들어낸 이름 외에, ‘사람의 이름을 따서 헤어스타일의 이름을 붙였다는 점에 주목했다. 도대체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이기에 본인의 이름이 하나의 상표가 되어 사람들의 유행을 이끄는지 궁금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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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선수 김병지, 영화배우 브래드 피트 ⓒ머니투데이/ GQ

가장 대표적인 예시로 병지컷이 있다. 축구선수 김병지의 꽁지머리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병지컷은 남성과 여성을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 외에도 영화배우 브래드 피트의 장발 머리에서 영감을 얻은 헤어스타일도 있다. 바로 더 브래드컷이다. 남성들 사이에서 장발이라는 새로운 유행을 불러일으킨 더 브래드컷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었다. 이처럼 기존 유행에서 벗어나 헤어스타일계에 새로운 유행을 만든 이들은 사람들에게 모방 심리를 안겨준다. 그 결과 특정 인물의 헤어스타일이 자연스럽게 상표가 된 것이다.

자신의 이름이 상표가 된다는 것은 분명 뜻깊은 일이다. 하지만 자신의 헤어스타일이 하나의 상표가 되어서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 이들은 고착된 이미지에 자신을 맞추기 위해 또 다른 스트레스를 받게 될 것이다. 대표적인 예시로 최근 인기 급상승 중인 재재는 빨간 머리로 사람들에게 강렬한 이미지를 안겨준다. 그 결과 일명 빨간 머리라는 별명을 얻은 재재는 수차례의 탈색을 해가며 사람들에게 익숙한 이미지를 계속해서 만들어가고 있다. 그녀가 의도한 바는 아니었겠지만 유명세를 타고 난 이후, 사람들에게 고착화된 그녀의 이미지가 다른 의미로 그녀를 고정된 프레임 속에 가두는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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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문명특급> 진행자, 재재 PD ⓒ재재 SNS

 물론 자신의 이름이 상표가 되는 것은 의미 있고 신기한 일일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의 스타일이 상표가 되어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 이들은 새로운 스타일에 도전하기 어려울 것이며 자신이 만들어낸, 나아가 사람들이 생각하는 프레임 속에 자신을 맞추기 위해 고군분투할 것이다.

헤어스타일 외에도 특정 인물의 이름을 활용한 상표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 이름은 단순히 문자적인 것에서 더 나아가 특정 인물의 정체성을 담고 있다. 따라서 그 이름이 요즘처럼 단순 유행에 휩쓸려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 우리는 어느 지점에서 그 균형을 지키며 이름의 무분별한 사용에 대응할 수 있을까?

 

다온(필명)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18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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