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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제목을 길게 쓰기로 했습니다. 그것도, 아주 길게 탐험대원 '하릅'의 언어탐험
입력 : 2021.03.09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에일리)’, ‘사랑이 식었다고 말해도 돼(먼데이키즈)’,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향이 느껴진 거야(장범준)’. 이들은 모두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노래의 제목이다.

여러분이 이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 어떤 느낌을 받았을지 궁금하다. 필자는 이 제목들을 처음 보고 이렇게 생각했다.

 

, 진짜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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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짧고 굵어야 한다. 동시에 그림, , 만화, 음악 등과 같은 창작물의 내용을 함축적으로 담아내야 한다. 이것이 평소 제목에 대하여 가지고 있었던 생각이다. 그래서 제목을 짓는 일이 참 어려웠다.

초등학교에 입학해 일기 숙제를 할 때, 일기장 가장 위에 있던 제목란을 채우지 못하고 고심하다가 내용부터 채우기 일쑤였다. 심지어 내용을 다 채우고 나서도 제목을 어떻게 써야야 할지 몰라 한참 생각한 적도 있다.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과제물의 제목을 지을 때, 동아리 홍보 글의 제목을 지을 때, 심지어 언어 탐험 글의 제목을 정할 때에도 어떻게 하면 이 내용을 집약적으로 표현할까?’라는 물음을 떠올리며 긴 고민을 해야 했다.

그래서 앞서 나열한 노래의 제목을 보았을 때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것 같다. 제목을 문장으로 풀어쓴 것이 참 낯설었다. 이렇게 긴 제목에도 많은 사람들은 크게 개의치 않아 하는 것 같다. 되려 많은 이 노래의 제목을 수없이 검색하여 재생했고 그 결과 음원 사이트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다. 

도서 베스트셀러 중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백세희 )’, ‘좋은 사람에게만 좋은 사람이면 돼(김재식 )’와 같이 문장으로 길게 제목을 지은 도서들이 종종 있다. 특히 독자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하는 에세이 분야에서 이런 제목을 곧잘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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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례들을 접하니 창작자가 의도하는 바에 따라 제목의 성격도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에 미쳤다. 다루는 장르와 기대 독자에 따라 우리는 제목을 얼마든지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공식적인 자리나 문서에서 쓸 제목은 짧고 간결하게 지을 수 있다. 반면 마음을 전하는 에세이나 감동을 주는 음악의 제목은 마치 위로를 건네듯 길게 지을 수 있을 것이다.

제목에 대한 탐험을 하고 나서 그동안 제목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앞으로는 제목을 지을 때 어떻게 하면 이 내용을 집약적으로 표현할까?’가 아니라 이 글의 첫인상이 어떠했으면 좋겠는가?’라는 물음을 던지기로 했다. 제목은 독자가 가장 처음 마주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내용을 보기도 전에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라는 제목이 우리를 맞아 주는 것처럼 말이다 

오늘은 이 글이 여러분에게 소소한 호기심을 유발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여러분에게 다가갈 첫인상을 고민하며 자유롭게 제목을 지었다. 문장으로 지은 이 제목은, 다소 뜬금없는 멘트와 도치법을 사용한 것이 핵심이다. 이 제목이 보는 이에게 어떠한 첫인상을 남겼을지 궁금하다.

 

하릅(필명)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18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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