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닷컴

today's pick

magazine 인기기사

topp 인기기사

daily 인기기사

부자가 되고 싶다면 이 사람처럼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중 ‘축배의 노래’
입력 : 2021.02.18

연휴 내내 뭐하셨나요? 저는 집에 틀어 박혀 책만 읽었습니다. 모이지도, 어딜 가지도 못하니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더군요. 그동안 읽어야 했는데 못 읽었던 경제책을 몽땅 쌓아놓고 전투적으로 읽었습니다. 초보 주린이부터 주식 고수를 위한 책까지. 뿐만 아니라 동학 개미와 서학 개미를 위한 다양한 책이 있더군요. 내용도 아주 복잡했어요. 금융상품부터 부동산, 비트코인 , 미래 투자보고서까지! 정말 읽어도 읽어도 끝이 없어서 간신히 읽어냈습니다.

클래식으로 따지면 여러 에피소드들이 가득한 쉬운 클래식 입문서부터 악기별 전공자를 위한 벽돌 두께의 전공서적까지 읽은 기분이었어요. 연휴를 이용해서 한꺼번에 책을 10권 정도 읽고 나니 괜스레 마음이 바빠졌습니다. 이것도 해야 할 것 같고 저것도 해야 할 것 같고,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고, 정말 오늘이 제일 쌀 땐가 싶어 영끌 빚투라도 해야 하나 싶고, 다급한 마음에 남편에게 이것저것 묻기 시작했습니다.

나 자신을 알기

갑자기 방언 터진 사람처럼 이것저것 물었더니 남편이 딱 한 마디 합니다.
“그래서 당신이 원하는 게 뭔데?”
지금 그걸 몰라서 묻나 싶어 큰소리로 말했습니다.
“당연히 수익률이지! 적게 투자하고 많이 버는 거! 돈 많이 벌면 좋은 거잖아!”
남편이 물끄러미 저를 바라보더니 웃으면서 다시 답을 합니다.
“너 자신을 알라!”
그렇게 한마디 휙 던지고 부엌에 가서 캔맥주를 따서 마셨어요.

아니 이 사람이 진짜 묻는 말엔 대답도 안 해주고 뜬구름 잡는 소리만 하나 싶어서 무슨 말이냐고 설명해 달라고 했습니다. 남편이 맥주나 마시라며 건네주는데 얄미웠습니다. 계속 말을 빙빙 돌리기만 하고 딱 떨어진 답을 안 해주니까 저는 답답했어요.

한 캔 마시고 나더니 남편이 설명을 합니다.

재테크라는 건 잘 알고 해야 해. 당신처럼 책 몇 권 읽고 마음 급하게 하는 게 아니야. 절대 어설픈 감으로 하는 게 아니라는 거지. 그렇게 하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 거야. 물론 자신의 감으로, 직관으로 잘하는 사람들도 있지. 그래서 성공하는 사람도 있고. 하지만 초심자의 행운이 모두에게 해당되진 않아. 그 방법이 당신한테는 부적합할 수도 있고. 하루 이틀 잠깐하고 말 거 아니면 천천히 본인의 성향에 맞게, 철학을 갖고 경험을 쌓아가며 하는 거야. 누구나 금방 잘할 것 같으면 다 부자 되게? 각자의 성향과 경험이 굉장히 중요해. 공부도 많이 해야 하고. 남이 좋다고 나한테 좋은 게 아니고, 자기한테 맞는 방법을 찾아야 해. 음악에도 정답이 없듯이 재테크도 정답이 없어. 신이 아닌 이상 확실하다고 장담할 수도 없고!”

! 오래간만에 남편이 전문가답게 보였습니다. (실제로 남편이 이 분야 전문가인데 집에서는 별 말을 안 해줘요,) 급한 마음에 제가 너무 서둘렀나 봅니다, 갑자기 드라마 '펜트하우스'에서 주단태 (엄기준 분)의 함정에 빠져 주식 투자를 하는 오윤희 (유진 분)가 생각나더군요. 남의 이야기만 믿고 묻지마 투자하는 사람이 딱 제 모습이었어요.

어느 분야건 자신을 알아가는 건 참 중요한 일입니다. 재테크뿐만 아니라 음악을 하는 것도 그렇거든요. 자신답지 않으면 꼭 탈이 납니다. 잘하는 사람 흉내 내다가 이도 저도 아닌 채 자신의 색깔을 잃어버린 경우가 많아요. “너 자신을 알라!” 뼈 때리는 이 한마디 교훈을 얻었네요.

 

부자가 되고 싶다면 베르디처럼

common108H7BL8.jpg
쥬세페 베르디(1813~1901, 이탈리아)

음악가 중에도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성향에 맞게 재산을 잘 관리했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오페라 작곡가 쥬세페 베르디(1813~1901, 이탈리아)예요. 보통의 음악가들은 이재에 밝지 못해 돈을 잘 벌지도 못하고 설사 벌더라도 지키지를 못했어요. 잘 벌었어도 방탕한 생활을 하거나 남한테 맡겨서 다 잃는 경우도 비일비재했고요. 어떻게 되겠지 하다가 진짜 어떻게 되는 사람들이 천지였죠. 하지만 베르디처럼 스스로의 능력으로 잘 벌어서 잘 쓸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은 없겠죠?

지금은 오페라의 대가로 인정받는 베르디지만 그의 음악인생 출발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이탈리아의 작은 시골 부세토에서 태어난 그는 밀라노 음악원에 입학하려 했지만 시험에 실패합니다. 다행히 부호인 바레치의 도움으로 개인교습을 받아 작곡 공부를 시작해요. 가난해서 경제적 능력이 없던 친아버지를 대신해 양아버지로 섬기던 바레치 덕에 음악가로서 입지도 다지고 바레치의 딸 마르게리타와 결혼도 합니다.

이젠 베르디의 인생이 좀 편해지나 싶었는데 자식들이 차례로 죽어요. 그리고 부인인 마르게리타마저 27살의 젊은 나이로 죽습니다. 그는 가족들의 잇단 죽음으로 슬픔에 빠져 오페라 작곡마저 포기하고 있었는데, 친구들의 격려로 다시 힘을 내서 작곡을 시작합니다.

입지가 확고해진 뒤부터는 자기가 원하는 가격으로 작품을 흥정할 수 있었고, 이탈리아 최대의 출판업자인 리코르디는 베르디를 위해 전격적인 후원을 합니다. 베르디는 남들이 지독하다 싶을 만큼 악착같이 돈을 모았습니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 서둘러 재혼을 해서 자신의 창작물을 보호했고, 독립된 음악 생활을 하려면 경제적 안정이 가장 우선되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경제에 눈을 빨리 떴고, 자신의 창작물에 대한 권리를 제대로 주장할 수 있었으며, 마지막까지 자신의 작품과 돈을 잘 지켰습니다.

<나부코>, <리골레토>, <라 트라비아타>, <아이다>, <오텔로>, <팔스타프> 등 웬만한 오페라는 모두 그의 작품입니다. 그는 명성이 높아지면서 러시아뿐만 아니라 영국이나 파리에서도 인기가 하늘을 찌를 듯 올라갔습니다

common022GF9VF.jpg

베르디의 유명한 아리아가 많지만 아무래도 오늘 같이 생각 많았던 날엔 <축배의 노래>가 듣고 싶네요. 이 곡은 제목은 몰라도 들으면 바로 멜로디를 따라 부르게 되는 쿵짝짝 풍의 왈츠입니다.

 ‘춘희라고 불리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에 나오는 노래인데, 1막에서 여주인공 비올레타의 파티에 참석하게 된 주인공 알프레도가 친구 가스통의 권유로 비올레타에게 부르는 권주가예요. 술과 향락을 권유하는 경쾌한 노래로, 그야말로 마셔라 마셔라 오늘 이 밤의 아름다움과 웃음을 마음껏 즐기자! 낙원 속에서 우리에게 새로운 날이 밝아온다.’ 라는 내용입니다.

노래의 가사대로라면 절대 부자가 못 되겠지만 정말 이 노래를 즐길 수 있으려면 베르디처럼 살아야 할 것 같네요. 베르디는 죽을 때 어마어마한 액수의 유산을 남겼는데, 대부분 재산을 자선단체, 병원, 장학재단 등에 내놓았고, 또 그의 저작권 관련 수입 전액은 밀라노에 지은 음악가 휴식의 집에 쓰도록 했습니다. 그야말로 악착같이 벌어서 우아하게 썼던 거죠.

부모의 가난을 탓하지 않고 열심히 공부해 음악가로서 성공했으며, 누구의 사탕발림에도 넘어가지 않고 자신의 재산을 지켰고 나중엔 우아하게 돈을 쓰고 죽었습니다. 베르디야말로 오늘 밤엔 축배 한잔 들며 충분히 즐거워해도 되지 않을까요?

파바로티 1993 Pavarotti Verdi La Traviata - Brindisi  

베르티 <라 트라비아타> 중 '축배의 노래'

 

김호중이 부르는 '축배의 노래'        

    

 

 

조현영 피아니스트,아트앤소울 대표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보내기
  • 목록 
  • 프린트
나도 한마디
이름      비밀번호  
스팸방지 [필수입력] 그림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

이달의 인기기사

더 볼만한 기사

10개더보기
상호 : ㈜조선뉴스프레스 / 등록번호 : 서울, 자00349 / 등록일자 : 2011년 7월 25일 / 제호 : 톱클래스 뉴스서비스 / 발행인 : ㈜조선뉴스프레스 이동한
편집인 : 이동한 / 발행소 : 서울시 마포구 상암산로 34, 13층(상암동, 디지털큐브빌딩) Tel : 02)724-6875(독자팀) / 발행일자 : 2017년 3월 29일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민희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15-서울마포-0073호 / 사업자등록번호 : 104-81-59006
Copyright ⓒ topclas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

조선뉴스프레스 | 광고안내 | 기사제보 | 독자센터 | 개인정보 취급방침 | 인터넷신문윤리강령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위원회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