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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인생 책을 알게 되면 조용히 찾아 읽고 상대의 마음을 상상하는 버릇이 있다. 금융 분야에서 일을 시작해 조금은 특이한 이력의 편집자다. 책 읽는 게 일이자 즐거움인데 책 못지않게 사람도 좋아한다. 일하는 사람들이 읽어두면 좋을 책을 소개한다.
하버드 MBA 졸업자들이 선호하는 '프로덕트 오너'란 ‘클럽하우스’의 시작과 끝에도 PO가 있다!
입력 : 2021.02.15
언젠가부터 잘나가는 온라인 서비스 기업들의 구직란에 프로덕트 오너(Product Owner)라는 새로운 직종이 눈에 띈다. 줄여서 PO로 부르기도 하는데, 미국 나스닥 직상장을 눈앞에 둔 쿠팡의 대표적인 직종이기도 하다. 잠들기 전에 주문하면 아침에 물건이 도착하는 로켓배송 같은 프로덕트를 탄생시킨 이들이 프로덕트 오너다. 그렇다고 직접 코딩을 짜거나 디자인까지 해낼 필요는 없다.
지금 하버드 MBA 졸업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은 금융이나 컨설팅이 아니라 프로덕트 오너라고 한다. 디지털화가 가속되면서, 우리는 음식 주문부터 은행 업무와 투자, 장을 보는 습관이 전혀 달라졌다. 우리 삶은 다양한 프로덕트로 개선되고 있다. 넷플릭스 추천 로직, 우버 차량 호출 서비스 같은 획기적인 프로덕트를 재빠르게 내놓는 기업 뒤에는 프로덕트 오너가 있다.

음성 기반 SNS ‘클럽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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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하우스를 만든 프로덕트 오너의 힘.

새해 들어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클럽하우스(ClubHouse)’에 나도 들어가 봤다. 하단의 손 아이콘을 누르면 ‘말을 하는’ 스피커의 자격이 부여되는데, 이 방, 저 방 돌아다니며 다양한 분야의 얘기만 듣는 리스너의 재미도 쏠쏠하다. 일 관련 컨퍼런스 급의 방들도 있지만, 성대 모사 방이나 노래하는 방, 심지어 침묵 방 등 다양하다. 그런 곳에서는 정신 줄 느슨하게 또 다른 페르소나가 되어본다고들 한다. ‘조용히 책 읽는 방’ 어떤가?

이렇게 다양하게 열려 있는 서비스 뒤에는 뛰어난 프로덕트 오너가 존재할 것이다. 클럽하우스는 가입자가 신규 멤버 2명을 초청하는 방식으로 희소성을 높였는데, 컨퍼런스 연단 같은 화면 구도(상단에는 스피커, 하단에는 리스너)가 독특하다.
한편에서는 이런 면면이 수평적이지 않다는 비판이 벌써 제기된다. 초대장은 앱 확산의 기폭제가 되었지만, 개발 과정에서 역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음직하다. 이렇게 다양하게 쏟아지는 의견을 조율하고 우선순위를 부여해 결국 프로덕트로 완결 짓는 그 중심에 프로덕트 오너가 있다.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는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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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서적

프로덕트 오너는 ‘미니 CEO’라고 불릴 만큼 해당 프로덕트에 관해서는 전권을 갖고 있다. 무엇이 정답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불확실성 속에서 개발자, 디자이너 등 다양한 이들과 협력의 끌어내려면 PO의 방향 설정이 중요하다. 그 근본은 ‘고객을 이해하는 능력’에서 나온다. 쿠팡에서 로켓배송, 독자 상품평 등을 개발한 김성한 프로덕트 오너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극단적으로 전혀 다른 경험을 원하는 고객 집단이 하나로 모여 있을 때, 과연 회사는 누구의 의견을 수렴해줘야 할까? 배송을 모두에게 최대한 빨리 해줘야 하나? 아니면 특정 고객에게는 나중에 받을 수 있도록 해줘야 하나? 그렇게 이분화했을 때 회사가 감수해야 하는 금전적 또는 기회비용은 없을까? PO는 이런 상황에서 고객을 대신해서 고민한다.
- 『프로덕트 오너』, 1장 프로덕트 오너는 미니 CEO다

하지만 권한이 크다고 해서 직급으로 내리누르는 자리가 아니다. 그래서 어려울 수도 있지만, 고객을 이해하고 데이터에 근거해 차분한 소통 능력을 키워간다면 누구나 인정하는 프로덕트 오너십을 갖게 될 것이다. 특히 디자인에 대한 태도에서 김성한 PO는 다음과 같이 유의점을 정리했다. 만국의 디자이너가 퍽 감동할 지점인 것 같아 공유한다.
개발자들이 다루는 코드와 달리, 디자인 시안은 보편적으로 더 쉽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PO가 디자이너의 업무에 간섭할 확률이 더 높다. 디자이너가 고객 경험에 대한 전문가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최적화된 산출물이 나올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 PO가 구상하고 테스트해보고자 하는 방향성을 구현해줄 파트너라는 점을 늘 기억하라. 그래야 명확한 원칙에 기반한 훌륭한 프로덕트가 탄생할 수 있다.
- 『프로덕트 오너』, 5장. 디자이너를 최고의 파트너로 삼는 법

프로덕트 오너는 애자일 조직 그 자체

PO는 고객을 이해하고,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지 결정하고, 실제로 실행에 옮기며 성과를 측정하는 활동에 앞장선다. 지금은 ‘감’으로 기획하지 않아도 되는 시대다. 시제품을 만들어서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 대응하고 소규모로 테스트해본다. 데이터에 근거해서 수정 등 액션을 결정하는데 이런 방식이 대표적인 애자일(Agile) 활동이라 할 수 있다.

이때 유념할 것은 데이터를 무시해서도 조작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상급자, 리더의 역할을 맡고 있다면 자기 경험이나 직관에 어긋나는 데이터는 거부하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자기 말의 권위가 떨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식이면 회사 비전을 ‘데이터 드리븐 경영’이라고 거창하게 내세운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나 비즈니스 애널리스트 등 멋진 이름의 전문가를 확보하고 데이터를 산처럼 쌓는다고 해도 비용만 낭비될 뿐이다. 이른바 데이터 마인드셋(Data Mindset)이 없기 때문이다.
풍부한 데이터 속에서는 여러 가지 인사이트를 추출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정보로 훌륭한 결단을 내릴 수도 있다. 하지만 PO는 자신의 눈을 전적으로 믿지 말아야 한다. 데이터를 뜯어보고 또 보고, 데이터가 축적되는 방식까지도 검증하도록 한다.
- 『프로덕트 오너』, 3장 데이터 속에서 진실을 찾는 법
또한 액션을 부르지 않는 데이터는 시간 낭비이니 과감히 버려야 한다는 점 등 『프로덕트 오너』 책에는 애자일 경영과 개발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실질적인 팁을 많이 담고 있다.  
     
누가 이노베이터 DNA를 가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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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혁신가들의 5가지 스킬. ©innovatorsdna.com

클럽하우스에서 인기 Best 3위에 들어가는 주제는 ‘채용’이다. 그 방들은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 현직 근무자들도 있고 국내 대기업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 인사 담당자들의 열띤 토론의 장이다. 코비드19 이후, 신입 직원을 대거 뽑아서 키우는 방식인 공채는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자기가 원하는 일을 목표로 정한 뒤, 작더라도 유망한 기업부터 출발점으로 삼아서 이직하라는 현실적인 충고가 많았다.   

디지털 전환은 지금 진행형이다. 문과 졸업생이지만 데이터 분석을 하나씩 해나가면서 자신의 직무를 새로 만드는 이도 있고, B2B에 근무하다가 디지털 마케팅을 경험한 이후 비즈니스 애널리스트로 나선 사람도 있었다. 기업 입장에서는 유능하면서도 기존 직원들과 잘 어우러질 최고의 개발자를 뽑기 위해 글로벌 기업들이 하듯이 하루나 이틀을 할애하는 마라톤 면접을 늘려갈 지도 모른다. 디지털 영역은 아직 기득권이 분명치 않다. ‘뉴비’가 뛰어들 만하다.
창조와 혁신은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다행히도 창조성은 후천적이라고 한다. 혁신적 사업가들과 일반적인 경영자들의 행동 패턴을 연구한 『이노베이터 DNA』(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공저)에 따르면, 혁신적 리더들은 4개의 발견 스킬(discovery skill)이 있었다. 혁신가들은 확실히 더 많이 질문하고, 관찰하고, 네트워킹을 하고, 실험을 하고 있었다. 그런 혁신의 시간이 오고 있다.
우리는 질문하기, 관찰하기, 네트워킹, 실험하기와 같은 행위들이 지속되다 보면 연결사고가 작동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나 서비스를 탄생시키는 결과가 나타난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대개 창조력이라 하면 철저하게 인지적 스킬로써 머릿속에서 모든 과정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우리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혁신적 아이디어를 창조해낼 수 있는 능력은 단순히 두뇌 속에서만이 아니라 행동에서도 나타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우리도 행동만 바꾸면 창조적 능력을 키울 수 있다니 말이다.
- 『이노베이터 DNA』 머리말 중에서
 
 18_4.jpg 18_5.jpg 책 《프로덕트 오너》 《이노베이터 DNA》 

 

정소연 세종서적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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