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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주의 클래식 디저트
클래식 음악을 글로 소개하는 일이 업(業)이다. AI 음악가에 반대하지만, 미래 인류가 클래식 음악을 박물관에 처박아두지 않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모차르트와 쇼팽, 특히 바흐를 존경한다. 누구나 킬킬대고 웃을 수 있는 클래식 음악사의 에피소드를 모은 <알아두면 쓸모 있는 클래식 잡학사전>을 썼다.
야구장 그라운드에 오르간이? KBO를 빛낸 클래식 응원가
입력 : 2021.02.14

지난 달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이 SK와이번스를 인수해, 구단주의 꿈을 이뤘습니다. 평소 정 부회장은 야구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었다고 하는데요. 그는 동호회 활동에서 투수로 활약하며 오랜 세월 야구의 매력에 푹 빠져 지내왔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소식을 접한 SK와이번스의 선수들과 타 구단의 선수들의 반응은 그다지 유쾌하지 않았습니다. 구단의 거래는 어디까지나 프로야구의 세계에서 늘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모두 알고 있음에도요. 사람 마음이 그렇잖아요. 머리로는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마음으로는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도 때때로 있다는 걸요.

스포츠맨십과 팀과 동료에 대한 애정이 있던 한국 프로야구의 모든 선수들에게 새로운 구단주의 등장은 두 팔 벌려 반길 일은 아니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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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와이번스가 새해 신세계에 새둥지를 틀었습니다. 이번 시즌 스프링캠프를 마칠 때까지 새로운 구단명이 정해지겠죠? ⓒ위키피디아커먼스
 
모든 우려를 대비한 듯, SK와이번스의 새둥지 신세계는 한국 프로야구사에 한 획을 그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구단주가 바뀐 만큼 팀의 이름 교체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 상황인데요. 현재까지 정해진 것은 없지만 신세계 측은 구단 인수 계획 발표 후에, ‘일렉트로스’에 대한 상표권을 출원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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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SK와이번스를 인수해, 구단주의 꿈을 이뤘습니다. ⓒ위키피디아

SK와이번스의 팬들은 정용진 부회장의 SNS에 와이번즈라는 이름을 계속 사용해달라는 댓글을 달며, 이름만은 바꾸지 말아달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데요. 새 구단주는 ‘새 술은 새 포대에 담자’라는 마음을 먹은 모양입니다.

앞으로 구단명이 무엇으로 바뀌든 가장 강력한 후보는 일렉트로스가 되지 않을까 하는 전망입니다. 와이번즈 혹은 일렉트로스 둘 중 어떤 이름으로 불리든, 지금까지 그라운드에서 열심이었던 SK와이번스의 시간은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 어떤 이름으로 불리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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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다이노스의 홈경기 시작 전 경남의 한 고교생들이 애국가를 부르려던 모습입니다. 공룡의 고장 경남의 구단답게 마스코트는 단디와 새리 공룡입니다. ⓒ정은주 .

저는 3년 전부터 NC다이노스의 팬으로 활동 중입니다. 활동이라는 표현이 거창하지만, 어디서든 NC다이노스의 소식이나 기사를 읽을 때 관심 있게 읽고 있습니다. TV채널을 돌리다가도 NC다이노스의 소식이 보이면 채널을 고정하는 정도랄까요. 물론 가족 레플리카도 사서 경기가 열리는 날에 함께 입고 가기도 하고요. 이 정보면 팬심 초급은 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저나 제 남편은 야구에 큰 뜻이 있던 사람들은 아니었는데요. 어쩌다 3년 전 경남 창원으로 이사 온 후부터 NC다이노스에 관심을 갖게 되었던 것 같아요. 창원에서는 NC다이노스의 로고나 구장에 대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거든요.

당시 7살이던 아들은 공룡에 열광하고 있었는데요. NC다이노스의 마스코트인 단디와 새리를 보자마자 바로 빠져들더라고요. 또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아파트에서 함성도 크게 울리고요. 동네 호프집의 응원 열기도 뜨겁고요. 겸사겸사 저희 가족도 “우리도 한 번 가보자”해서 경기에 갔죠.

그날 당시 주장이던 나성범 선수가 부상을 당했던 경기였는데요. 그라운드에 구급차가 진입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참 마음 조렸던 기억도 납니다. 다행히 '나스타'는 이전보다 더 강력한 모습으로 돌아왔죠! 올해 시즌 모두 마칠 때 까지 한국프로야구의 모든 선수들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야구장에 오르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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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경기는 구장에 있는 모든 사람이 함께 만듭니다. ⓒNC다이노스 홈페이지

야구 경기는 선수단을 비롯한 관계자들과 팬이 함께 만듭니다. 그라운드에서 선수들과 여러 코칭 스텝들이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고요. 캐스터들은 그라운드에서 최선의 시선을 전달합니다. 또 팬들은 객석에서 목청을 키우며 응원가를 따라 부릅니다. 별 일 아닌 것 같아도 이것이 선수들을 응원하는 최고의 방법이지요.

무관중 경기를 치른 후감에 대해 NC다이노스의 이동욱 감독은 “솔직히 허전했다”는 후감을 남기기도 했는데요. 그도 그럴 것이 저도 처음 야구장에 갔을 때 적응하기 어려웠던 점이 사람들의 함성과 응원가였거든요. 그만큼 강력한 데시벨로 선수들에게 승리의 기운을 불어넣어주려는 팬들의 마음이 진하게 울려 퍼지는 곳이 야구장이더라고요.

그러나 포스트 코로나 이후의 응원 문화는 바뀌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요. 백신 접종 이후에도 코로나가 종식된 이후에도 쉽게 마스크를 벗고 다니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은 분들이 하고 있으니까요. 코로나 팬데믹 이전 야구장의 모습도 참 그리워질 풍경 중 하나입니다. 

야구장의 음악은 야구의 시작과 역사를 함께 해왔습니다. 야구의 초반 역사에서는 오르간이 팬들의 함성을 대신했고요. 20세기 초 미국에서 가장 흔했던 악기 중 하나가 오르간이기도 했으니까요. 당시 야구 경기 중의 오르간 연주는 경기 중 선수들을 응원할 때뿐만 아니라 심판의 신호처럼 사용되기도 했고요.

이후 관악기도 종종 사용되었는데요.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응원단이 팬들을 이끄는 오늘날의 응원 형태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라운드에 오르간 연주라니, 처음에는 잘 상상이 가지 않더라고요. 그러나 곧고 또 멀리 잘 뻗어나갈 수 있는 오르간의 음색이 야외에서도 잘 들렸겠구나 싶었습니다. 

참 오늘날 응원가 선율은 세계적으로도 클래식의 선율을 차용하는 일이 많은 편인데요. 클래식 음악과 야구가 특별하게 궁합이 좋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사실 비용 상의 문제가 결정적 요인입니다. 대중가요 등의 선율을 편곡해 응원가로 사용할 경우, 지적 재산권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까요. 이미 오래 전 세상을 떠난 서양 음악사의 음악가들의 작품을 사용해, 구단 측은 응원가 제작비용 절감을 원했을 테니까요.

시작이 어떤 이유에서였든 앞으로 더 다양한 작곡가들의 음악이 야구장에 울리기를 기원합니다. 베토벤과 모차르트의 음악도 좋지만, 그들보다 덜 알려진 수많은 작곡가들의 선율도 그라운드에 어울릴 것 같거든요! 


KBO를 빛낸 클래식 응원가는?

베토벤 <교향곡 9번> 4악장과 SK와이번즈 로맥 선수 

지난 해 비운의 생일을 맞았던 베토벤. 그의 대표작품 중 하나인 <교향곡 9번> ‘합창’은 SK와이번즈의 황금타자 로맥의 응원가 선율에서 들어볼 수 있습니다. 신나고 또 박력 넘치는 선율이 로맥 선수에게 힘을 불어넣어주기에 충분한데요.

프리드리히 실러의 시 <환희의 송가>와 베토벤이 직접 작사한 가사가 흐르는 4악장의 주요 선율은 “와이번스 홈런타자 로맥 홈런 날려라”라고 개사되어 흐릅니다.  

 

SK와이번스의 로맥 선수 응원가는 베토벤 <교향곡 9번> 4악장의 주요 선율이 흐릅니다. 


로시니 <윌리엄 텔> 서곡과 한화 이글스 이동훈 선수 

오페라의 거장 로시니.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윌리엄 텔>의 서곡은 한화 이글스의 이동훈 선수 응원가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굉장한 속도감과 밝은 느낌의 이 응원가를 들으면, 이동훈 선수 참 신나서 뛰어다닐 것 같습니다.

가사는 “이글스의 이동훈(반복) 워 날려라”.

오페라 거장 로시니의 <윌리엄 텔> 서곡은 한화 이글스 이동훈 선수의 응원가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베토벤 <그대를 사랑해>와 NC다이노스 이원재 선수 

신승훈의 <보이지 않는 사랑>에 차용되어, 국내에 더 많이 알려졌던 베토벤의 <그대를 사랑해>.

이 노래는 베토벤만의 아름답고도 간결한 선율이 매력적인데요. NC다이노스의 이원재 선수의 응원가 선율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한 느낌을 주는 응원가입니다.

“다이노스의 이원재(반복) NC의 승리를 위해 오오~”

NC다이노스의 이원재 선수 응원가는 베토벤의 <그대를 사랑해>의 선율을 담았습니다. 


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 서곡과 두산 페르난데스 선수 

모차르트의 역작 중 하나인 <피가로의 결혼>은 통쾌한 전개만큼이나 음악도 흥미진진합니다.

두산의 페르난데스 선수의 응원가는 이 오페라의 서곡을 편곡했는데요. 익살스러운 기분도 들고요. 야구장에서 따라 부르기에도 참 좋습니다.

“두산의 페르난데스(반복) 안타를 날려버려(반복)”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중 서곡의 선율은 두산의 페르난데스 응원가에 녹아 있습니다. 따라 부르기에 참 쉽고 재미있는 응원가입니다. 

정은주 《알아두면 쓸모 있는 클래식 잡학사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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