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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죽고 나면 그때 노래해!" 드라마 <펜트하우스> 바로 그 곡...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K.620) 중 밤의 여왕 아리아
입력 : 2021.01.28

드라마 <펜트하우스>! 엄청난 인기 속에 종영한 드라마죠. 제때 챙겨보진 못했지만 워낙 사람들의 관심이 초집중됐던 드라마라 뒤늦게 챙겨봤습니다. 클래식 성악가가 주인공이고 예고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라서 음악 하는 사람들에겐 관심 가는 내용이었어요. 음악 현실을 잘 아는 전공자 입장에선 배우들의 극적인 연기가 가끔은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저런 연기를 하려고 얼마나 에너지를 쏟았을까 생각하니 박수가 절로 나오더군요.

극 중에서 학생 배로나(김현수 분)는 성악 선생님 천서진(김소현 분)을 찾아가서 레슨을 부탁합니다. 워낙 유명하고 콧대 높은 선생님은 레슨을 받고 싶어 찾아간 로나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성악은 열정 하나로만 되는 게 아니며, 부모님이 성악하는 것을 반대한다면 레슨은 더욱더 안 되겠다'고요. 가슴 아프지만 일정 부분 사실이에요. 성악은 부모님 서포트가 필수라고 하면서 배로나의 기를 죽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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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펜트하우스> 중 배로나가 아리아를 부르는 장면.

하지만 배로나는 여기에 굴복하지 않고 자신에게 눈길 조차 제대로 주지 않는 선생님을 향해 노래를 부릅니다. 모차르트의 밤의 여왕 아리아! 누구나 들을 수는 있지만 아무나 부르기 어려운 아리아예요. 고음도 굉장히 많고 호흡도 잘 조절해야 하고, 독일어 노래이다 보니 발음도 정확해야 해요. 게다가 밤의 여왕의 캐릭터를 잘 살려서 분노가 가득한 그 감정을 살리는 것도 어려워요.

오늘 제가 소개할 곡이 바로 이 곡입니다. 극 증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모차르트의 아리아! 드라마에서 그 장면을 보고 정말 저렇게 노래를 잘 부르면 따로 레슨이 필요 없겠다 싶었어요.

드라마에서 배로나 엄마인 오윤희(유진 분)는 딸이 성악을 전공하는 것을 반대해요. 자신이 성악을 전공했기에 어쩌면 더 잘 알아서 반대가 심했을 겁니다. 복합적인 이유가 있었겠죠. 엄마는 딸이 몰래 산 악보를 찢으며 “엄마가 피 토해가면서 벌어온 돈으로 이딴 거 산거야? 언제부터야? 엄마 속인 게”라고 물어요. 하지만 딸은 “엄마! 나 노래할 거야 성악하고 싶다고! 왜 안 되는 건데 왜 못하게 하는 건데”라고 따집니다. 엄마는 딸에게 좋은 머리로 공부하라고 판, 검사나 의사 되라고 강하게 이야기합니다.

“엄마 사는 거 보면 몰라? 자격증 있어야 먹고살아. 나 죽고 나면 노래해. 노래는 절대 안 돼”

드라마에서 가장 가슴 아팠던 대사였어요. 예술을 하는 사람이라면 정말 많이 공감하는 대사였을 겁니다. 노래를 하는 건 기쁘고 행복한 일이지만 현실 속에서 예술가로서의 삶은 꽤 힘들거든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못하게 하는 엄마가 야속하기도 하고 화도 났을 겁니다.

엄마는 흥분하며 악보를 다 찢어버리지만 딸은 악보를 외워서 상관없다며 멋지게 노래를 부릅니다. 엄마는 과거에 무대에서 누구보다도 이 노래를 잘 불렀던 자신을 회상하며 눈물을 흘리고 딸에게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합니다.

“엄마 죽고 나면 그때 해 노래. 그 전에는 절대 안 돼. 알았어?”

엄마 죽기 전엔 절대 안 된다는 노래.

 

모차르트가 남긴 마지막 걸작 오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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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

오페라(opera)는 이탈리아에서 탄생한 예술로 ‘음악이 있는 연극’이란 뜻입니다. 지금까지 약 2만 5천 곡 정도의 오페라가 만들어졌는데, 그중 절반이 이탈리아어로 되어 있습니다. 로마 시대부터 함께 모여서 시를 읽고 노래를 듣던 전통이 노래와 연극이 어우러지는 오페라로 이어진 겁니다. 

모차르트는 불과 12세 때 오페라 작곡을 시작해 일생 동안 20여 곡의 오페라를 남겼습니다. 그의 3대 걸작 오페라라고 하면 보통 <피가로의 결혼>, <돈 조반니> 그리고 <마술 피리>를 꼽습니다. ‘마술 피리’ 또는 ‘마적’이라고도 부르는 이 오페라는 그가 죽기 두 달여 전에 완성된 작품으로서 작품번호 K 620입니다. 원제는 ‘지옥의 복수심이 내 마음에 끓어오르고’로 아주 긴 제목인데요, 밤의 여왕의 두 번째 아리아입니다.

‘복수의 아리아’라는 별칭을 가진 이 아리아는 흔히 ‘밤의 여왕 아리아’라고 불리는데, 사실 밤의 여왕 역을 맡은 배우는 이미 1막 종결 부분에서 유명한 아리아인 ‘떨지 말거라, 나의 사랑하는 아들’을 부르면서 등장하기 때문에 유일한 밤의 여왕 아리아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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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K.620) 중 밤의 여왕 아리아. (소프라노 디아나 담라우)

오페라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타미노 왕자는  파미나 공주의 엄마인 밤의 여왕의 부탁으로 잡혀간 공주를 구하러 갑니다. 여왕이 건네 준 마술피리를 받아 들고 악당을 물리치러 먼 길을 떠나는 거죠. 처음엔 왕자도 악의 기운을 숨기고 있는 여왕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갈 때는 공주를 납치해 간 남자가 악당인 줄 알았는데, 막상 가보니 여왕이 악당이고 공주를 데리고 있는 남자는 의로운 철학자 자라스트로였어요. 왕자는 그 의로운 철학자 편이 되기 위해 새잡이 파파게노와 침묵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나중에는 공주와 함께 물과 불의 시험을 통과합니다. 못생긴 외모 때문에 짝이 없어 슬퍼하던 파파게노도 이 과정을 통과하면서 자기에게 꼭 어울리는 여자 친구 파파게나를 만나 행복해지고 밤의 여왕의 세계는 무너집니다.

결국 악을 물리치고 모두 모두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죠. 철학적으로 깊게 따지고 들면 모차르트가 가입한 비밀결사 그룹인 ‘프리메이슨(Freemason)’의 이상을 느낄 수 있어요. 자유, 평등, 박애의 인본주의 사상과 관용을 최고의 가치로 여겼던 모차르트는 오페라 안에서도 악이 선을 이긴다는 것을 표현하죠. 권선징악!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분명한 이치입니다. 


밤의 여왕 아리아 가사를 한번 들어볼까요?


지옥의 복수가 내 가슴에 끓어 넘치고 내 둘레에 죽음과 절망이 타오른다!

자라스트로가 네 손에 의해 죽음의 고통을 맛보지 않는 한,

너는 이미 내 딸이 아니다!

물리치라 영원히, 내 버려라 영원히,

어미 딸의 관계는 영원히 부서져 버리는 것을,

자라스트로가 네 손에 걸리지 않을 때!

들어라! 복수의 신이여! 들어라 이 어미의 맹세를!
 

밤의 여왕은 복수를 꿈꾸며 그녀의 딸 파미나에게 칼을 주고, 그녀의 라이벌인 자라스트로를 살해하도록 부탁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딸과의 모든 인연을 의절하고, 박살 낼 것이라고 말하는 부분이죠. 어마어마하게 무서운 내용이기도 해요. 딸에게 복수를 하라고 칼을 쥐어주는 엄마라니요. 하지만 이런 극적인 노래 덕에 지금껏 우리는 밤의 여왕을 기억하게 됩니다.

드라마 속 엄마와 딸의 관계를 보여주는 아리아이면서 가장 극적인 요소를 지닌 노래였어요. 그나저나 엄마 죽고 나서 이 노래를 부른다 한들 딸은 얼마나 슬프겠어요?

클래식을 소재로 한 인기 있는 드라마 속 아리아 살펴봤습니다.



밤의 여왕 아리아

소프라노 디아나 담라우


드라마 <펜트하우스> 중에서 밤의 여왕

조현영 피아니스트,아트앤소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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