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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영의 언어탐험
일상을 탐험으로 만드는 언어 탐험가이자 언어를 통해 인간을 이해하고 사회를 들여다보고자 하는 인문학자. 베이스캠프는 고려대학교.
언어의 세계를 탐험하며 발견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데덴찌·엎어라 뒤집어라…지역별 '손바닥 편 가르기' 구호 왜 다를까 탐험대원 '나로'의 언어탐험
입력 : 2020.11.10

 “뒤집어라 엎어라!”

“데덴~찌!”

 어린 시절 친구들과 놀이를 할 때 편을 가르기 위해 사용했던 ‘편 가르기 놀이’를 기억하는가? 이 놀이는 노래를 부르며 손등 또는 손바닥을 내미는 것이 특징이다. 이때 어떤 노래를 불렀는지 떠올려 보자. 그리고 주변 사람과 함께 각자가 떠올린 노래를 불러보자. 자신이 기억하는 노래와 다른 사람이 기억하는 노래가 같은가,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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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뉴스 화면 캡처
 

 초등학교 때 전학을 간 적이 있다. 전학을 가니 이전 학교에서 부르던 것과는 다른 편 가르기 노래가 불리고 있었다. 원래 다니던 학교에서는 ‘가나 반대 데여’라는 편 가르기 노래를 불렀는데, 전학을 간 학교에서는 ‘앤디 신디 신디’라는 편 가르기 노래를 불렀다. 의미를 알 수 없는 서로 다른 노랫말이 같은 가락에 실려 불리고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사실 편 가르기 노래가 다른 것은 두 학교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다양한 지역에서 온 사람들에게 편 가르기 노래를 불러 보라고 하면 “뒤집어라 엎어라”, “데덴~찌”, “팬더 팬더 더 팬더” 등 다양한 노랫말로 노래를 부른다. 

 편 가르기 노래를 지역마다 다르게 부른다는 점에 착안하여 ‘편 가르기 전국 지도’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또, 편 가르기 노래는 처음 만난 사람과의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주는 화젯거리가 되기도 한다. 어릴 때 편 가르기 노래를 어떻게 불렀는지 서로 비교하다 보면 어느새 대화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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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멜로디는 비슷하지만 노랫말은 전혀 다른 노래를 부르는 놀이를 한다는 점이 독특해 보인다. 다른 노래들은 지역에 따른 가사 변화가 크지 않은데, 왜 유독 편 가르기 노래만 다양한 노랫말로 불리게 되었을까? 노랫말보다 노래를 부르며 하는 ‘놀이’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 아닐까?

 편 가르기 놀이는 손의 앞뒷면만 이용하기에 가위바위보보다 경우의 수가 적어 빨리 편을 정할 수 있다는 유용함이 있다. 또, 같은 편을 하고 싶은 사람을 지목하는 방식이 아니기에 다툼이 생기거나 기분이 상할 일 없이 다양한 친구와 편을 이룰 수 있다. 이렇듯 편 가르기 놀이는 결과가 중요하기에 놀이의 과정 중 하나인 노랫말에 대해서는 자유로운 변형이 가능한 것일지도 모른다.

 편 가르기 노래의 유래와 노랫말의 변화 이유에 대해서 정확히 알기는 어렵다. 하지만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은 우리 모두 편을 갈라 놀았던 유년 시절의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노랫말은 다를지라도 우리는 같은 시대에 같은 놀이를 하며 자라온 그 시절의 아이들이다.

 

나로(필명)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 18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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