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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이 기어간다고? 산에서 나무들이 똑바로 자라지 못했던 이유
입력 : 2020.11.10

땅에도 결이 있다 

산사태-취약지역-표지판.jpg

 산간지방의 도로변에서는 낙석주의 표지판을 흔히 볼 수 있다. 지나가다가 돌벼락을 맞을 수도 있다는 경고인지라 시선을 올려 위를 보게도 된다. 산사태 취약 지역 안내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는 곳도 여러 곳이다.

 도시 개발과 도로 건설, 터널 건설 등으로 인해서 지반이 약해진 곳은 산사태의 위험이 크다. 특히 거대한 고층빌딩을 지을 경우 지하 깊은 곳까지 땅을 파헤침으로써 암반은 취약해지고 지하수와 함께 토사가 이동하면서 지반의 변형이 생기면 위험성은 더욱 증가한다.  

 암석은 풍화작용에 의해서 결합력이 약한 부분부터 갈라지고 쪼개진다. 물이 스며들기 쉬운 층리, 절리, 편리 등의 구조가 발달한 암석은 특히 그렇다. 물이 스며들어 얼게 되면 부피가 증가하면서 암석 틈새를 더욱 벌어지게 하고, 용해작용을 일으켜 풍화를 촉진한다. 물이 적게 포함되어 있을 때에는 토양의 점성을 높이기도 하지만 일정량을 넘어서면 윤활유처럼 작용하여 지층이 흘러내리게끔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절리_-층리_-엽리.jpg

▲ 층리(層理) : 퇴적물이 시루떡처럼 층층이 쌓일 때 나타나는 평행한 줄무늬 구조.
▲ 절리(節理) ; 암석의 갈라진 틈. 규칙성(기둥 모양, 널빤지 모양, 입방체 모양 등의)을 보이는 절리는 마그마나 용암이 냉각될 때 수축에 의해서 생긴다.
▲ 엽리(葉理) : 강한 압력에 의해 짓눌렸을 때 나타나는 변성암의 특징적인 구조. 암석을 구성하는 광물의 입자가 세립질인 경우는 편리(片利), 구성 광물이 크게 성장하여 길쭉한 줄무늬가 육안으로도 잘 보이는 경우에는 편마(片麻) 또는 편마엽리라고 한다.

 켜켜이 쌓인 퇴적암층은 오랜 세월에 걸쳐 각각 다른 시기에 굳어진 것이므로 층리면 사이의 결합이 약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암반과 토양의 용도를 변경하는 설계에서는 층리면의 경사 방향을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 경사면의 암석이 흘러내릴 가능성이 있는 쪽에 도로를 건설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부득이한 경우에는 사태를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층리면을-따라-낙석-사태.jpg

 

땅도 기어간다

 산을 오르다보면 밑동이 구부러진 나무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나무들이 똑바로 자라지 못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나무에게 문제가 있었던 것일까, 아니면 다른 원인이 있어서였을까?

noname01.jpg


 나무들의 밑동이 휘어진 것은 땅이 서서히 흐르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과학 용어로는 땅이 기어간다는 뜻으로 ‘토양 포행(匍行, soil creep)’이라고 부른다. 뿌리를 내린 묘목이 자라는 과정에서 이동하는 토양에 의해 밀리게 되면 밑동이 휘어지게 되는 것이다.

 토양 포행은 비탈진 경사면에서 토양수(토양 속의 물)가 얼고 녹기를 반복하면서 진행되므로 한랭한 지역, 고산 지역에서 잘 일어난다.

 토양수가 얼면 부피가 늘어나므로 토양도 그와 함께 팽창하고, 얼었던 땅이 다시 녹으면 토양도 수축하게 된다. 경사면에서의 토양의 팽창과 수축은 포행이 일어나게끔 하는 작용기제가 된다. 토양이 얼면 경사면에 수직한 방향으로 토양이 팽창하지만 수축할 때는 토양이 중력 방향으로 수축함으로써 토양 입자의 이동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림에서 토양 입자 1 → 2 → 3으로 이동)

5.-토양의-팽창과-수축.jpg

 토양 포행은 서서히 일어나지만 전신주, 담장, 묘비를 넘어뜨리는 요인이 되며 가옥과 같은 건축물에도 나쁜 영향을 준다.

토양-포행-종합.jpg


 콘크리트 옹벽을 세우거나 계단식 축대를 쌓는 것은 산사태와 낙석, 포행 등을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사태 방지를 위해 경사가 급한 비탈면에 그물망을 치거나 절리가 생긴 바위에 볼트를 박아서 고정시키는 경우도 있다. 토양 위에 시멘트 분말을 도포하기도 한다. 어쩔 수 없는 예방책이라고 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연을 훼손하고 동식물 서식 환경을 열악하게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토양의 마찰계수와 안식각

 우레탄이나 생고무로 만든 등산화의 바닥에는 우툴두툴 요철도 많다. 등산화의 바닥을 그렇게 만든 이유는 마찰력을 최대화시키기 위함이다. 마찰력이 작은 신발일수록 산비탈에서 미끄러질 위험성이 커진다.

 아이들은 놀이터에 있는 미끄럼틀의 경사면을 맨발로 올라가기도 한다. 그러나 발바닥에 기름칠을 하면 올라갈 수가 없다. 경사면의 각도도 변하지 않았고 아이의 몸무게도 변하지 않았는데 달라진 것은 무엇일까? 단지 발바닥의 마찰계수만 작아졌을 뿐이다. 마찰계수는 두 물체 간의 접촉 실험을 통해 측정되는데, 알루미늄과 알루미늄은 1.05~1.35, 구리와 구리는 1, 유리와 유리는 0.9, 목재와 벽돌은 0.6, 폴리스티렌과 폴리스티렌은 0.5 등의 수치로 알려져 있다.

 폴리스티렌 재질의 미끄럼틀과 사람 발바닥 사이의 마찰계수는 얼마일까? 피부 상태가 어떠하냐에 따라서 저마다 다를 것이다. 피부 신축성이 좋은 어린이의 발바닥은 미끄럼틀에 쩍쩍 달라붙으니 마찰계수가 클 것이고, 노인의 버석한 발바닥은 마찰계수가 작을 것이다.

 마찰계수만 알고 있으면 경사면의 각도가 얼마가 되었을 때 미끄러질 것인지를 알 수 있다. 비탈진 경사면을 직각삼각형의 빗변으로 나타낸 후에 높이를 밑변으로 나누어서 그 수치가 마찰계수보다 큰지 작은지를 비교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경사가 45°인 미끄럼틀을 삼각형의 빗변으로 나타내면 높이와 밑변의 길이가 같다. 높이와 밑변의 길이가 같으면 높이/밑변의 값은 1이므로 접촉면의 마찰계수가 1보다 작은 경우의 물체는 미끄러지게 된다. 미끄럼틀의 경사각이 30°인 경우에는 높이/밑변의 값이 약 0.58이다. 이 경우에는 0.58보다 마찰계수가 작은 물체만 미끄러지게 된다.

 간략히 정리하면, 마찰계수의 값이 삼각형의 높이를 밑변의 길이로 나눈 값보다 작으면 물체는 미끄러지고, 마찰계수가 더 크면 물체는 미끄러지지 않는다. 

7.-마찰계수와-삼각형.jpg

 마찰계수와 경사각의 관계는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삼각함수를 이용하면 훨씬 더 간단하게 표시할 수 있다. 높이/밑변은 삼각함수 탄젠트(tan) 값이다. 그러므로 어떤 지역에 사태가 일어나지 않는 최대 경사각을 θ(세타)라고 했을 때 ‘마찰계수=tanθ’로부터 경사각 θ를 쉽게 구할 수 있다. 사태가 일어나지 않은 최대 경사각을 ‘안식각’이라고 줄여서 부르는데, 보통의 토양은 30°~35°의 안식각을 가진다. 그러나 집중호우로 토양의 물이 불어나는 경우에 토양의 마찰계수가 작아지므로 사태가 일어나는 경우가 흔하다.

 덧붙여 고려할 사항이 있다.

 마찰계수는 정지마찰계수와 운동마찰계수 두 가지로 구분한다. 물체가 정지 상태에 있을 때 작용하는 마찰력의 크기와 운동할 때 작용하는 마찰력의 크기가 같지 않기 때문이다. 극히 드문 예외를 제외하면 일반적으로 정지마찰계수의 값이 크고 운동마찰계수의 값이 작다. 그래서 자동차를 사람의 힘으로 밀어야 하는 경우에 처음 정지 상태에서는 힘을 많이 써야 차가 움직이지만, 일단 차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훨씬 힘을 덜 들이고도 잘 밀어갈 수 있다.

 사태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아무런 진동이 없이 고요한 상태의 토양과 암석은 잘 무너지지 않지만, 지진 등으로 경사면에 진동이 전해져서 사태가 일단 발생하면 걷잡을 수 없게 쉽게 무너져 내리기도 하는 것이다.

 

신규진 ≪최고들의 이상한 과학책≫, ≪너무 재밌어서 잠 못 드는 지구의 과학≫, ≪지구를 소개합니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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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건의 글이 있습니다. 작성일순 | 찬성순 | 반대순
  권혁준   ( 2020-11-10 )    수정   삭제 찬성 : 0 반대 : 0
기사 내용중, 다른 내용은 잘 모르겠으나, 비탈지나 평지에서 나무 밑둥이 기울고 휘는 현상은 연약지반으로 인해 나무가 기울게 되면 나무의 직립성 회복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이는 나무를 식재할때 지반을 충분히 다지고 나무가 자라는 과정에서 직립을 유지시켜주면 예방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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