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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여름휴가'는 붙여쓰고, '여름 방학'은 띄어써야 할까? 탐험대원 '느루'의 언어탐험
입력 : 2020.10.08

매년 두 차례 명절이 되면 차례상에 빠지지 않고 올라오는 음식이 있다. 바로 전이다. 지역마다, 집안마다 명절 음식이 조금씩 다른 만큼 동태 전, 녹두전, 두부 전, 호박전, 야채 전, 버섯 전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그런데 방금 전 문장에서 어딘가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았는가?

모두 다 전에 속하는데 어떤 것은 띄어 쓰고, 어떤 것은 붙여 썼다. 각각의 의미가 있는 두 단어를 붙여 썼다는 것은 이들이 합성어로서 새로운 하나의 단어가 되었다는 의미다. 즉 녹두전과 호박전의 경우 표준국어대사전에 단어로 등재되어 있다. 그러나 사전에서 동태전’, ‘두부전’, ‘야채전’, ‘버섯전등을 검색해보면 검색 결과가 없다고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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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새로운 단어로 인정받은 전과 그렇지 못한 전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호박전도 호박을 부쳐서 만든 것이고, 버섯 전도 버섯을 부쳐서 만든 것이다. 즉 앞에 오는 단어가 전의 재료가 된다는 점은 동일하다. 그렇다면 호박전의 역사가 버섯 전보다 훨씬 오래된 것일까? 둘 다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난 채소가 아니라는 점에서 꽤 오랜 기간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도 동일할 것이다.

전과 비슷한 문제를 발견할 수 있는 단어는 우리 주변에 많다. 새우튀김, 고구마튀김은 사전에서 찾아볼 수 있지만 오징어튀김은 없다. 오리털, 토끼털은 사전에 있지만 거위털은 없다. 가정생활, 학교생활은 있지만 직장생활은 없다. 이들의 차이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사전에 실린 단어의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주는 사전에 있지만 다음주는 없다. 놀이공원은 있지만 놀이기구는 없다. 또한 사전에 실려 있다고 하더라도 띄어쓰기의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여름 방학은 붙여 써도 되긴 하지만 띄어 쓰는 것이 원칙인데 여름휴가는 반드시 붙여 써야 한다.

사전에 한 단어로 쓰이는 경우와 실제 우리가 한 단어처럼 사용하는 단어들 사이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우리말샘이다. 우리말샘은 국민 참여형 국어사전으로 누구나 새로운 단어를 추가하고 어휘 정보를 수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미역국과 된장국은 있지만 갈칫국은 없다. 하지만 우리말샘에는 갈칫국이 전문가 감수 정보로 등록되어 있다. 이처럼 우리말샘은 실제 언어생활을 일정 정도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말샘을 완전한 사전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어디까지나 참고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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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말이 다 사전에 등재될 수는 없다. 새롭게 만들어지는 모든 단어를 다 사전에 실을 수도 없다. 빠르게 변하는 사회 속에서 사전이 지금 당장의 언어생활을 다 반영하지 못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여기에서 언어사용자의 역할과 사전 편찬자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다.

모든 언어 사용자가 다 각기 다른 기준에 따라 단어를 사용하게 되면 의사소통에 혼란이 발생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글을 쓸 때는 사전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표준국어대사전을 기준으로 단어인지 아닌지를 판단해야 하고 띄어쓰기도 사전에 제시된 기준에 맞게 해야 한다 

 또한 사전 편찬자는 언어 사용자들의 혼란을 막아주어야 한다. 단어와 단어가 아닌 것의 경계는 칼로 자르듯 나눌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사전은 이에 대해 일관된 기준을 유지해야 한다. 사전 편찬자들은 대중의 언어 사용을 잘 관찰하여 사전을 개정하고, 언어 사용자들은 이를 믿고 따르며 올바른 우리말에 대한 기준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느루(필명) 고려대학교 중어중문학과 17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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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건의 글이 있습니다. 작성일순 | 찬성순 | 반대순
  tldlsrhkch   ( 2020-10-13 )    수정   삭제 찬성 : 0 반대 : 0
상당히 죄송한 말씀이나 저는 국립국어원이 우리 말을 아무도 모르는 말로 만들고 있다고 믿습니다. 초등학교 받아쓰기 시험 시간에 맞게 써서 칭찬 받은 철자법이 어느덧 사전에는 "틀린 말"이라고 떡 올라가 있더군요. 글 늘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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