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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영의 보통 사람을 위한 클래식
세상의 모든 클래식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어렵거나 지루하거나 나와는 상관없는 딴 나라 이야기는 절대 사절! 무대에서는 피아니스트지만 이곳에서는 피아노 치는 옆집 언니, 아는 동생, 클래식 큐레이터로 다가갈 예정이다. 클래식으로 여러분의 일상이 예술이 되는 마법을 일으킨다.
임영웅의 노래를 듣다가... 타레가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입력 : 2020.09.17

낮에 친정 엄마한테 볼 일이 있어 잠깐 친정집을 들렀습니다.

거실에 들어서니 집이 조용했습니다. 엄마, 엄마를 부르며 이 방 저 방 문을 열어보는데 안방에서 엄마가 혼자 TV를 보고 계셨어요. 왜 불러도 대답도 안 하시고 어두운데 불도 안 켜고 계셨냐고 하며 막 불을 켜려는데, 엄마가 됐다고 불 켜지 마라시더군요. 엄마의 목소리가 좀 이상해서 얼굴을 들여다보니 아니 이게 웬일입니까? 엄마가 대낮에 혼자 울고 계셨던 거예요.

무슨 일이 있는 줄 알고 놀래서 물으니 엄마가 TV를 가리키며 노래를 너무 잘해서 듣다가 눈물이 났다는 겁니다. '국민 영웅' 트롯 가수 임영웅 씨가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를 열창하고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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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저와는 달리 매우 이성적이고 단단하신 분인 데다 TV도 잘 안 보시고, 트롯은 더더군다나 안 들으셨던 분인데, 트롯 가수의 노래에 눈물을 흘리고 계셔서 의아했습니다. 더 이상 말 걸기가 어색해서 옆에 앉아 같이 듣다 보니 저도 눈물이 흐르더군요. 워낙 제가 좋아하는 김광석 씨의 노래라 수도 없이 들었지만 임영웅 씨의 목소리로 듣는 그 노래는 또 다른 특별함이 있었습니다. 얼음 공주인 저희 엄마가 왜 우셨는지 이해가 됐어요.

임영웅 씨의 목소리가 엄마의 지난 추억을 소환하고, 엄마의 단단한 마음속에 파고들어 눈물을 만들어 낸 겁니다. 그날 이후 엄마는 드라마보다 트롯맨들의 공연을 더 열심히 찾아보시고 들으십니다.

엄마가 달라졌습니다. 그래요. 음악이 이렇습니다. 듣는 사람에게서 웃음과 눈물, 기쁨과 슬픔, 추억과 기억, 위로와 행복을 모두 소환했어요. 누군가는 그들의 노래에 울고 웃으며 힘을 얻고 마음을 적셔요. 7인의 트롯맨들이 왜 지금 이렇게 한국의 어른들을 감동시키는지 이해가 됐습니다. 우린 모두 그들의 음악을 선물 받고 있어요.

 

언덕 위에 세운 이슬람 왕의 별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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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가 있는 노래만큼은 아니지만 클래식에도 이렇게 추억을 소환해서 눈물을 머금게 만드는 곡이 있습니다.

기타의 명불허전! 타레가의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입니다. 프란치스코 타레가는 1852년에 태어나 1909년에 죽은 스페인의 기타 연주가이자 작곡가로, 드뷔시(1862-1918, 프랑스)와 비슷한 연배입니다. 타레가라는 이름은 처음이어도, 그가 작곡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누구나 다 알죠.

스페인에 있는 알함브라 궁전을 아직 가보지 못했지만 사진이나 영상에서 자주 봤던 석양 무렵의 궁전은 정말 예술입니다. 그라나다의 최고 멋진 곳이고, 도시 전체를 한번에 바라볼 수 있게 언덕 위에 세운 이슬람 왕의 별궁이죠.

스페인 마지막 이슬람 왕조 때인 13세기 후반에 공사를 시작해서 14세기에 완성이 됐습니다. 비록 이슬람 왕조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그 후에 그리스도 교도들이 손상을 입히지 않고 잘 보존한 덕택에 19세기 이후에는 완전히 복원됐습니다.

알함브라는 아랍어로 '붉은 성'이라는 뜻인데 해 질 녘 노을빛에 붉게 물드는 성채의 모습에서 유래된 이름이랍니다. 빨간 성이라고 하면 무서운데, 붉은 성이라고 하니 운치 있습니다. 이국적인 이슬람 문화가 굉장히 매력적이죠.

 

타레가가 소환시키는 애틋한 추억 

타레가는 스페인 민족주의 대표 음악가로 음악사에서는 근대 기타 연주법의 창시자로 일컬어지는데, 1906년 그는 54세의 나이에 오른팔이 마비되어 그 후 연주생활을 계속하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그는 작곡에 뛰어난 솜씨가 있어서 기타 독주곡인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과 연습곡 등을 많이 남겼고, 바흐와 베토벤의 작품을 기타용으로 편곡하기도 했습니다.

타레가의 이 곡은 처음 ‘트레몰로’로 시작합니다. 트레몰로란 '떨린다'는 뜻을 가진 단어인데, 연주할 때 음이나 화음을 규칙적으로 떨듯이 되풀이하는 주법이에요. 마치 사람 마음이 누군가 때문에 떨리는 느낌입니다. 아마 첫 음의 트레몰로가 없었다면 이 음악이 그리 애절하게 들리지 않았을 겁니다. 떨리는 첫 음에서 곡의 느낌이 완벽하게 전달됩니다. 임영웅 씨의 노래 첫 소절에 눈물이 뚝 떨어졌던 것처럼 말입니다.

1896년 타레가는 제자인 콘차 부인을 짝사랑하고 있었는데, 그녀가 타레가의 사랑을 거부하자 슬픔에 잠겨 여행하다 알함브라 궁전에서 기타곡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작곡가들의 감정은 기승전 작품으로 발현됩니다. 사랑이 없이는 작품이 나오기 힘들죠. 

 

애틋한 마음이 들 때 기타 연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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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석양 아래에서 들어야 더 운치가 살아날 것 같아요. 붉은 성에서 붉은 태양과 기타. 상상만으로도 황홀합니다. 이런 곡은 대부분 클래식 기타로 연주하는데, 보통 우리가 듣는 가요나 포크송은 통기타로 연주합니다. 통기타로 연주하면서 노래 부르는 싱어 송 라이터들 덕에 기타 붐이 일기도 했죠.

스페인 작곡가들의 이름은 낯설지만 스페인하면 기타가 딱 떠오릅니다. 기타는 많은 사람들에게 추억이 있고 애틋한 정서를 불러일으키죠. 악기가 휴대도 간단하고, 어디서든 꺼내서 연주할 수 있어서 더 좋습니다. 영화 ‘금지된 장난’에 흐른 ‘로망스’는 기타 배우면 제일 먼저 연주해서 자랑하고 싶은 곡입니다.

기타 하면 브랜드 ‘세고비아’도 유명하죠. 세고비아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스페인 기타리스트입니다. 전설적인 기타리스트로는 세고비아, 예페스가 대표적 인물이고 지금 살아있는 호주 출신의 존 윌리암스가 있습니다.

그리고 작곡가이면서 기타리스트로 활동했던 타레가와 로드리고도 중심인물입니다. 스페인이라는 나라는 열정으로 가득하면서도 그 이면에는 사라진 존재들에 대한 애잔함도 공존하는 곳입니다. 누군가에게 애틋한 마음이 들 때 전 기타가 듣고 싶습니다.

오늘 여러분의 애틋함을 불러 올 음악으로 기타 곡 어떠세요?

 

타레가-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기타 연주- 존 일리암스

영화 ‘금지된 장난’ 주제가 ‘스페인 로망스’ 

 

조현영 피아니스트,아트앤소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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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건의 글이 있습니다. 작성일순 | 찬성순 | 반대순
  배꽃마을   ( 2020-09-19 )    수정   삭제 찬성 : 24 반대 : 0
저도 임영웅씨 너래때문에 알게된 1인입니다. 무심코 지나치다 누구지? 임영웅의 노래는 빠져들게 하는 힘이 있는것 같아요. 60대 노부부 이 노래 저도 좋아하는데 이곡을 경연대회에서 부른다? 대단해요. 어쩔땐 그의 노래소리에 추억이 생각나고 지나간 아픔고 생각나고 행복한 일도 생각나고 부모님도 생각나고. 그래서 다들 임영웅 장르라고 하나봅니다. 노래가 주는 행복 지금시기에 필요한 요소중 하나라고 생각드네요.
  따지   ( 2020-09-19 )    수정   삭제 찬성 : 19 반대 : 0
어느 예술 장르가 그렇겠겠지만
 음악이라는 장르 또한
 음악적 소질 뿐 아니라
 인간의 영혼과 완벽하게 어우러져야
 안정을 받는 거겠지요
 영혼을 담은 일, 제일 어려운 예술의 꽃이라고 생각해요
 그 결과물은 감동이구요
 
 영웅님의 한땀한땀 노래에서 감동을 느낍니다
 또 클래식과 친하지 않은 저에게 새로운 감동을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사노기   ( 2020-09-19 )    수정   삭제 찬성 : 13 반대 : 0
요즘 하루도 임영웅 노래를 듣지 않는 날이 없네요
 어는60대노부부이야기는 임영웅 본인은 살아보지도 않았는데 어쩜 그리도 표현을 잘 하는지요
 정말 눈물이 안날 수가 없더라구요
 임영웅 사랑합니다
 응원합니다
  신해숙   ( 2020-09-19 )    수정   삭제 찬성 : 14 반대 : 0
임영웅가수를 알고 명곡이란 정의를 나름 정리하게 됬다.그동안 교과서에서 주입식으로 배운 명곡들은 타인의 명곡들이고 자신에게 명곡은 나의 감성을 흔들고 머물게 하고 깊이 빠져들게 하고 그 노래가 오래 잔향처럼 남아있는 임영웅가수의 노래가 자신에겐 진정 명곡이었음을...!
  애플   ( 2020-09-19 )    수정   삭제 찬성 : 13 반대 : 0
임영웅 부르는 노래마다 다른음색으로 맘을 만져준다
 주인공으로 변해 빠져버린다
 가사 하나 하나가 나의 인생이 되어서
 소오롬 돋고 후억을 소환케하여
 듣고 또 듣고싶다
  체리자두   ( 2020-09-19 )    수정   삭제 찬성 : 20 반대 : 0
그러게요 임영웅님의 힘의깊이가 얼마나 깊은지요 저도 나이는 많지만 아이돌 노래나 힙합이나 랩을 좋아했고 발라드를 주로 들었는데 요즘은 온리 트롯에 특히 영웅님 노래만 듣게 되었네요 드라마도 눈에 안들어오고 사랑의 콜센터와 뽕숭아학당만 찾아서 보게 되더라구요 임영웅 우리곁에 와줘서 고마운사람 사랑합니다
  ㅇㅇㅇ   ( 2020-09-19 )    수정   삭제 찬성 : 17 반대 : 0
임영웅 만나고 트롯을 듣지도 않던 나에게 새로운 변화가 생겼어요 임영웅 부르면 그 노래가 트롯이든 아니든 즐겨 듣게 되고 같이 교감도 하고 아는 노래는 따라 부르기도 하고 노래 즐겨 듣던 그 시절로 추억 여행도 하게 되네요 임영웅 노래는 감성적이면서 가사 하나하나 음미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어요 그래서 노래를 듣고 있으면 드라만 한편을 보는 기분도 들어 마음이 흔들리기도 하고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기도 하게 되네요 임영웅 노래의 힘은 임영웅장르로 거듭나서 언제나 감동을 주네요
  데이지   ( 2020-09-19 )    수정   삭제 찬성 : 26 반대 : 0
임영웅 노래에는 이상한 마력이 있어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가 않고 오히려 들을수록 더 좋아진답니다~~정말 목소리가 주는 힘이 대단한것같아요~~거기에 선한 인성과 멋진 비쥬얼은 덤으로 플러스♡♡
  young   ( 2020-09-19 )    수정   삭제 찬성 : 47 반대 : 0
임영웅. 천부적 재능과 고품격 음색을 타고났지만 엄청난 연습과 노력을 하고 최고자리에 올랐어도 남을 배려하고 욕심내지않고 나대지않아도 빛이 나는 겸손한 사람. 의리를 지키고 진중하고 진국인 사람. 군고구마를 팔며 생계유지알바할 때 받은 상금도 기부한 청년. 경연에 참여한 동료가수 신발상태 안좋은 거 보고 대기실에서 자기 신발을 빌려준 사람. 바쁜 와중에도 부산까지 달려가 군대후임 결혼식 축가를 불러준 사람. 파도파도 끝없는 미담뿐인 멋진 사람. 모든장르 노래를 명곡으로 만드는 임영웅은 노래실력뿐 아니라 모든 면에서 진정한 진이고 영웅입니다. 사랑하고 사랑합니다. 응원하고 존경합니다. 이 시대의 진정한 히어로 우리의 영웅 임영웅! 보고있어도 보고싶고 듣고있어도 그립습니다. 날마다 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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