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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영의 언어탐험
일상을 탐험으로 만드는 언어 탐험가이자 언어를 통해 인간을 이해하고 사회를 들여다보고자 하는 인문학자. 베이스캠프는 고려대학교.
언어의 세계를 탐험하며 발견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우리 둘만의 애칭이 필요해! 탐험대원 '다온'의 언어탐험
입력 : 2020.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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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큰 인기를 끌며 방영 중인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에서 MC 유재석 씨는 함께 출연하는 조세호 씨를 ‘자기’라고 부른다. 이에 해당 방송은 유재석 씨는 ‘큰 자기’, 조세호 씨는 ‘작은 자기’로 지칭하며 색다른 방송 콘셉트를 잡았다. ‘자기’라는 애칭은 두 사람의 관계가 더욱 각별하게 느껴지도록 했으며 시청자들로 하여금 둘 사이의 편안한 분위기를 느끼게 하였다.

 유재석 씨가 조세호 씨를 ‘자기’라고 부르게 된 이유를 알기 위해서 해피투게더 3에 출연한 배우 오연아 씨의 에피소드를 언급할 필요가 있다. 드라마 시그널에 출연하여 연기력을 인정받았던 그녀는 촬영 당시 자신의 대선배인 배우 김혜수 씨에게 ‘자기 너무 좋다’라며 연기에 대한 칭찬을 받았다고 한다. 그녀는 자신을 부르는 따스한 호칭과 칭찬에 큰 격려와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에 유재석 씨는 김혜수 씨의 말을 패러디하여 조세호 씨를 ‘자기’라고 불러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낸 것이다.

 이처럼 오늘날 우리는 친한 친구들이나 애인을 부를 때 애칭을 만들어 쓰는 경우가 많다. 친구의 이름을 활용한 별명을 만들어 부르기도 하고 여보, 자기, 당신 등의 애칭으로 서로를 부르기도 한다. 이렇듯 우리에게 친숙한 애칭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관계를 돈독하게 만드는 마법의 주문, 애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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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날 연인 사이에서 활발하게 쓰이는 ‘여보’라는 애칭은 상대방을 부르는 2인칭 대명사이다. 이 용어는 처음부터 소중한 사람을 가리키기 위한 용도로 쓰인 것이 아니며 ‘여보게’, ‘여보시오’와 같이 단순히 상대방을 부를 때 쓰였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이는 ‘어른이, 가까이 있는 자기와 비슷한 나이 또래의 사람을 부를 때 쓰는 말’이다. 이것이 오늘날에 이르러 부부 혹은 연인 사이에 활발히 쓰이게 되자 이 용어가 ‘같을 여(如)’와 ‘보배 보(寶)’가 합쳐져 보배와 같이 소중하고 귀중한 사람을 가리키는 의미로 쓰였다고 의미를 붙이는 경우도 있다. 이 외에도 ‘당신’은 ‘마땅할 당(當)’과 ‘몸 신(身)’이 합쳐져 내 몸과 같다는 의미로 쓰인다. 이 역시 소중한 사람을 가리키는 애칭이 되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소중한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로 여러 애칭을 사용하고 있다. 상대방의 이름을 불러주는 것 또한 둘 사이의 충분한 친밀성을 이끌어낼 수 있지만 그들만의 언어에 해당하는 애칭으로 서로를 부르는 것은 둘 사이의 관계에 더욱 깊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시로 중국에서는 상대방과의 친밀함을 상대방 이름의 끝음절을 반복함으로써 드러내기도 한다. 또한 미국에서는 꿀(honey), 설탕(sugar)과 같이 달콤한 것을 통해 상대방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다. 뿐만 아니라 귀여운 아기나 동물의 새끼와 같이 작고 귀여운 것들을 더 귀엽게 지칭하기 위해 단어의 끝에 독특한 어미를 만들어 붙이는 나라들도 있다. 그 예시로 러시아어에서는 단어의 끝에 ‘chka’ 또는 ‘-chek’를 붙이고 스페인어에서는 ‘-ito’ 또는 ‘-ita’라는 접사를 사용하여 그 어감을 살리기도 한다.

 이 외에도 많은 사람들은 그들만의 방법으로 서로에 대한 애칭을 만들어낸다. 특히 과거와 달리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단순히 관습적으로 내려오는 애칭을 쓰기보다 서로의 특성을 살린 그들만의 애칭을 만들어내 상대방과의 깊은 관계를 드러내는 경향이 있다. 특히 최근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유튜브 시장에서 많은 유튜버들은 그들의 구독자를 위해 다양한 애칭을 만들기도 한다.

 언어는 그 자체만으로도 힘이 있기 때문에 상대방에 대한 호칭을 어떻게 하느냐 또한 상대방과의 관계를 향상하는 것에 상당한 역할을 한다. 이 기회에 본인에게 소중한 사람들의 독특한 특징을 생각해보고 서로에 대한 애칭을 지어 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은 어떨까? 

다온(필명)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 18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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