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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주부' 백종원과 '개통령' 강형욱의 공통점? 백종원이 호떡을 먹는 법
입력 : 2020.08.24

 필자의 초등학교 시절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장래 희망을 조사하곤 했다. 당시에는 과학자가 항상 높은 순위에 있었고, 필자도 과학자를 꿈꾸는 많은 학생 가운데 한 명이었다. 과학자에 대해서 잘 아는 것은 없었지만, ‘기술이 있으면 세상이 변해도 굶지 않는다’는 부모님의 소박한 바램, 아폴로 우주선, 그리고 우주소년 아톰의 영향이 아니었나 싶다. 50년의 세월이 흘러 과학자의 길을 걷고 있는 필자는 어린 시절의 꿈을 이룬 것 같아 마음 한 켠에 뿌듯함이 있다.

 50년 전 장래 희망의 높은 순위에 '요리사'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짜장면이 최고의 음식이고 탕수육은 귀한 요리였던 그 시절, 감히 오늘날의 요리사를 상상할 수 있었던 학생은 없었을 것 같다. 이제 세상은 변했다. 유튜브에서는 먹방이 유행하고, 미슐랭이란 단어가 익숙해지며, TV에서는 유명 요리사들이 나와 경연대회도 펼친다. 학생들의 장래 희망 순위에도 요리사는 높은 순위에 오른다고 한다. 필자가 요리사를 언급하는 이유는 백종원씨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함이다.

 

'맛의 고수' 백종원이 호떡 먹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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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는 요리사 백종원씨를 존경한다. 한번도 만나본 적이 없고 요리에도 무심한 필자가 백 씨를 존경하게 된 까닭은 ‘호떡’ 때문이다. 평소처럼 무덤덤하게 TV를 보던 어느 날, 그의 호떡 먹는 모습을 보게 되었는데 그 장면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 날도 식당을 방문한 백 씨에게 주인 아저씨는 음식과 함께 호떡을 내오면서 ‘호떡 먹는 방법을 아느냐?’는 뜬금없는 질문과 함께 백 씨의 호떡 먹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백 씨는 혹시 틀리면 알려 달라며 호떡을 먹기 시작했고, 그 모습을 본 주인 아저씨는 웃으며 백 씨를 인정해주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두 사람의 대화를 지켜보는 필자의 느낌은 고승들이 주고받는 선문답 같았다.

 백 씨는 호떡 가운데를 갈라 접어서 먹었다. 당시 필자가 느낀 생각은 ‘하찮은 호떡을 먹을 때도 최고의 맛을 생각한다’는 것이었다. 순간 국제학술대회에서 세계적인 대가를 만났을 때와 같은 경외감이 솟구쳤다. 자신의 분야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탁월한 실력을 겸비한 대가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그날 필자도 나중에 호떡을 먹을 기회가 오면 꼭 저렇게 먹어보겠다고 다짐을 했지만, 몇 년이 지난 오늘까지 필자는 실행에 옮기지 않고 있다. 이유는 너무도 단순한데, 맛에 대한 애정이나 호기심이 특별하지 않은 필자가 호떡을 조금 더 맛있게 먹겠다고 거추장스럽고 남사스럽게 호들갑을 떨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즉, ‘맛’은 필자의 분야가 아니다.  
 
'개통령' 강형욱의 학창시절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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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년 전 우리나라는 여름철 복날이면 어른들이 보신탕을 드시곤 하였지만 사회적으로 큰 거부감이 없었으며, 개를 키우는 가정들도 마당에서 키웠지 오늘날 같이 방 안에서 키우는 경우는 드물었다. 30여년 전 필자가 미국 유학 시절 경험했던 문화 충격 가운데 하나는 개를 위한 의료보험과 강의실 밖에서 기다리는 개들의 모습이었는데, 오늘날 우리 사회도 강아지에게 ‘반려견’ 혹은 ‘입양’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심지어 TV에는 강아지 전용 채널도 있다.
 강아지를 키워본 경험이 없는 필자 조차 ‘개통령’이라고 불리우는 강형욱씨를 알고 있다. 그는 어릴 때 반려견 훈련사의 꿈을 갖고 중학교 때 반려견 훈련소에 견습생으로 들어갔으며 고등학교는 2 주일에 한번만 학교에 가는 방송통신학교를 다녔다고 한다. 오늘날 관점에서 어쩌면 의도치 않게 반려견 훈련사로써 조기 영재교육 과정을 밟은 셈이다. 강아지의 마음을 이해하고 훈련시키는 그의 모습을 보다 보면 강아지에 대한 그의 애정과 훈련사로서의 탁월함을 넘어 인간 관계와 자녀 교육의 방향까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곤 한다.
 필자가 두 사람을 바라보면서 느끼는 공통된 생각은 ‘참 행복하겠구나’ 하는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고 사랑하고, 누구보다 더 잘 할 수 있는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 일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부와 명예도 함께 얻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
 하지만, 막연히 두 분의 학창 시절을 상상해보면 우리의 교육 환경 속에서 두 분의 학창 시절이 그렇게 성공적이거나 순탄하지 않았을 것 같아 한편으로 마음이 찹찹하다. 필자의 경우 운 좋게 우리나라의 교육과정과 꿈과 적성이 맞아 학창 시절이 성공적이었음에도 학창 시절의 교육에 아쉬움과 불만이 많고, 당시의 쓸데없이 어려운 문제풀이식 교육들이 필자의 꿈과 재능에 도움이 안 되었기 때문이다.
 
"개 심리학자가 되기 위해 하버드대에 가고 싶어요"
 언젠가 지인이 자신의 아이가 ‘개 심리학자’가 되기 위해 하버드 대학에 가는 꿈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처음 들어보는 개 심리학이란 단어에 식사 중임에도 깔깔대며 웃었던 필자가 집에 와 찾아보니 개 심리학(canine psychology)은 이미 학문적으로 나름 의미 있는 분야로 인지과학, 뇌과학, 혹은 뇌 영상 기법 등과도 연계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과거 요리사와 반려견 훈련사의 꿈을 키웠던 백종원씨와 강형욱씨와 같이 또 다시 필자가 상상하지 못하는 미래 세상의 ‘개 심리학자’의 꿈을 어린 아이의 치기 어림으로 웃었던 필자가 순간 부끄러웠다.
 더 이상 ‘수학의 정석’이 영재성과 교육의 바이블이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수 십년 전 사람들은 성공을 위해서는 고시 패스와 같이 몇 가지 좁은 길만 있고 혹은 있다고 믿었지만, 당시 많은 다른 길에 도전했던 사람들이 오늘날 대가로 사회 전반에 더 많은 기여를 하고 부와 명예를 누리고 있는 것을 본다.
 새로운 세상, 4차 산업혁명, 그리고 5차 산업혁명의 시대에서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더 많은 길들이 펼쳐질 것이다. 상상 속의 그 많은 길들 위에 우리의 아이들이 각자가 가진 영재성을 마음껏 발휘해 30년 후에 대가가 되고, 개인의 행복은 물론 국가 발전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를 위해 우리의 교육은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 
 
이승섭 카이스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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