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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영의 언어탐험
일상을 탐험으로 만드는 언어 탐험가이자 언어를 통해 인간을 이해하고 사회를 들여다보고자 하는 인문학자. 베이스캠프는 고려대학교.
언어의 세계를 탐험하며 발견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한글, 너 생긴 게 어쩐지 익숙하다? 탐험대원 '하릅'의 언어탐험
입력 : 2020.07.07

얼마 전 버스를 탔을 때의 이야기다버스가 막 한강 다리를 넘어가려는 찰나어떤 간판이 유난히 반짝이고 있는 것이 보였다그 간판에 적힌 글자를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몰라 고민했다아래에 사진을 준비했으니 우리 모두 어떻게 읽어야 할지 고민해보는 시간을 잠시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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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몰라서 주춤했다면 이는 하트 그림()과 음표 그림(때문일 것이다앞의 ‘노래라는 글자를 통해 이 간판이 노래방 간판이라는 것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이 간판의 글자는 하트 그림과 음표 그림을 결합하여 ‘과 비슷한 모양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 사진은 버스 창가에서 보이는 어느 노래방의 간판을 찍은 것이다. ‘MBC 노래방이라는 문구는 우리에게 매우 익숙하다그러나 한국의 문화나한국어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이 문구는 낯설게 느껴질 것이다그들은 ‘MBC 노래방이라는 문구보다구석에 자리한 하트 그림과 음표 그림이 더욱 친숙할 것이다.

굳이 다른 그림을 넣어가며 ‘자를 표현한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이는 노래방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노래방이 어떤 곳인지 설명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하트 그림은 ‘사랑기쁨즐거움’ 등의 이미지를 주고음표 그림은 ‘음악노래’ 등의 이미지를 준다이 간판은 특이한 ‘을 통해 노래방이 무얼 하는 곳인지 함축적으로 전하고 있다.

이 간판을 보고 나니그 동안 몰랐던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단순한 모양이 바로 한글의 장점이라는 사실저 간판을 보면 한글을 모르는 사람도 대강 노래방이 어떤 곳인지 상상할 수 있게 된다하트 그림과 음표 그림이 노래방에 대한 설명을 암시하고 있기 때문이다이처럼 한글의 ‘단순한 모양을 활용하여 또 다른 함축적인 의미를 부여하면한글을 모르는 사람도 쉽게 단어의 뜻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아래의 밈(인터넷상에 재미난 말을 적어 넣어 다시 포스팅한 그림이나 사진)은 한글의 단순한 모양이 지니는 장점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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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네이버 뉴스의 댓글로아이디가 모자이크 처리된 채 인터넷상에서 공유되고 있는 밈이다여기서 ‘스위스 친구 ‘스위스라는 단어를 보고 ‘(cool)’하다고 했다. ‘을 산으로 인식하고, ‘를 창을 들고 선 사람으로 인식했기 때문이다한글의 단순한 모양을 바탕으로 다른 사물이나 의미를 떠올린 것이다그는 ‘스위스라는 글자의 모양을 보고 함축적인 의미를 부여한 뒤 만족스러운 마음으로 티셔츠로 제작했다.

한글의 모양에 대한 장점을 알고 나니 방송국 M사에서 ‘지역 슬로건에 대해 다루었던 다큐가 생각났다지역 슬로건이란지역의 특성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문구나 이미지를 말한다이 다큐에서는 글로벌화를 목적으로 영어로 제작한 슬로건의 부작용을 다루고 있었다글로벌화를 노리고 영어로 슬로건들은 외국인에게도 내국인에게도 어렵게 받아들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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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한글의 글자 모양을 활용해서 지역 특색을 살렸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이렇게 한다면 어설픈 영어로 작성한 슬로건보다지역의 상징적 의미와 한글의 매력을 담아낸 슬로건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한옥으로 유명한 ‘전주의 슬로건을 만들어 보자. ‘의 첫 획은 마치 지붕과도 같다여기에 한옥의 지붕 모양을 더한다면 전주의 특색을 시각적으로 잘 살려낼 수 있을 것이다한옥의 지붕 모양을 알아차리는 데에는 별도의 언어 공부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이 슬로건은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에게도 쉽게 인식될 수 있다.

필자는 최근 버스에서 우연히 한글의 또 다른 매력을 발견했다이 흥미로운 소식을 언어탐험대에서 나누고 싶어 이렇게 글로써 가지고 와보았다훈민정음 해례본은 한글의 자음과 모음이 우리의 몸과 만물의 모양을 본떠 만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그래서 한글이 우리에게 익숙한 모양으로 다가온 것이 아닐까?

이러한 매력을 잘 살려낸다면 언어의 장벽을 허물 수 있는 활용 방법이 무궁무진할 것으로 기대된다서로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더라도 그림을 이해하는 것에는 어려움이 없으니 말이다단순함에서 오는 묘미를 가르쳐준 한글내가 발견하지 못한 어떤 매력이 더 숨어있는지 찾아봐야겠다.

하릅(필명)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 18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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