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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만의 그 法이 알고 싶다
법무법인 청파 이재만 대표변호사는 폭우 속에서 비에 젖지 않도록 돕는 우산 같은 사람이 되고자 법조인의 길을 선택했다. 그동안 삼성·동아·쌍용 등 대기업과 각종 연예인 사건 약 2000건을 승소로 이끌면서 무죄 제조기, 법정의 승부사, 연예인의 수호천사 라는 별칭을 얻었다.
32년 만에 찾아온 친엄마, 순직 딸 연금 받으려면 양육비도 내야… 구하라법 재추진 가능할까?
입력 : 2020.07.06

부모나 자식 등에 대한 부양의무를 게을리 하면 재산을 상속받지 못하도록 하는 이른바 ‘구하라법’이 20대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구하라법은 가수 구하라가 사망한 뒤 20여 년 전 집을 떠난 친모가 그가 남긴 재산의 절반을 요구하자 구씨의 친오빠가 “친권과 양육권을 포기한 어머니는 상속 자격이 없다”고 주장하며 발의된 것이다. 

최근 소방관으로 일하던 A씨가 세상을 떠나며 친모 B씨에게 퇴직금 약 8000만원과 유족연금 매달 91만원이 지급되는 소식이 알려지며 구하라법 재추진 요구 여론이 거세졌다. B씨는 1988년 이혼 후 32년 동안 A씨와 연락을 끊고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아버지는 유족 급여를 타간 전 부인 B씨를 상대로 두 딸을 키워온 양육비 약 1억 9000만원을 내라고 소송을 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B씨에게 7700만원을 지급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이와 관련하여 이재만 변호사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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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2일 고 구하라씨의 친오빠 구호인씨가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조선DB

 

Q. 특별할 유언장이 없을 경우, 법적으로 가족 사이에 상속 대상 범위와 비중이 정해져 있나?

사망한 자(피상속인)가 유언 없이 사망하였을 경우에는 민법에서 상속인과 상속비율이 결정합니다. 민법 제1000조에 따르면 법정상속인 1순위는 자녀(직계비속), 2순위는 부모(직계존속), 3순위인 형제·자매, 4순위는 4촌 이내의 방계혈족이 상속인이 됩니다. 이때 상속인 판단과 관련하여 ‘태아’의 경우 이미 출생한 것으로 보아 상속인(직계비속)이 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1순위 상속인인 자녀들이 생존해 있는 경우 후순위인 2·3·4순위는 상속을 전혀 받지 못합니다. 즉 선순위 상속인이 존재할 경우 후순위 상속인은 상속인이 아닙니다. 한편 민법 제1003조에 따르면 법률상 배우자는 1·2순위 상속인과 공동으로 상속인이 되며, 1·2순위가 없다면 단독 상속인이 됩니다. 사례의 경우처럼 자녀나 배우자 없이 사망한 경우 2순위인 부모가 공동 법정상속인이 되고, 3순위인 자매는 상속인이 될 수 없습니다.

동순위 상속인들이 여러 명일 경우 상속비율은 균등합니다(민법 제1009조 제1항). 다만 법률상 배우자가 1·2순위와 공동상속인이 되는 경우 1·2순위의 상속인의 상속분의 5할을 가산합니다. 예를 들면 법률상 배우자와 자녀(직계비속) 2명이 공동상속인이 되는 경우 법률상 배우자는 3/7, 첫째 자녀는 2/7, 둘째 자녀는 2/7에 해당하는 비율에 따라 상속재산을 받습니다. 위 사안의 경우 사망한 자(피상속인)에게는 자녀와 배우자가 없으니 2순위인 부모가 공동상속인이 되면서 각 1/2씩 상속지분을 받게 됩니다.

 

Q. 현행법에서 부모가 자녀의 재산을 상속받지 못하도록 제한한 결격 사유는 무엇인가?

민법 제1004조는 법정상속순위에 해당할지라도 피상속인의 재산을 상속받을 수 없는 자인 ‘상속 결격자’를 정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에 따르면 ▲고의로 직계존속, 피상속인(사망한 자), 그 배우자 또는 상속의 선순위나 동순위에 있는 자를 살해하거나 살해 하려한 자(1호 사유), ▲고의로 직계존속, 피상속인과 그 배우자에게 상해를 가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자(2호 사유), ▲사기 또는 강박으로 피상속인의 상속에 관한 유언 또는 유언의 철회를 방해한 자(3호 사유), ▲사기 또는 강박으로 피상속인의 상속에 관한 유언을 하게 한 자(4호 사유), ▲피상속인의 상속에 관한 유언서를 위조, 변조, 파기 또는 은닉한 자(5호 사유)는 상속인이 될 수 없습니다.

조항을 살펴보면 우리 민법은 상속결격사유로 살해 미수나 살해 결과를 가져오는 형사상 중대한 위법행위 및 유언과 관련된 형사상 위법행위로 한정하여 규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부모가 자녀를 살해하거나 상해를 가하여 사망에 이르게 하였거나 사기 또는 강박으로 자녀에게 유언을 하게 하거나 유언철회를 방해하거나 자녀의 유언서를 위조 등 형사법적 범법행위를 한 경우에만 자녀의 상속재산을 받을 수 없게 됩니다.

사실 구하라법 청원 이전에도 부양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부모(직계존속)의 경우를 상속 결격 사유로 규정하지 않은 민법 제1004조가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심판이 청구된 적 있습니다. 이에 헌법재판소는 “민법은 법정상속 제도로 혈족상속 원칙을 채택하고 형사상 범죄행위와 유언의 자유 침해 등 5가지 상속 결격사유를 제한적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부양의무 이행과 상속은 서로 대응하는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부양하지 않았다고 상속인 지위를 박탈당하는 것도 아니고 법정상속인이 아닌 사람이 부양했다고 해서 상속인이 되는 것도 아니다”고 하면서 “부모(직계존속)가 자녀(피상속인)의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해도 피상속인에 대한 살인 또는 상해치사 등과 같은 수준의 윤리적·경제적 협동관계를 파괴하는 중대 범법행위 또는 유언의 자유를 침해하는 부정행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보아 민법 제1004조에 대해 합헌 결정하였습니다.

 

Q. 구하라법의 주요 개정사항은 무엇인가?

상속결격사유를 5가지로 한정한 민법 제1004조에 따라 2010년 천안함 사건, 2014년 세월호 사건에서도 어릴 적 자녀는 버리고 교류 없이 살았던 부모(직계존속)가 법정상속인이 되어 자녀의 보상금을 지급 받아간 사례들을 발생하였고, 국민들은 현행 상속제도의 불합리한 법적 공백을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 자녀에 대한 의무인 양육의무를 저버린 부모(직계존속)의 경우 상속권을 함께 박탈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형성되기 시작했습니다.

구하라의 친오빠가 청원 한 구하라법은 이러한 여론을 바탕으로 민법상 상속 규정 일부를 수정한 개정안입니다. 먼저 상속결격사유를 정한 민법 제1004조에 “직계존속 또는 직계비속에 대한 보호 내지 부양 의무를 현저히 해태한 자”를 제6호로 신설하고, 기여분을 규정한 민법 제1008조의 2 제1항도 기존 문구인 “공동상속인 중에 상당한 기간 동거·간호 그 밖의 방법으로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거나 피상속인의 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자”를 “공동상속인 중에 다른 공동상속인에 비하여 상당한 기간 동안 동거·간호 그 밖의 방법으로 상속인을 부양한 것으로 인정되거나 다른 공동상속인에 비하여 피상속인의 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인정되는 자”로 변경하자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기여의 개념을 ‘특별한 기여’에서 ‘상대적 기여’로 변경하면 다른 공동상속인과 비교하여 기여분을 결정할 수 있으므로 보다 기여분의 인정 범위를 쉽게 인정할 수 있습니다. 구하라법에 따르면 양육 의무를 저버리고 떠난 부모는 더 이상 자녀의 상속재산에 대하여 상속인이 될 수 없고, 혹여 상속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아 공동상속인이 되더라도 자녀 양육의무를 도맡아 온 부모 중 일방이 기여분을 인정받아 더 많은 상속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또한 피상속인을 양육한 상속인은 자식을 버리고 양육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상속인을 상대로 과거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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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 세상을 떠난 가수 구하라의 빈소. ⓒ조선DB

 

Q. 상속시 부모에게 효도를 많이 한 자녀는 그렇지 않은 자녀보다 더 많은 재산을 상속할 수도 있는 조정의 여지가 있는 건가?

공동상속인이 되는 자녀들이 여러 명일 경우 자녀들의 각 경제생활 수준에 상관없이 제1009조 제1항에 따라 균등한 비율로 상속재산을 받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이러한 균등상속비율이 공평해 보이지만 여러 자녀들 중 특정 자녀가 장기간 부모를 모시며 살거나 간병을 해온 사실이 있는 경우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지 않아 불공평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이에 민법은 ‘기여분’ 제도를 두어 실질적인 형평성을 꾀하고 있습니다. 민법 제1008조의 2 제1항에서는 공동상속인 중에서 상당한 기간 동거·간호 그 밖의 방법으로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거나 피상속인의 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자’에게 기여분을 인정하여 상속재산을 가산해서 줍니다. 특정 자녀의 기여분이 인정되면 피상속인의 상속재산에서 당해 기여분을 제외한 나머지 재산만이 상속재산이 되어 이를 바탕으로 상속분할이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공동상속인 중 특정인은 상속재산분할심판 청구를 하면서 자신의 기여분을 주장하면서 법정상속지분보다 많은 상속재산을 받을 수 있습니다.

민법 제1008조의 2 기여분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공동상속인과 비교하였을 때 ‘특별히 부양’하거나 ‘특별히 기여’하였음을 증명해야 합니다. 단순히 소정의 용돈을 드려왔다든지 부모님이 병원에 계실 때 간병을 하였다는 수준의 통상적인 부양 의무를 이행한 것이 아니라, 부모님을 장기간 부양이나 간병을 하면서 생활비나 병원비 대부분을 부담하였거나, 부모님의 사업을 직접 경영한 경우와 같이 특별한 기여행위이어야 합니다. 과거에는 ‘특별한 기여’ 요건을 엄격하게 판단하는 편이었으나 부모를 모시는 자녀가 줄어드는 세태를 고려하여 최근에는 장기간 부모를 부양한 자녀에 대하여 최대 상속재산 중 50%까지 기여분을 인정해주는 등 기여분을 폭넓게 인정해주는 경향입니다.

 

Q. 구하라법의 논란이 됐던 주요 지점은?

구하라법 청원이 올라오기 전에도 자녀를 버리고 떠난 부모를 상속인에서 제외하지 않고 있는 법 조항, 다른 말로 바꾸어 말하면 상속결격사유를 5가지 사유로 한정한 민법 제1004조가 헌법에 위반되는지 문제가 된 적 있습니다.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합헌 이유 중 하나로 “이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상속인의 상속권을 보호함과 동시에 상속결격여부를 둘러싼 분쟁을 방지하고 상속으로 인한 법률관계를 조속히 확정시키기 위함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민법 제1000조의 법정상속인이 되는 배우자에 법률상의 배우자만 포함시킬 뿐 사실혼 배우자를 제외한다는 것이 일관적인 판례의 태도입니다. 이처럼 상속제도와 법원은 상속과 관련한 법률관계에서 법적안정성을 위해 신속한 법률관계 확정을 중요시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구하라법에서 청원한 ‘부양의무를 현저히 해태한 자’를 상속결격사유로 추가 신설하게 된다면, 부양의무 이행이라는 개념을 수치화 할 수 없고, 가족생활 형태나 경제적 여건 등에 따라 매우 상대적인 개념이어서 결국 판사의 재량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그러면 앞으로 상속결격자 여부에 관한 법적 분쟁이 자주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라 상속 관계의 법적 안정성이 심각하게 저해될 수 있습니다. 사망한 자의 재산문제를 일률적으로 신속하게 해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우리 상속제도에 혼란을 주게 된다는 점에서 20대 국회의 마지막 법안심사소위에서 ‘계속심사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Q. A씨 아버지는 두 딸의 양육비 약 1억 9000만원을 요구했고, 법원은 77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이혼 후 상당시간이 흐른 시점인데 양육비 요구에 제한된 기한은 없는 건가?

구하라법처럼 개정이 되지 않은 현재, 부양의무를 다하지 않은 부모에 대한 상속권을 막을 수 없다면 그 부모에게 자녀(직계비속)의 양육의무를 부담시키는 방법으로 이 불합리를 해결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대법원은 부모의 자녀양육의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녀의 출생과 동시에 발생하는 것으로 부모 중 일방이 상대방에게 과거의 양육비를 청구하는 것을 인정해주고 있습니다.

한편 과거의 양육비도 채권인 이상 소멸시효가 적용되어 소멸 되지만, 대법원은 과거 양육비청구권이 당사자의 협의 또는 가정법원의 심판에 의하여 구체적으로 양육비의 내용 및 범위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상대방에 대하여 양육비의 분담액을 구할 권리를 가진다는 추상적인 청구권에 불과하여 소멸시효가 진행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부부 일방이 이혼하거나 집을 나와 양육비에 관하여 협의한 바가 전혀 없다면 이는 과거의 양육비가 구체적 채권으로 성립되지 않았으므로 애당초 소멸시효가 진행하지 않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15살 때 이혼하여 부모 중 일방이 자녀가 성인이 될 때까지 약 5년간 홀로 아이를 양육하면서, 이혼 당시 혹은 그 이후에 양육비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합의한 바 없다면 이혼한 지 10년이 지났어도 과거 5년 동안의 자녀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와 반대로 이혼 소송 중 양육비를 청구하여 그에 관한 판결문(조정조서)이 있거나, 2009년 8월 9일 이후 양육비 부담조서제도를 거친 협의 이혼을 한 사람들은 이미 양육비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합의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이혼 소송이 확정된 시기, 양육비 부담 조서가 성립한 시기로부터 10년이 지난 후에는 과거 양육비를 청구할 수 없습니다.

한편 법원은 양육을 전적으로 부담해온 부부 중 일방이 상대방에게 과거의 양육비를 청구하는 것을 인정해주는 한편 경제적 사정을 고려하여 상대방이 지급해야할 양육비를 감액해주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드시 이행청구 이후의 양육비와 동일한 기준에서 정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 중 한쪽이 자녀를 양육하게 된 경위와 그에 소요된 비용의 액수, 그 상대방이 부양 의무를 인식한 것인지 여부와 그 시기, 그것이 양육에 소요된 통상의 생활비인지 아니면 이례적이고 불가피하게 소요된 다액의 특별한 비용(치료비 등)인지 여부와 당사자들의 재산 상황이나 경제적 능력과 부담의 형평성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적정한 양육비 액수를 결정합니다.

 

 

선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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