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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영의 보통 사람을 위한 클래식
세상의 모든 클래식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어렵거나 지루하거나 나와는 상관없는 딴 나라 이야기는 절대 사절! 무대에서는 피아니스트지만 이곳에서는 피아노 치는 옆집 언니, 아는 동생, 클래식 큐레이터로 다가갈 예정이다. 클래식으로 여러분의 일상이 예술이 되는 마법을 일으킨다.
세상사 거칠 것 없이 만들어 주는 음악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 가단조 op.16 1악장
입력 : 2020.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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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에 나오는 클래식이 아주 많습니다. 몇 년 전 처음 이 광고를 보고 인상 깊었던 기억이 있어요.

‘우와! 이런 광고에도 그리그 협주곡이 어울리다니!’

잘생긴 남자가 비싸 보이는 가죽점퍼를 입고 등에는 빨갛고 세련된 배낭을 메고 있습니다. 이때 멀리서 비둘기가 날아오면서 새똥을 싸려 하자, 남자가 잽싸게 배낭을 품에 안아 보호하고 비싼 가죽점퍼에 새똥을 맞습니다. 그러면서 음악은 끝이 납니다. 원곡의 길이는 전체 3악장이 33분 정도이고 1악장만 해도 15분이 걸립니다. 그런 곡을 단 15초로 앞뒤 자르고 편집했는데도 사람들이 듣기에 문제가 없다는 사실이 대단합니다. 편집을 한 제작자도 그것이 가능하도록 원곡을 작곡한 그리그도 고수답습니다.

배우 송중기 씨가 나왔던 유명 여행용 가방 쌤소나이트 광고에서도 쓰였던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 가단조 1악장입니다. 이 곡의 처음은 팀파니라는 타악기의 트레몰로 주법으로 시작되는데, 트레몰로란 음을 계속 반복해서 떨리듯 연주하는 것을 말합니다. 아주 먼 곳에서 물체가 다가오는 듯한 음색을 표현하는 팀파니가 조용하게 시작했다가 음량이 커지면서 긴장감을 고조시킵니다. 약간 말달리듯 표현되죠. 그리고 이어지는 강렬한 코드의 피아노 독주는 넓은 노르웨이 피오르 해안의 모습을 연상시킵니다. 아직 곡이 귀에 익숙하기 전에는 설명이 이해하기 어렵지만, 곡을 자주 듣다 보면 이런 표현들이 점점 마음에 와 닿으실 겁니다. 처음엔 그냥 편하게 들어보세요.

클래식계의 작은 거인

에드바르드 그리그(Edvard Grieg)는 1843년에 노르웨이에서 태어나 1907년에 죽은 민족주의 음악의 작곡가예요. 학창 시절 피오르에 대해 배웠던 기억이 나네요. 산과 빙하가 만든 U자형 굽어진 길. 노르웨이는 그 피오르의 나랍니다. 아직 노르웨이를 가보질 못해서, 가슴에 품고 있는 여행지입니다. 그리그는 아름다운 선율의 곡을 많이 작곡해서 ‘노르웨이의 쇼팽’이라 불렸는데요, 쇼팽이 1810년에 태어나서 1849년에 죽었으니까 그리그는 포스트 쇼팽이죠. 쇼팽이 죽었을 때 그리그 나이는 6살 정도였고 또 노르웨이와 파리는 멀기도 했을 테니 생전에 만났을 리는 없었을 겁니다. 그래도 두 사람 모두 아름다운 선율에 집중해서 곡을 썼다는 게 참 신기해요.

19세기와 20세기 초인 벨 에포크 시대에 활동한 작곡자 에드바르드 그리그는 25세 때에 이 멋진 피아노 협주곡을 작곡합니다. 그 당시엔 여전히 클래식의 중심이 독일이었기에 그는 독일 라이프치히로 유학을 갑니다. 그리고 그때 접한 슈만의 음악은 그에게 다양한 영감을 제공하죠. 라이프치히의 게반트하우스에서 클라라가 연주하는 것을 듣고 자신의 피아노 협주곡을 작곡을 합니다. 비교해서 들어보시면 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실 거예요. 조성도 가단조로 같고 오케스트라의 전주 없이 거의 동시에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것도 비슷합니다. 이런 이유로 보통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과 슈만의 피아노 협주곡은 같은 음반에 앞뒤로 수록되어 있습니다.

당시 그리그는 하늘을 찌를 듯이 잘 나가고 있던 때였습니다. 음악적으로 승승장구하던 젊은 그리그의 원대한 포부가 음악에도 잘 나타납니다. 25살이라는 나이도 거칠 것 없는데 승승장구하고 있었으니 얼마나 당당했겠어요? 아마 그때가 그리그의 리즈 시절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곡 중간 중간에는 격동적인 노르웨이 춤곡 리듬도 느낄 수 있고 부드러운 협곡의 이미지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그의 온리 원!

이 곡은 그가 작곡한 단 한 곡의 피아노 협주곡이면서 그의 ‘온리 원’(Only One)인 멋진 곡입니다. 그리그만이 이런 음악을 만들 수 있죠.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이 갖고 있는 또 하나의 큰 의미는 역사상 최초로 녹음된 피아노 협주곡이라는 점입니다. 1909년에 이루어진 그 역사적 녹음의 주인공은 독일의 거장 빌헬름 박하우스였고요. 저는 박하우스 연주와 함께 노르웨이 피아니스트 레이프 오베 얀스네스의 연주를 참 좋아합니다. 같은 노르웨이 사람이라 그런지 역시 그리그다운 피가 흐릅니다.

그리그는 작곡가 이전에 뛰어난 피아니스트였기에, 피아노 파트에도 상당히 심혈을 기울여 작곡했어요. 그리그 이야기를 하려니 또 한 명의 예술가가 생각나네요.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절규>의 작가 에드바르드 뭉크(Edvard Munch)입니다. 그리그와 뭉크는 성은 다르지만 이름이 ‘에드바르드’로 같습니다. 둘 다 노르웨이 태생이지요. 하지만 한 사람은 삶의 밝음을 노래했고, 다른 한 사람은 삶의 어둠을 조명했습니다. 에드바르드 그리그와 에드바르드 뭉크는 삶을 바라보는 태도가 정반대입니다. 그리그가 떠오르는 태양과 아침을 노래한 반면 뭉크는 어둠과 슬픔을 그립니다. 사람의 시선에 따라 인생의 모습이 상반된다는 것을 이 두 명의 예술가를 통해서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은 산에서 들으면 훨씬 멋지게 들립니다. 마치 노르웨이 피오르 협곡 사이에 앉아있는 듯이 말입니다. 듣고 있으면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아요. 여러분도 가슴이 뻥 뚫릴 만큼 시원한 공기가 필요할 때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 들어보세요. 산에서 듣는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은 세상사 거칠 것 없이 만들어줍니다.


유튜브 검색어-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 가단조 1악장

피아노- 크리스티안 지메르만 / 지휘-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선우예권 –평화 콘서트 전악장

송중기 쌤소나이트 레드 광고

조현영 피아니스트,아트앤소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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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건의 글이 있습니다. 작성일순 | 찬성순 | 반대순
  김지은   ( 2020-04-16 )    수정   삭제 찬성 : 0 반대 : 0
헐. 이노래도 클래식이었어요? 광고랑 찰떡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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