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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만의 그 法이 알고 싶다
법무법인 청파 이재만 대표변호사는 폭우 속에서 비에 젖지 않도록 돕는 우산 같은 사람이 되고자 법조인의 길을 선택했다. 그동안 삼성·동아·쌍용 등 대기업과 각종 연예인 사건 약 2000건을 승소로 이끌면서 무죄 제조기, 법정의 승부사, 연예인의 수호천사 라는 별칭을 얻었다.
<기생충>이 표절이라고? 인도 제작자의 황당한 주장을 둘러싼 법적 쟁점
입력 : 2020.02.24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표절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인도의 영화 제작자 PL 테나판은 1999년 자신이 제작한 영화 <민사라 칸나>와 <기생충>이 구성 측면에서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민사라 칸나>는 신분을 감추고 연인의 집에서 경호원으로 일하는 남성의 이야기를 담은 로맨틱 코미디 영화로, 남성의 남동생과 누이도 한 집에서 하인과 요리사로 함께 일하는 설정이다. 테나판은 “아카데미 시상식 후 기생충을 봤는데 우리 영화 내용과 유사했다”면서 “현재 첸나이에 있는 변호사와 이야기를 마쳤으며 국제 변호사를 선임해 2~3일 내로 고소 진행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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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과 <민사라 칸나> 포스터

 

Q. 영상, 드라마, 이미지 등의 표절을 판단하는 기준이 있나?

A. 2015년경 인기리에 반영된 <용팔이>라는 드라마가 표절시비를 가리기 위해 법원의 심판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1심 2심에서 서로 다른 판결이 내려졌고, 최종적으로 대법원은 표절이 아니라고 선고하였습니다. 이처럼 드라마, 영상 등에 대하여 표절논란이 발생할 때마다 명확한 판단을 내지 못하는 이유는 표절여부를 판단하는 확립된 기준 및 공신력 있는 판단주체가 없기 때문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표절 방지 가이드라인’에서 드라마·영화분야의 표절 판단 기준으로 두 작품의 대사뿐만 아니라 등장인물, 플록, 사건의 전개과정, 작품의 분위기, 전개속도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되, 단순한 줄거리가 아니라 구체적인 플롯의 유사성이 인정되면 표절로 볼 수 있다는 기준을 명시하고 있지만, 이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일반 기준일 뿐입니다.

한편 원작자라고 주장하는 자가 표절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경우 법원은 저작권침해라고 볼 수 있는 표절인지를 판단하기 위한 기준으로 첫째, 침해자가 창작적 표현을 복제하였는지 둘째, 침해자가 저작자의 저작물에 의거하여 이를 이용하였는지, 셋째, 저작자의 저작물과 침해자의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있는지를 판시하고 있습니다. ‘실질적 유사성 유무’와 관련하여 분야가 음악이라면 가락을 중심으로 리듬, 화성, 박자, 템포 등의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는 반면, 표절대상이 영상이나 드라마인 경우에는 대사와 같은 문자적 유사성을 중심으로 등장인물 설정, 핵심사건 및 사건전개 방식 등을 고려하여 각 분야에 따라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 유사성’이 있는지 판단하는 과정에서 전문가, 법원마다 판단이 달라지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표절여부를 확정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Q. 표절과 저작권 침해의 차이가 있다면?

A. 표절이란 일반적으로 타인의 창작물의 전부나 일부를 자신의 창작물인 것처럼 무단으로 사용하여 자신의 이름으로 공표하는 것입니다. 이에 반해 ‘저작권 침해’란 인간의 사상이나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인 저작권을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지 않고 저작재산권 또는 저작인격권을 침해하는 것을 말합니다.

표절과 저작권 침해는 소송에서 차이가 드러납니다. 저작권 침해라고 볼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저작권자는 침해자를 상대로 침해행위의 금지를 직접 청구 할 수 있고, 그 침해행위로 받은 손해 배상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침해자에 대하여 형사고소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저작권 침해로 볼 수 없는 표절의 경우에는 저작권법상 인정되는 손해배상이나 형사고소를 할 수 없고, 다만 저작물이 무단 도용됨으로써 자신의 인격권이 침해되었다는 이유로 정신적 손해배상인 위자료 청구만 가능할 뿐입니다. 그러므로 원작자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표절을 이유로 재산상 입은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싶다면, 타인의 저작물이 원작자의 저작물을 표절한 것이 저작권 침해행위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합니다.

 

Q. 인도 제작자가 소송을 제기한다면 사건은 어디서 다뤄지나?

A. 소송을 제기하는 제작자가 외국인이고 그 저작물도 외국산이므로 외국적 요소가 있는 법률관계로서 가해자가 대한민국 국민이고 영화상영이라는 침해행위가 대한민국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인도제작자가 대한민국에 소송을 제기한다면 ‘당사자 또는 분쟁이 된 사안이 대한민국과 실질적 관련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대한민국 법원에 국제재판관할이 인정되어 대한민국 법원이 재판을 하게 됩니다.

또한, 인도와 대한민국 중 어느 나라 법을 적용하여 저작권 침해행위를 판단할 수 있는지 ‘준거법’도 문제됩니다. 과거 중국인이 자신의 저작물(중국에서 최초 발표된)을 우리나라 회사가 침해하였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한 사안이 있었습니다. 법원은 “지적재산권의 침해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는 모두 ‘지적재산권의 보호’에 관한 법률관계이므로 국제사법 제24조에 따라 그 준거법을 ‘침해지법’으로 정하는데, 원고가 자신의 저작 재산권에 대한 침해행위가 대한민국 내에서 발생하였음을 주장하며 이에 대한 보호를 요구하고 있는 이상 대한민국의 법률이 ‘침해지법’으로서 이 사건에 적용되는 ‘준거법’이 된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인도 제작가가 자신의 영화를 표절하였다고 주장하는 영화 <기생충>이 대한민국에서 상영된 이상 대한민국에서 침해행위가 발생한 것이므로 침해지법인 대한민국 법률로 재판을 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외국 저작물도 대한민국의 저작권법이 보호하는 대상인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앞서 언급한 사건에서 법원은 “외국인의 저작물은 대한민국이 가입 또는 체결한 조약에 따라 보호되는데, 우리나라와 중국이 모두 문학·예술적 저작물의 보호를 위한 베른협약(이하 베른협약)에 가입한 동맹국으로 중국 서적도 대한민국의 저작권법에 따라 보호된다”고 결정한 바 있습니다. 인도도 베른협약 체결국이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위 법원의 판단과 동일하게 인도 영화도 저작권법에 따라 보호될 것입니다. 결국, 인도 영화 제작자는 영화 <기생충>이 인도영화를 표절한 것이 저작권법에 따른 저작물 침해라는 이유로 우리나라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도의 일부 언론들조차 기생충은 계층 간의 이야기이고 민사라 칸나는 여성 간의 갈등을 그린 영화로 서로 다른 이야기라고 민사라 칸나를 제작한 제작자 PL 테나판의 표절 주장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민사라 칸나측이 소송을 제기하기는 어려울 것이고, 소송이 제기되어도 표절주장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민사라 칸나 측의 표절주장은 오스카 작품상을 수상한 <기생충>에 기대어 20년 전 영화를 홍보하기 위한 황당한 주장에 불과하므로 오히려 <기생충> 제작사에서 민사라 칸나 측을 상대로 명예훼손에 의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Q. 국제적으로 표절이 인정된 대표 사건을 예로 든다면?

A. 2004년 롤링 스톤이 선정한 위대한 록음악 500곡에도 포함될 만큼 유명한 ‘My Sweet Lord’가 있습니다. 이는 1970년 최고의 인기그룹 비틀즈의 멤버 중 기타리스트였던 조지 해리슨이 작곡하여 발표한 곡인데, 바로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를 정도로 인기를 얻습니다. 그런데 이는 1963년에 치폰스라는 여성그룹이 발표한 ‘He's So Fine’을 표절하였다는 이유로 법적 소송까지 이어집니다. 이 소송에서 법원은 조지 해리슨의 표절 고의성은 인정하지 않았지만 우연히 기억 속에 남은 멜로디가 작품으로 나타나는 것 소위 잠재의식적인 표절이로 판단하여 ‘He's So Fine’의 일부 소절이 동일하다고 보아 ‘He's So Fine’저작권자에게 손해배상을 할 것을 선고합니다. 이는 미국에서 1976년 ‘Bright Tunes Music Corp. v. Harrisongs Music,Ltd.’ 사건으로 기록될 만큼 유명한 표절사안의 선례가 됩니다. 해리슨의 표절논란은 20년 후 해리슨 측이 ‘He's So Fine’의 판권을 구입함으로써 종국적으로 해결합니다.

또한 이탈리아의 가수 Bandido가 2002년 ‘vamos amigo’를 발표하였는데 이는 1999년에 발표한 우리나라 이정현의 곡 ‘와’를 표절한 사례입니다. 이에 이정현 측에서 500만 달러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였는데 Bandido 측이 저작권 사용료를 지급하는 것으로 문제가 해결되었습니다.

 

Q. 핑크퐁의 ‘아기상어’도 미국 동요 작곡가로부터 저작권 침해 소송이 제기된 바 있다. 해당 사건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A. 아기상어의 영문버전인 ‘베이비 샤크’는 2019년 1월 빌보드 핫 100차트에 32위를 진입하는 기염을 토하며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화제성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화제 속에서 미국 동요 작곡가 조나단 로버트 라이트(예명 조니 온리)가 베이비 샤크가 자신의 동요를 표절하였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제기되었습니다. 결국 2018년 6월경 스마트스터디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를 이유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하였습니다. 그 후 절차상의 문제로 소송을 취하하였지만 2019년 3월경 다시 소송을 제기하여 현재 소송은 진행 중에 있습니다.

조니 온리는 자신이 구전동요에 고유한 특성을 부여해서 2011년 리메이크하여 2차 저작물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렸으므로 ‘베이비 샤크’가 자신의 2차 저작물을 표절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이에 대해 스마트스터디 측은 북미에 오랫동안 구전되어 전해온 동요를 리메이크 한 별개의 2차 저작물이지 조니 온리의 2차 저작물을 표절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해당 동요는 작자 미상 혹은 저작권 기간이 만료되었으므로 저작권 보호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저작권 침해가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2차 저작물도 저작권법상 보호되는 대상이기 때문에 핑크퐁의 ‘베이비 샤크’와 조니 온리의 2차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인정된다면 핑크퐁의 베이비 샤크가 표절곡이 됩니다. 재판부는 이를 판단하기 위해서 지난 1월 21일 변론기일 및 감정기일에 한국저작권위원회를 통해 감정인을 지정하고 양측의 음원파일과 악보 첨부를 의뢰한 후 감정을 촉탁한 상황입니다. 다음 기일이 4월 21일로 지정된 바, 양측 동요 사이의 ‘실질적 유사성’에 대한 감정 결과가 초미의 관심사가 될 것입니다.

 

선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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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건의 글이 있습니다. 작성일순 | 찬성순 | 반대순
  잭리처   ( 2020-02-26 )    수정   삭제 찬성 : 9 반대 : 14
개중국 괴질에도 불구하고, 오늘 드디어 샘 멘데스 감독의 1917을 보았다. 미친 영화였고, 이 영화에 비하면 기생충은 쓰레기였다. 기생충이 표절을 했거나 말거나 관심도 없고, 미국 영화 아카데미는 쓰레기 영화에 작품상을 준 데 대해서 반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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