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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진
김정현의 CEO 백수일기
㈜행복한백수들이라는 행복한 회사를 운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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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존재하는 이유 법륜 스님과 손정의 회장에게서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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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6.07

요즘 새벽에 깨는 일이 잦아졌다. 평소보다 조금 일찍 잠들었다 싶으면 십중팔구 새벽 3~4시 사이에 일어나 부엌을 어슬렁거리다 물 한 잔 마시고 어김없이 컴퓨터에 앉고 만다. 오늘은 12시 전에 잠들었는데 일어나 시계를 보니 새벽 3시 21분. 다시 자기도 애매하고 안 자기에는 너무 이른 시간. 책상 정리를 하다 보면 어느새 새벽빛이 잔잔하게 찾아온다. 요즘은 그렇게 하루가 시작돼 버린다.

요즘 이 캄캄한 정적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다. 시간이 흐르지 않았으면 할 정도로 좋은, 이 시간대만 되면 나는 진실해짐을 느낀다. 전날의 상념이 어느 정도 씻겼으면서도 완전히 깨어나기에는 조금 이른, 뭐가 어떻다고 정의를 내리기 어려운 시간. 뭘 해야 할지 고민할 필요도 없다. 고민할 필요가 없으니 이성의 경계도 느슨해지고 이성의 경계가 느슨해지니 영이 풍성해진다. 상쾌하면서도 온기를 머금은 공기가 머리와 어깨를 포근하게 감싸는 시간이다.

창밖에 다니는 차도 깨어 있는 사람도 없는 어둠은 마치 우주공간 같다. 텅 비어 있는 것 같지만 에너지가 존재하고 무질서해 보이지만 질서가 있는. 아무것도 정의할 필요 없는 자유로우면서 편한 공간. 이렇게 아무것도 없는 듯한 텅 빈 자유의 시간과 공간에서 생각해보면 우리는 “존재한다”는 것 이외에는 실체가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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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스님. Ⓒ조선DB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이유가 있다

 얼마 전 법륜 스님이 어느 여성 불자와의 ‘즉문즉설(卽問卽說)’에서 “중생은 생각하기 때문에 존재하는 게 아니라 존재하기 때문에 생각하는 거예요. 삶의 이유가 어디 있어 그냥 사는 거지. 삶의 이유 찾다가 못 찾으면 자살하는 거예요”라고 말했던 게 떠올랐다. 존재 자체가 삶의 이유라는 뜻이다.

존재하는 것은 반드시 이유와 역할이 있다. 존재하기 때문에 역할이 있고 역할이 있기 때문에 가치가 있는 것이다. 사람들이 삶의 이유를 못 찾는 이유는 정말 못 찾아 서가 아니라 자신의 역할이 성에 차지 않는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남들보다 인정받고 남들보다 돋보이는 역할을 좇는다. 이것은 허상이고 욕심일 수 있다.  

만약 주어진 역할이 길모퉁이의 돌멩이라고 하면 감사히 내 위치에서 내 역할을 하며 돌멩이로 남는 것이 세상에 대한 배려이자 사랑이다. 돌멩이로 존재하니까 존재하는 것이고 존재하기 때문에 돌멩이로서의 역할과 가치가 주어진 것이다. 이것은 고귀한 것이다. 나무, 새, 구름 그 어떤 것도 하찮은 것은 없다.   

마찬가지로 인간으로서의 역할도 고귀한 것이다. 우리 모두는 인간으로서의 역할이 주어졌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인간으로서 주어진 사명이 무엇인지 깨닫는 것이다. 그게 곧 배움이다. 생명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고 마땅히 이 땅에서 먹고 마시고 사랑을 나누며 사는 게 자연스러운 것이다.

존재와 역할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상당히 이율배반적이다. 학교의 경우, 학교가 존재하는 이유는 학생들에게 가르침을 주기 위함인데 과연 학교가 존재 가치를 증명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배움이라는 것은 항상 현재진행형인 깨달음의 과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적 만능주의가 배움에 대한 창조적 접근을 가로막는 경우는 허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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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조선DB

 

내 한계는 내가 결정한다

우리가 예술작품을 대할 때 쉽게 점수를 매길 수 있었던가? 좋은 예술작품인지 아닌지는 느낌으로 아는 것이지 “어디가 어떻고 어때서 좋다”라고 점수 매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물며 인간이라는 가장 아름다운 예술작품의 작품성을 과연 누가 등급으로 결정할 수 있을까? 배움은 느끼고 깨달음의 연속된 과정을 통해 얻는 것이지 A, B, C라는 성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도 배움에 대해 이런 말을 했다.   

“자신의 한계는 자신의 생각이 결정합니다. 세상을 바르게 해석하는 정답은 없습니다. 절대적인 정답은 없습니다. 보다 뛰어난 그리고 진정한 핵심이라는 것은 다른 곳에 있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끊임없이 도전하길 바랍니다. 성취감을 느끼면 거기서 성장이 멈춥니다” 명쾌한 메시지다. 배움에 있어 결과에 중점을 두지 말고 더 크게, 더 다양하게 경험하고 도전하라는 말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기업을 생각할 때 우리는 빌딩 숲, 생산설비 등을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기업에서 사람을 제외하면 남는 것은 없다. 사람이 없는 기업은 껍데기만 남은 허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 생태계를 보면 기업이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 사람이 기업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 알 수 없을 때가 허다하다.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늘 고민하는 부분이다. 기업의 수명을 결정짓는 기업 정신과 철학을 주식 판에서는 ‘펀더멘털’이라고 부른다. 말 그대로 기업의 근간이 되는 핵심 동력이다. 기업의 펀더멘털은 결국 기업을 구성하는 사람들로 결정되기 때문에 기업의 구성원이 사람다움을 잃는 순간 기업은 핵심 동력을 잃은 텅 빈 껍데기가 된다. 사람다움은 기업인들이 한 순간도 잊어서는 안 되는 기업의 본질적 가치다.   

 

김정현 (주)행복한백수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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