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멘탈에 달렸다!" 

멘탈. 흔히 정신력을 지칭할 때 쓰는 용어다.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말이라 친숙하면서도 닳고 닳은 느낌이지만, ‘멘탈’이라는 개념을 흘려보내지 않고 멈춰 서서 마인드맵을 그려보면 다채로운 가치들이 둘러싸고 있는 게 보인다. 의지력, 마음의 근육, 회복탄력성, 도전, 용기, 끈기, 긍정적인 마인드, 한계 극복, 집중력, 나를 믿는 힘…. 그리고 이런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모든 것은 멘탈에 달렸다!’ 

인터뷰 매거진 《topclass》 4월호는 '멘탈수업'을 스페셜 이슈로 다뤘다. 멘탈 코치는 원래 실전력이 중요한 스포츠 종목에서 시작했지만 차츰 그 분야가 확대되고 있다. 수험생이나 중요한 발표를 앞둔 직장인, 오디션을 준비하는 가수 혹은 배우 지망생, 회사의 CEO 등으로. 평소 갈고닦은 기량을 최대치로 이끌어내기 위해, 좌절 앞에서 무너지지 않기 위해, 자신의 잠재력을 묻히게 하지 않기 위해 멘탈수업은 필요하고, 또 도움이 된다. 범박하게 말하자면 멘탈 관리는 건강한 자아를 갖기 위한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이번 달 《topclass》는 '멘탈수업'을 주제로 다양한 인물들을 만났다.▲서울 경찰특공대 전술팀장이자 《슈퍼멘탈》의 저자 박광철 ▲컬링 국가대표팀, SK와이번스, 경남FC 축구팀 등의 멘탈 코치로 활동한 천비키 ▲“좌절은 일상이다”라고 말하는 피아니스트 백혜선  ▲회사생활에서 멘탈을 무너뜨리는 빌런 대처법을 담은 프로그램 〈오피스 빌런〉 이준규·김성 PD ▲멘탈 관리의 기본이 되는 관계 정리법을 설파한 이평 작가 등이다.

이효리·박재범·이영지 등 셀럽들과 박세리 전 골프선수, '일타강사' 이지영 등 소위 '멘탈갑'으로 불리는 셀럽 열전을 비롯해 지치고 힘들 때, 초콜릿처럼 꺼내 먹으면 좋을 달콤 쌉쌀한  인생 명언을 함께 담았다. 

 

배우 이성민·전소니  

이번 달 《topclass》에는 셀럽의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하다.  

〈대외비〉를 함께한 이원태 감독은 이성민을 볼 때마다 놀라는 게 있었다. 카메라 밖에서는 동네 아저씨처럼 친근하게 이야기를 나누던 사람이 카메라 앞에만 서면 어떻게 바로 달라지는지. 그 몇 걸음에 어떻게 그 인물이 되어 카메라 앵글에 담기는지. 이성민 배우와 이야기를 나누다 알았다고 한다. 그는 카메라 앞에서의 몇 분을 위해 다른 모든 순간 자신을 풀어둔다. 고삐를 조여야 할 때 제대로 조이기 위해서다.

여든의 나이에 일생 동안 준비해온 친일파 처단을 실행하는 영화 〈리멤버〉의 한필주, 내가 가장 아끼는 자식은 ‘순양’이라 말하는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의 진양철 회장, 그리고 정치판의 숨겨진 실세를 연기한 영화 〈대외비〉의 권순태까지. 그는 고삐를 조이고 쉴 새 없이 달려왔다. 

“배우의 평가는 작품의 평가와 같이 갑니다. 잘 안되면 그 캐릭터는 잊혀요. 그러니 배우가 기회를 계속 얻을 수 있는 건 아니에요. 계속해서 작품을 할 수 있다는 것도 굉장한 운이죠. 그런데 연기는 해도 해도 끝이 없는 것 같아요. 다른 건 안 그러는데 연기는 다 끝나도 한 번 더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잡힐 듯 잡힐 듯 안 잡히는 무지개 같거든요.”

그래서 쉬지 못한다. 연극 무대에 설 때도 1년에 많이 하면 6~7편도 했다. 한 번 더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 싶어서. 그런데 하고 나면 또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 또 다른 작품을 한다. 더 긴장하고, 더 집중해서. 정답이 없는데 정답을 찾는 마음, 무지개를 좇는데 결국은 손에 닿지 않는 기분이 그를 쉴 수 없게 만든다. 

〈소울메이트〉는 극장가에서 보기 드문 여성 서사를 그린 영화다. 여자들의 우정과 사랑, 청춘의 기쁨과 슬픔, 흔들리며 나아가는 성장 이야기다. 청춘의 삶이 그렇듯 잔잔하게 흐르다가도 때때로 폭풍우가 치고, 또다시 고요해지기를 반복하며 영화 속 인물들도 묵묵히 성장해간다.

극 중 배우 전소니가 연기한 하은은 고요하면서도 단정한 인물이다. 대상을 관찰해 그림으로 세밀하게 묘사해내는 능력을 가졌다. 말수가 적어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기보다 꾹꾹 누르다 절제된 언어로 표현한다. 단짝 친구인 미소나 주변 사람들의 감정을 먼저 챙길 정도로 배려심도 깊다. 그런 하은은 거침없이 자유로운 삶을 사는 ‘소울메이트’ 미소를 동경한다. 전소니는 하은으로 지냈던 시간이 행복한 기억으로 남는다고 말한다.  

“유독 마음을 담아서 만들다 보니까 마냥 궁금했어요. 보는 분들에게 어떤 파장을 남길지, 어떤 기억으로 남을지. 가장 개인적인 이야기가 모두의 이야기라고 하잖아요. 각자의 감정이 깊이 들어가 있어서 모든 이들이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관객들이 영화를 끝까지 봐주면 좋겠고, 어떤 장면이든 그 기억이 오래 살아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수의사 ‘미야옹철’ 김명철·유튜버 ‘뿅글이’  

강아지들에게 ‘개통령’ 강형욱이 있다면, 고양이들에게는 ‘캣통령’ 미야옹철 김명철이 있다. 살랑살랑 꼬리를 흔드는 강아지나 그릉그릉 거리는 고양이만 하루종일 봐도 행복할 것 같은 수의사. 하지만 ‘미야옹철’로 불리는 김명철 수의사가 쓴 책 《수의사는 오늘도 짝사랑 중》에 나오는 그들은 결코 행복하지만은 않다. 병으로 고통스러워하는 동물을 마주하고 그들의 죽음을 가까이서 겪어내야 하는 아픔은 안타깝다. 동물에 대한 애정이 클수록 슬픔은 더 크다. 기쁨과 슬픔이 공존하는, 극과 극의 일상을 살아가야 하는 이들에게 수의사란 ‘극한 직업’일 수밖에 없다. 그를 만나 수의학과에 진학하고, 인턴을 거쳐 수의사가 되기까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이후 고양이 전문병원을 열게 된 사연 등 그간의 여정을 들었다. 

20대의 재테크는 다르다. 이들은 무작정 허리띠를 졸라매지도, 내일의 여유를 위해 오늘의 행복을 보류하지도 않는다. 오직 수익을 내기 위해 하기 싫은 일을 마다 않고 달려들지도 않는다. 크리에이터 뿅글이는 스무 살에 대기업에 입사해 일찍 사회를 배웠다. 직장에 ‘행복한 어른’은 없다는 걸 깨닫고 퇴사 후 재테크, 자기계발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이다. 첫 월급 161만 원으로 시작해 25세에 아파트를 장만하기까지 과정을 공유한 유튜브 ‘뿅글이’는 현재 17.3만 명이 구독하고 있다. 최근 책 《돈은 좋지만 재테크는 겁나는 너에게》를 펴낸 그를 유슬기 기자가 만났다. 

 

조나단 말레식 교수·서범상·이석원 작가 

《topclass》의 연재물들 역시 이번 달 재미를 더했다.  김민희의 ‘심터뷰’에서는 미국 댈러스 출신의 에세이스트 조나단 말레식 교수를 만났다. 그는 펜실베이니아주 킹스칼리지 신학과 종신 교수였다. 꿈꾸던 직업을 갖게 됐지만 고질적인 번아웃에 시달렸고, 교수직을 내려놓고서야 안정감과 진정한 행복을 찾았다. 번아웃의 역사를 문명사적 시각에서 조망한 책 《번아웃의 종말(THE END OF BURNOUT)》은 8개국 언어로 번역 출간 예정이며, 2022년 아마존 ‘넥스트 빅 아이디어 클럽’에서 최고의 책 중 한 권으로 선정됐다. 

그는 “번아웃은 영혼이 앓는 병”이라고 말한다.  
“번아웃의 역사는 50년에 달하지만, 정확하게 정의 내리기 쉽지 않습니다. 연구자들마다 다 다르거든요. 저는 ‘아무런 기능을 못 하는 전적인 무기력’을 번아웃으로 보는 반면, 주말 오후 낮잠이 필요한 상태를 번아웃으로 여기는 사람도 있어요. 그래서 번아웃은 상태가 아니라 스펙트럼으로 봐야 합니다.”

그는 강조한다. “중요한 건 우리 모두 지금 하는 일과는 상관없이 가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라고.  
“태어난 순간부터 밥값을 해야 한다는 기대를 받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귀한 사람들이었지요. 하지만 어느 순간 사람들은 자기가 일하기 때문에 가치 있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그런 생각을 극복하는 게 중요해요. 그러면 우리가 인간으로서 가진 가치를 귀하게 여기는 일자리를 만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요?”

줄 것이 없는 세계에서야 모든 것을 가질 수 있고, 아무것도 원하지 않아야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역설. 그렇다면 번아웃은 ‘성실’과 ‘헌신’으로 포장된 거대한 욕망이 낳은 치명적인 독사과가 아닐지. 문명의 시계는 우리에게 ‘일이란 과연 무엇인지’를 원점에서 묻고 있다. 

'유슬기의 이작가야’에서는 이석원 작가를 만났다. 그는 1994년 밴드 ‘언니네 이발관’으로 데뷔했고 2017년 멈췄다. 서른여덟에 첫 책 《보통의 존재》를 쓴 후로 다섯 권의 책을 냈다. 음악과 글을 통해 대중에게 ‘자신만의 소리’를 들려주는 사람으로 남고자 한다.  

“일상을 살다가 이게 내 작품의 소재가 될 수 있겠구나, 하고 직감적으로 느끼는 순간이 있긴 한데, 남들이 들으면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작고 사소한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살면서 늘 마주치는 일상이야말로 제 모든 창작의 소재와 주제, 영감의 바다입니다. 야구선수들이 공이 잘 맞는 날에는 투수가 던지는 주먹만 한 야구공이 배구공처럼 크게 보이기도 한다잖아요. 제겐 어느 날 좋은 감이 찾아온 타자의 그것처럼 일상의 어떤 작고 사소한 것도 크고 거대하게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 같은데, 아마도 이건 신이 제게 주신 거의 유일한 재주가 아닐까 합니다.”   

최인아 책방에서는 잡지인 듯 단행본인 듯한 《노마드 인터뷰 (NOMAD INTERVIEW)》의 저자 서범상을 만났다. ‘박연준의 응시’는 '혼탁한 마음 관찰하기'를 제목으로 마음에 돋은 가시에 대해 이야기한다. 

서 기자의 동네책방에서는 인생의 선명도를 높여주는 따스한 공간, 사진전문 독립서점 겸 문화 공간 ‘픽셀 퍼 인치’를 소개한다. 아날로그 감성이 물씬 풍기는 공간에는 국내 작가의 사진집과 사진 포스터는 물론, 필름 카메라 사용자라면 흥미로워할 흑백 필름과 슬라이드 필름, 일회용 카메라를 비롯해 사진을 이용해 만든 파우치나 마우스패드, 열쇠고리 등 갖가지 굿즈로 가득하다. 그 시절 감성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추억을, 필름 카메라가 생소한 MZ세대에게는 신선한 재미를 안겨준다. 

한편, 잡지 마니아의 애독서로 자리 잡은 《topclass》에서 테마별 2+1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진로를 탐색하는 당신에게' '쉼이 필요한 당신에게' '달라지고 싶은 나에게' '마음을 살피고 싶은 나에게' '진짜 어른을 만나고 싶은 당신에게' '다른 길을 걷고 싶은 당신에게' 등을 주제로 3권 패키지를 할인된 가격에 만날 수 있다.

《topclass》는 매달 25일, 전국 대형서점과 온라인 서점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