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떤 민족이기에 이렇게 노래 잘하는 사람이 계속 등장할까. <내일은 국민가수>가 반환점을 돌았다. 기존의 <미스트롯><미스터트롯>의 서사에서 절정에 해당하던 대목은 리더들이 팀을 꾸려 팀미션으로 콘서트를 열고, 각팀의 솔로가 팀의 운명을 건 대장전을 하는 본선 3차다. 이 무대에서 임영웅은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를 불러 팀을 기사회생 시키는 드라마를 썼고, 그는 오디션이 낳은 전무후무한 스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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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결승전을 앞둔 국민가수, TV조선

<국민가수>의 본선 3차는 <미스트롯> <미스터트롯>과 같은 형식으로 진행됐지만 참가자들의 면면이 다르다. 만 3세부터 누구나 지원이 가능했던 <국민가수>에는 발라드, 포크, 댄스, 팝 등 경계가 없는 장르의 노래가 불려진다. 심사위원도 트로트에 정통했던 장윤정과 조영수가 빠지고 백지영, 김범수, 케이윌, 이석훈 등이 그 자리를 채웠다.

국민가수의 면면, 뜻밖의 순수함과 수수함 

참가에 제한도, 장르의 구분도 없는 이 오디션에서 탄생할 국민가수는 어떤 모습일까. 본선 3차가 지나자 그 윤곽이 조금은 보이기 시작한다. 먼저 각팀의 리더, 대장들이 현재 이 무대를 이끌고 있다. 박창근, 이병찬, 박장현, 임한별 등이 그렇다. 본선 3차를 지나며 마스터들은 <국민가수> 정체성을 이렇게 소개했다

케이윌은 “(전 역도선수이병찬의 성장기”, 김범수는 “(공황장애를 앓는) 박장현의 극복기라고 평했다. 예심에서 손을 떨며 무대에 오른 이병찬이 준결승에 오를 정도로 가수로 완성되어 가는 모습, 무대에서 음이탈을 겪은 뒤 공황장애를 앓던 박장현이 노래로 받은 상처를 노래로 치유하는 모습<국민가수>의 한 축을 이끄는 스토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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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민투표 1위를 달리는 이병찬 , TV조선

한편 참가자들은 국민가수의 최종병기로 박창근을 꼽는다. 그는 예심 1위로 <국민가수>를 시작했다. 그가 부른 그날들’, ‘미련’, ‘외로운 사람들은 기어이 사람들의 숨을 죽이고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다. 욕심없는 노래를 부르던 그가 팀원들을 위해서 1등이 하고 싶다고 말할 때, 울지 않겠다던 그가 반주 중에 속울음을 삼킬 때 마스터 김준수의 말처럼 그의 노래는 한편의 영상이 되어 무대에 상연됐다.

K팝을 알릴 국민가수의 얼굴이 이렇게 선량하고 맑은 음색의 50대 포크송 가수였을 줄 우리는 모두 알지 못했다. 그는 그저 한 지역의 대학에서부터 거리, 무대를 지키며 일생 노래하는 사람으로 살아왔고, 문득 <국민가수>에 소환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오디션이기에 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두지 않고, 자신을 과장해 포장하지도 않고 그저 기타 한 대를 둘러매고 노래한다

한 사람의 노래 인생이 담기는 오디션의 마법 

우후죽순 솟아나는 오디션 중에서도 또 오디션을 보게 하는 힘은 이런 데에 있다. 오디션이 아니라면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사람을 면전에 두고 점수를 매기고, 남는 자가 있으면 떠나는 자가 생기는 냉혹한 승부의 세계이지만 이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여전히 순연히 빛나는 것들이 있다. 혹자는 <국민가수>의 채널, 주시청층이 노령층이기에 참가자들도 그 시대의 노래를 전략적으로 선택한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국민가수>의 노래들은 7080에 어울리는 노래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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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사람들'을 부른 박창근

박창근은 그저 자신이 부르던 노래를 부를 뿐이다. 그가 수십 년간 불러왔던 노래를 그저 부른다. 노래 한 곡에 그의 23년의 노래인생이 함께 흘러나온다. ‘어쩌면 우리는 외로운 사람들이라 이렇게 만나고 노래를 부르고 노래를 듣는지 모른다. 그는 진정 총상금 3억원의 국민가수의 왕관을 쓰게 될까. 사실 그의 노래를 듣다보면 그런 생각도 경홀히 들지 않는다. 

상금은 올랐지만 트로트만큼 큰 화제는 만들지 못한 <국민가수> 오디션그럼에도 불구하고 2년 만에 대국민콘서트의 객석을 채운 이들과 이들의 무대를 경험한 이들은 저마다 잊지 못할 어떤 순간들을 가지고 갔을 것이다. 이 냉혹한 승부에도 진심은 통한다는 동화같은 이야기, 그 마법의 순간을 보고파서 여전히 우리는 오디션을 기다리는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