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어디까지 왔나

셀트리온과 GC녹십자가 선두, 종근당과 대웅제약도 추격 중

최선희 객원기자 |  2020.12.15

코로나19가 다시 무서운 기세로 확산되면서 백신과 치료제 개발은 초미의 관심사다. 최근 영국과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 백신이 승인되거나 접종을 시작했지만 국내 도입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제약사들은 백신보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백신보다 치료제 상용화가 더 빨리 이루어질 전망이다.  

 

GC녹십자 혈장치료제 연구 ⓒ조선DB


가장 속도가 빠른 곳은 셀트리온과 GC녹십자다. 셀트리온은 이달 안으로 현재 개발 중인 코로나19 항체치료제 ‘CT-P59’의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도 14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을 통해 “항체치료제는 경증 단계, 즉 초기에 발병했을 때 투여하게 되면 중증으로 진행돼 사망에 이르는 중증화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증화가 될 우려가 큰 고위험군에게 조기 투여 시 중증화와 사망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GC녹십자의 혈장치료제 ‘GC5131A’는 이미 치료 목적으로 긴급 승인돼 일부 중증 환자들에게 투여됐다. 지난 7일 칠곡경북대학교병원에서는 코로나19 70대 남성 환자가 GC5131A로 치료를 받고 완치 판정을 받았다. ‘치료 목적 긴급 승인’은 임상시험 중인 의약품을 생명이 위급하거나 대체 치료 수단이 없는 응급 환자에 쓸 수 있도록 식약처가 승인하는 제도다. 현재 GC5131A의 임상 2상은 국내 12개 병원에서 진행 중이며, 연내 마무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두 제약사의 제품은 각각 혈장치료제와 항체치료제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혈장치료제는 코로나19 완치 환자의 혈액에서 혈장을 분리, 그 안에 다량 들어있는 항체를 이용하는 원리다. 반면 항체치료제는 세포 배양을 통해 직접 항체를 만드는 방식이라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두 제품 모두 내년 초에 조건부 승인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건부 승인이란 임상 2상 단계에서 승인받는 것으로, 향후 유효성과 안정성 등에서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최종 승인을 받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곧바로 승인이 취소된다.


종근당, 임상 3상 참여 승인… 다른 곳은?


부산 동구의 한 요양병원에서 전수검사 받는 직원들. 부산은 15일 0시부터 2주간 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가 적용됐다. ⓒ조선DB


다른 제약사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그중 눈에 띄는 것이 종근당과 대웅제약이다. 종근당은 어제(14일) 호주 식약처로부터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대규모 글로벌 임상 시험 프로젝트’의 임상 3상 참여를 승인받았다. 현재 러시아에서 진행 중인 임상 2상도 순항 중이다. 대웅제약은 만성 췌장염 치료제의 임상시험을 통해 코로나19 환자들의 염증 개선 효과를 얻었고, 또 다른 후보물질인 ‘DWRX2003’의 임상 2상 시험 계획을 신청한 상태다.

부광약품의 B형간염 치료제 ‘레보비르’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세포 내 복제 및 세포 내 진입 자체를 차단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제넥신은 면역항암제 후보물질을 이용해 코로나19 경증 환자가 중증으로 악화되는 것을 막는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뛰어든 국내 제약사들은 대부분 다른 질병을 위해 개발되었거나 개발 중인 약물을 코로나19에 새롭게 적용하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계 전문가들은 “약물 재창출 시험은 다국적 기업보다 제약환경이 열악하고 신약 개발 경험이 적은 국내 제약기업들이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이라고 설명한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와 방역에도 확진자 수는 더 늘고 있고, 정부의 백신 확보 계획은 오리무중인 지금, 우리나라는 치료제 개발이 백신보다 더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된다. 제약사들 역시 내년 상반기 사용 승인을 목표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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