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여정의 찬란한 여정, 그는 정말 아카데미의 주인공이 될까

봉준호가 극찬한 ‘미나리’는 어떤 영화

유슬기 기자 |  2020.12.22

미나리는 아무데서나 잘 자란다. 청정지역에서 기른다면 그냥 먹어도 된다. 여러해살이 식물인 이 풀은 얼마 전 동명의 영화로 제작됐다. 정이삭 감독은 실제로 이민 2세다. 낯선 미국, 남부의 메마른 땅에 희망의 씨앗을 틔우려는 한국인의 이야기는 그의 부모님의 삶을 아들의 눈으로 담은 자전적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작품의 제작자는 브래드 피트다. 그가 이끄는 플랜 B 엔터테인먼트는 미나리>에 제작을 맡았다.


영화


가족의 힘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는 가시밭길

병아리 감별사로 10년을 일하다 자기 농장을 만들기 위해 아칸소의 시골 마을로 이사 온 아버지 역은 옥자>에도 등장한 바 있는 스티브 연이, 하지만 아칸소의 황량함에 지쳐 다시 캘리포니아로 돌아가고 싶은 어머니 역은 배우 한예리가, 이들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한 외할머니 역은 배우 윤여정이 맡았다. 그리고 영화는 손자인 데이비드의 시선으로 그려진다.

그리고 할머니 순자 역을 맡은 윤여정이 현재 아카데미 조연상으로 호명되고 있다. 정이삭 감독의 말에 따르면 순자는 ‘겉으로는 고약한 말을 하지만 누구보다 이들을 사랑하는 할머니. 할머니이되 한 인간으로서 개성과 면모가 뚜렷’하다. 그리고 이 인물에는 당연히 윤여정이 투영된다. 그의 말마따나 그의 연기 인생은 ‘전형성을 탈피하기 위한’ 몸짓의 일환이었고, 덕분에 그의 순자는 전형적인 할머니가 아니라 입체적인 인물이 됐다.

윤여정은 현재 선셋 필름 서클이 주최하는 미국 선셋 필름 서클 어워즈에서 여우조연상을, 보스턴 영화비평가협회가 주최하는 제41회 보스턴 비평가 협회상 여우조연상, 그리고 LA 비평가협회상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특히 매년 12월 LA 영화 비평가들이 우수 영화를 선정하는 LA 비평가협회상은 골든글로브와 함께 아카데미상의 수상을 점치는 영향력 있는 비평가상이다.


영화


윤여정에게도 혹독했던 미국에서의 12년

윤여정에게도 이 영화는 자전적 요소가 있다. 그는 결혼 후 미국에서 12년을 살았다. 배우로서 전성기를 구가하던 그는 돌연 결혼 후 미국으로 떠났다. 타지에서 오직 주부로 12년을 살았다. 아들 둘을 키웠고 남편과는 헤어졌다. 그에게도 이국의 땅은 인생의 혹독한 시절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 시절을 통해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생활인이 됐고, 이 후 그의 연기에는 생계라는 무게가 가져다 준 진솔함과 진실함이 덧입혀졌다.

그는 인터뷰에서 "내 나이가 되면 어떤 타이틀을 맡느냐, 어떤 상을 받느냐보다 누구와 작업하느냐가 중요해진다"고 했다. 그런 그의 마음을 움직인 게 정이삭 감독이다. 윤여정은 정이삭의 성품과 태도, 그리고 작품에 매료되었다고 했다. 그가 물은 건 단 한가지다. "네 할머니처럼 해야 되느냐", 감독은 아니라고 했고, 덕분에 독보적인 순자가 탄생했다.


봉준호 감독과 정이삭 감독의 대담

이미 지난해 아카데미 4관왕에 등극하며 아카데미의 왕좌에 오른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은 미국 버라이어티>지 와의 대담에서 정이삭 감독과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봉준호: 가족분들도 다 영화를 보셨을까요. 가족들에게 선물이 되었을 거 같아요.

정이삭: 네. 다 보셨어요. 지난 추수감사절 즈음이었어요. 당시엔 추수감사절 식사를 망칠까봐 걱정했어요. 솔직히 말하면 영화 프리미어 때보다 더 무서웠어요. 하지만 다들 좋아해주셔서 멋진 시간이 됐습니다.

봉준호: 시나리오를 쓰고 촬영하는 과정에서, 또 어른이 된 시점에서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나요. 그 당시에는 이해할 수 없던 것들까지요.

정이삭: 영화 속 아들처럼 제 딸이 지금 7살이에요. 저는 영화가 부모님을 다른 방식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그리고 부모님이 미나리>를 보셨을 때 제가 부모님을 어떻게 바라봤는지 그들도 느끼게 되었어요. 부모님에 ‘네가 우리를 이해하는구나. 우리를 제대로 봤어’라고 하셨는데 그게 저에겐 엄청난 감동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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