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히 어두운 밤을 받아들이지 마오

불능의 시대에 미술이 갖는 의미

김토프  |  2020.12.17

순수히 어두운 밤을 받아들이지 마오
꺼져가는 빛을 향해 분노하고, 또 분노하시오
-딜런 토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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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투는 서울 마포구 연남동과 성수동의 챕터투 야드 전시 공간에서 그룹전을 연다. 송수민, 우정수, 유재연, 이목하 작가 등 각자 상이한 스타일로 자신만의 예술적 영역을 지켜온 전업 작가들이다.

전시는 기본적인 인권이 제한되고 생존과 직결된 행위에 매몰된 일상에서 과연 미술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 가에 대한 성찰을 담았다. 혼란의 시기에 우리를 인간적으로 살게 하는 것은 미술이 가지는 본질적 가치다. 미술은 인간의 시각과 감정을 자극하여 우리를 생각하게 하고 느끼게 한다. 인간만이 향유할 수 있는 고유한 지적 영역이다.

관찰하고 사색하며 경험의 누적으로 각자의 개별성을 확립하고 정신적 고양을 추구하며 인간의 본성을 지키는, 미술은 단절된 사회에서 인간성을 찾고 사람과 사람을 잇는 단초다.


'불능의 시대', 상기하고 기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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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은 작품으로써 서로를 연결하며 통합된 메시지를 던진다. ‘역사적 도상의 창의적 인용’ ‘평온함과 시스템적 실패의 기묘한 동거’ ‘타자성에 대한 집요한 탐구’ ‘환상과 현실의 간극에 대한 페어리 테일’이라는 단서를 품고, 전시 공간 안에서 시각적으로 유려하게 펼쳐낸다.

전시의 타이틀은 영국 웨일스 출신의 저명한 시인인 딜런 토마스(Dylan Thomas, 1914 - 1953)의 대표작에서 따왔다 . ‘순순히 어두운 밤을 받아들이지 마오’ ‘꺼져가는 빛을 향해 분노하고, 또 분노하시오 (Rage, rage against the dying of the light)’ 라는 문장이 후렴에 반복되는 이 시는 큰 격동을 겪은 이 시대, 혼돈에 빠진 세상과 그 구성원인 우리 자신에게 향하는 외침과 같다.

'불능의 시대'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는 2020년. 작가들은 변혁의 이정표를 세우고 작품으로 무언의 호소를 던진다.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성급한 기대로 2020년과 작별하지 말라고. 또 지금에 분노하며 의미 있는 무언가를 떠올리고 상기하고 기억하라고.

한 해가 저물어가는 지금. 올해를 되돌아 보며, 또 새해의 시작을 열며 음미해봄직한 전시다.

전시는 12월 17일부터 2021년 1월 1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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