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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그 반인권적 이름에 대하여

치매 대신 이 말로 바꿉시다!

최선희 객원기자 |  2020.11.27

지난 11월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치매 정명(正名):치매라는 반인권적인 이름을 바로잡아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을 쓴 이는 치매 환자를 진료하는 신경과 의사이자 치매 관련 전문지 <디멘시아 뉴스>의 발행인인 양현덕 박사. 그는 최근 <치매 정명>이라는 책까지 발행하며 치매 병명 개정에 앞장서고 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우리나라 치매 환자는 이미 70만 명을 넘어섰고, 노인 네 명 중 한 명은 치매에 걸리는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나라 노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환도 바로 치매다. 마땅한 치료법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질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한몫을 한다. 그 배경에는 치매라는, 반인권적이며 차별적인 병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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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는 환자와 가족들에게 모멸감을 주는 병명이라는 공감대가 넓어지고 있다. 그 대안으로는 인지저하증, 실지증, 인지증, 뇌퇴화증 등이 거론된다. Ⓒ셔터스톡

 

어리석고 미련하다고?

치매는 어리석다는 뜻의 ‘치(痴)’와 미련하다는 의미의 ‘매(呆)’를 합친 단어다. 19세기 후반 일본의 정신의학자이자 역사학자인 쿠레 슈우조가 ‘디멘샤(dementia)’, 즉 ‘정신의 부재’를 뜻하는 라틴어 의학용어의 어원을 한자로 옮긴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즉 ‘어리석고 미련한 상태’임을 반복해 강조하며 치매 환자를 비하한다.

이러한 이유로 2011년 한 국회의원이 ‘치매라는 병명이 뇌질환으로서 해당 질병의 특징을 왜곡하고 환자와 그 가족에게 모멸감을 준다’며 ‘치매관리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이후 국회나 정부 차원에서 몇 차례 더 시도되었지만 국민적 공감대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번번이 무산되었다.

 

병명이 편견을 부른다 

치매처럼 부정적 의미를 가진 질병들의 명칭 변경 사례로는 간질, 정신분열증, 나병이 있다. 이들은 각각 뇌전증, 조현병, 한센병으로 바뀌었다. 그 결과 이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 대한 인식은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병명의 중요성과 함께 치매를 다른 이름으로 바꾸어야 하는 이유다. 대체 병명 마련을 위한 일반인과 유관 기관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선택지로 제시된 몇 가지 대안 중 ‘인지저하증’에 대한 선호도가 가장 높았다.

이웃 나라들을 살펴보면, 같은 한자 문화권에 속하는 중국, 일본, 대만, 홍콩도 과거에는 치매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하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 우리나라를 제외하고 모두 실지증(失智症), 인지증(認知症), 뇌퇴화증(腦退化症) 등으로 명칭을 바꾸었다.

양 박사는 “다행히 현 정부에서 치매 명칭 변경을 다시 한번 추진할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부디 과거의 명칭 변경 보류가 반복되지 않도록, 이번에는 치매 환자 가족들의 간절한 바람에 귀 기울여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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