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하선에 대한 평가가 너무 박했나

박하선, <산후조리원>이어 <며느라기>까지 연타석 홈런

류버들 온라인팀 기자 |  2020.11.25

박하선이 배우로 대중에 각인된 건 2010년 드라마 <동이>에서 인현왕후 역할을 맡으면서다. 단아하고 차분한 인현왕후는, 지아비(숙종)를 최고로 알고 섬기며 그의 여러 만행(?)에도 묵묵히 그의 곁을 지키던 여인이다. 가부장적 분위기가 최고조인 조선시대, 그 중 왕실은 종묘사직의 끝판왕이다. 그 끝판왕의 끝에서 모범적인 아내상이었던 이가 바로 인현왕후였다.

bh1.jpg
드라마 <산후조리원>, tvN

 

이 작품으로 그해 신인상을 수상했던 박하선은 이후 뜻밖의 선택을 한다. 자신의 단아하고 청순한 이미지를 밀어붙이기보다, 도전과 모험을 택했다.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에 등장해 코믹 연기를 능청스레 해내더니, <진짜 사나이> 여군편에서는 예능이 아닌 다큐처럼 군생활에 임했다. 누구보다 씩씩했고, 누구보다 진지했다. 훗날 영화 <청년경찰>에서 그가 조교로 등장한 건 그 늠름했던 모습이 영향이 있었을 것이다.

 

단아한 하선씨의 뜻밖의 선택들  

이 반전의 반전의 반전의 묘를 아는 배우의 다음 선택은 <산후조리원> 그리고 <며느라기>. <산후조리원>8부작 드라마, <며느라기>는 카카오 TV에서 방영되는 드라마다. 새로운 포맷이거나 새로운 채널이라는 것도 도전인데, 눈에 띄는 건 그가 맡은 캐릭터다

<산후조리원>에서 일명 사랑이 엄마로 통하는 조은정(박하선)은 조리원의 최고위층(?)이다. 무려 쌍둥이 아들을 자연주의로 출산했고, 현재도 독박육아 중인데 그 와중에 셋째 아들(!)을 출산했다. 그럼에도 24개월 모유수유를 고집하고, 36개월까지는 엄마가 전적으로 맡아 보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그러면서 골프 선수인 남편 내조도 도맡고 있고, 자기관리도 확실해서 산모계의 이영애로 불린다.

이 비현실적인 캐릭터이자 공공의 적이기도 했던 그는 조리원에서 2주 동안 다른 동기들을 만나면서 달라진다.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신화에 부응하기 위해 애쓰는 대신, 엄마도 신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걸 인정하기 시작한다. 남들에게 보이는 것 뿐 아니라, 자기 자신이 느끼기에도 자신이 행복해야 한다는 것. 뭐든 괜찮다고 하기 전에 힘들다는 말도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알아간다. 결국 마지막 회에서 조은정은 내일 경기가 있어서..(아이를 볼 수 없다)”라는 남편에게 나도 내일 애 봐야 한다, 그것도 셋이나라고 말할 수 있게 된다.

bh2.jpg
드라마 <며느라기>, 카카오 TV

 

<산후조리원>의 은정이, 남들의 기대, 세상의 기준에 딱 맞추어 살다가 변화하는 인물이었다면 <며느라기>의 민사린은 이미 만들어진 세상이 뭔가 이상하다는 걸 알아가는 인물이다. “나만 잘하면 될 줄 알았다고 시작한 이 드라마는 이상하고 아름다운’, 아니 이상해서 아름다운며느리 되기에 균열을 낸다. 결혼 후 처음 시어머니 생신상을 차리는 이야기가 첫 에피소드였는데 이 당연한 관행에 물 흐르듯 흘러가는 이야기는, 사린의 시점에서 카메라를 돌리는 것만으로도 괴이한 부분들을 발견하게 만든다.

 

박하사탕같은 시원함을 선사하는 최근 그의 드라마  

자기 어머니 생신에, 친자식은 왜 일어나 식사 준비를 하지 않는지’, ‘시어머니 생신상에 왜 친정 어머니가 동원되어야 하는지’. ‘자신이 차린 상에서 며느리는 왜 소외되는지’, ‘남은 과일은 왜 며느리가 먹어 치워야(?) 하는지’, 등이다. 이제 1회가 방영되었을 뿐인데 반응은 뜨겁다. <산후조리원>의 박하선이 공고한 모성애 세계의 상징같은 인물이었다면, <며느라기>의 박하선은 이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되어 화면을 누빈다. 

<산후조리원>이 시청률과 화제성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리기가 무섭게 <며느라기>의 반응도 뜨겁다. 첫 회 뷰가 100만을 바라보고 있다. 차분하고 단아한 인현왕후로 등장한 박하선은 이제 그 이미지를 깰 뿐 아니라, 비틀며 입체적인 드라마를 만들고 있다.

실제로 그는 결혼과 출산 육아 후 배우로서 경력단절을 겪었다고 한다. 같은 기혼인 제작진도 미혼을 더 선호했다는 그의 이야기에 배우의 삶 역시 다르지 않다는 공감대가 있었다. 더구나 밤을 새워 촬영을 해도 '육아보다는 쉽다'니 정말 그렇다. 카메라 안팎에서 격공을 선사하는 박하선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는 이제부터가 찐이다.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보내기
  • 목록 
  • 프린트

today's pick

magazine 인기기사

topp 인기기사

daily 인기기사

더 볼만한 기사

10개더보기
상호 : ㈜조선뉴스프레스 / 등록번호 : 서울, 자00349 / 등록일자 : 2011년 7월 25일 / 제호 : 톱클래스 뉴스서비스 / 발행인 : ㈜조선뉴스프레스 이동한
편집인 : 이동한 / 발행소 : 서울시 마포구 상암산로 34, 13층(상암동, 디지털큐브빌딩) Tel : 02)724-6875(독자팀) / 발행일자 : 2017년 3월 29일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민희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15-서울마포-0073호 / 사업자등록번호 : 104-81-59006
Copyright ⓒ topclas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

조선뉴스프레스 | 광고안내 | 기사제보 | 독자센터 | 개인정보 취급방침 | 인터넷신문윤리강령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위원회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