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혼자 산다>, 그리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기안84 논란에 대처하는 가장 나쁜 자세

류버들 온라인팀 기자 |  2020.08.22

 2020년 8월 21일, 오늘자 방송이 송출되기까지, 가장 고민이 깊었던 건 <나혼자 산다> 제작진이었을 것이다. 지난 한 주 동안 기안84와 관련된 논란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뜨겁게 달궜고, 이 논란의 종지부를 찍는 당사자로 기안84 개인 뿐 아니라 그가 몸담은 웹툰 제작사와 방송사도 호출됐다. 그리고 그 혼란과 논란의 한 가운데에서 <나혼자 산다>가 방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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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자 산다> 배우 곽도원편, MBC

 

무대응을 선택한, <나혼자 산다>

 방송을 보고나니 허탈하다. 제작진은 과연 이 논란을 지켜보는 이들만큼 고민했을까 반문이 든다. 오늘자 방송분, 특히 배우 곽도원 편에서 그의 충만한 제주 라이프는 충분히 매력적이었지만 그 매력에 집중하기엔 정신이 사나웠다. 과연 제작진이 기안84를 어떻게 다룰지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했기 때문이다. 이들이 지혜롭고, 현명하게 길을 찾기를 바랐다. 그것이 현재 가장 장수멤버이자 터주대감이 된 기안84에 대한 예우이자, 시청자에 대한 예의일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제작진은 예우도, 예의도 저버렸다. 지난 한 주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모르겠다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지난주나 지지난주와 다름없는, 한 치의 성의도 없는 편집이었다. 기안84의 리액션과 표정은 전과 다름없이 자연스레 프로그램 안에 녹아들었다. 이는 맥락없는 통편집보다 어떤 면에서 무례하게 느껴졌다. 지난 한 주 동안 그 뜨거운 논란의 도가니탕을 지켜보며 함께 쏟아 부었던 고민과 에너지가 무용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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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안84의 성공기를 담은 <나혼자 산다>, MBC

 

 그가 출연한 2016년 이래 기안84가 논쟁의 주인공이 된 건 처음이 아니다.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횡설수설하는 모습, 성훈이 출연한 패션쇼에서 그의 이름을 크게 부른 모습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나혼자 산다>를 오래 지켜본 이들은 그가 공황장애 약을 먹고 있으며, 이를 얼마나 반성하고 개선하고자 노력하는지 또한 지켜봤기에 이 또한 <나혼자 산다>의 한 에피소드로 지나갔다.

 <나혼자 산다>는 그간 무지개 멤버가 논란에 휩싸였을 때 이를 정면돌파 해왔다. 기안84는 사과의 아이콘이라 애플84라 불렸고, 전현무와 한혜진이 불시에 하차했을 때도, 이들의 연애만큼이나 결별도 건강하게 받아들였다. 그리고 남은 자들은 이 상황을 묵묵히 해쳐나갔다. 칭찬이든 비난이든 <나혼자 산다>는 자신들에 대한 시청자의 반응에 민감하게 반응했고, 그것이 보는 이들의 멤버십까지 공고하게 만들었다.

 예의도, 예우도 모두 버렸다

 그랬던 <나혼자 산다>였기에 이번 대응은 더욱 뜨악하다. 기안84<복학왕> 광어인간 에피소드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이들에게 상처를 준 사건이다. 물론 MBC는 웹툰의 제작사가 아니다. 그러나 그를 발굴해 기안84와 세계관을 공유했고, 그가 창작물을 만드는 과정과 그로 인한 성취를 상찬했다. 그는 웹툰과 방송을 통해 부와 명예를 가진 자가 되었다. 무엇보다 <나혼자 산다>는 기안84라는 멤버를 끌어안음으로서, 다소 사회생활에 부적합하고 서툴지만 순수하고 천재적인 예능인이자 아티스트로 그를 자리매김하게 했다.

 <나혼자 산다>의 에피소드 중 초등학생들은 일일교사로 온 그를 영웅처럼 존경했고, <나혼자 산다>의 서사는 그의 이런 성공기를 세밀하게 담으며, 기안84가 가진 영향력과 호감도를 증축했다. 그리고 지금 그는 그 영향력으로 보는 이들에게 모욕감을 안겼다. 기안84, 또 작가의 표현의 자유를 지지하는 이들은 말한다. 그러면 그의 웹툰을 보지 않으면 되지 않느냐고. 맞다. 작가의 세계관을 거부한다면, 보지 않으면 된다. 그렇다면 <나혼자 산다>? 이 역시 프로그램을 보지 않으면 그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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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학왕> 광어인간 편에 대한 기안84의 사과문

 

현재의 논란 혹은 논의는 한 사람을 퇴출시키거나, 그를 망가뜨리는데 있지 않다. 대중매체는 항상 새로운인물을 찾고, 그렇게 발견된 인물은 대중에게 영향을 끼치게 된다. 그것은 막강한 권력이다. 그가 그 권력으로 약자를 조롱할 때, 그 책임은 비단 한 사람의 것이 아니다. 그에게 그 힘을 부여한 매체에게도 이를 옹호한 대중에게도 있다.

 다음주를 기다리는 공평한 불편함

 매체에서 인기를 얻은, 대중의 인지를 얻은 이들 모두가 무흠한 성자일 수는 없고 또 이를 강요할 수도 없다. 그러나 그가 과오를 범했을 때, 어떻게 이를 수습하고 같은 비극을 반복하지 않을지는 함께 모색할 수 있다. <나혼자 산다>는 과연 그 길을 찾았을까. 차라리 이들이 길을 잘못 찾았다면 이보다는 나았으리라. 이들은 더 나쁜 선택을 했다. 그러니까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기안84는 이번 녹화에 불참했다고 한다. 그러나 하차는 아니라고 한다. 그렇다면 다음 주에는 어떤 풍경이 펼쳐질까. <나혼자 산다>를 비난하는 이들에게나, 응원하는 이들에게나 공평하게 불편한 한 주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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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건의 글이 있습니다. 작성일순 | 찬성순 | 반대순
  정직   ( 2020-08-23 )    수정   삭제 찬성 : 0 반대 : 0
우리주변에 여러곳에서 나쁜짓을 하고 다니는 사람들이나 처벌 해 주시길바랍니다.
 이웹튼 보다 휄씬 더 자극적인 성. 사기 .살인까지도 난무한 창작물이 한 두 개 인가요.
 실제로 행동해서 벌어진 일도 아니고
 너무 오버하는 것 같고 본인 들이나 지킬것 바르게 지키고 사는지요.
 본인들 모습이나 뒤 돌아 보시길 바랍니다.
 웹튼은 웹튼이고 그냥 창작물입니다.
 기안84가 무슨 죽을 죄를 지었는지요.
 제발!!! 이 상황이 보아 주기 힘들고 화가납니다..
 
  오이패드   ( 2020-08-22 )    수정   삭제 찬성 : 0 반대 : 0
불편하면 안봐도 되는건 웹툰이죠. 나혼자 산다에 나오는건 큰 문제 없다고 보는데요...
     ( 2020-08-22 )    수정   삭제 찬성 : 0 반대 : 0
저도 논란이 되고있는 만화를 읽었는데도 그렇게 해석하시는 분들의 생각에 더 놀랬습니다.
 그리고 기안84가 나혼산에 출연하고는 있지만 나혼산안에서 문제될만한 일이있던것도 아닌데 왜 자꾸 방속국에 뭐라고 하나요? 이런 선동질이나하는 당신들이 더 불편합니다.
  dd   ( 2020-08-22 )    수정   삭제 찬성 : 1 반대 : 0
선동좀 작작하세요 당신만 그렇게 생각하지 문제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기사 쓰기전에 기사 댓글이나 민심좀 살피고 쓰십시오 오죽하면 같은 여자들도 페미니스트들 행동을 비판하는지 생각좀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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