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가면, 다시 너를 볼 수 있을까

랜선으로 떠나는 언택트 여행 명소 #1. 부산편

류버들 온라인팀 기자 |  2020.08.19

 현 세대는 자유롭게 해외를 여행했던 마지막 인류일지 모른다. 당분간 우리는 비행기를 타고 다른 나라에 가거나, 왁자지껄한 공연장에 가는 일도 없을 것이다. 여름은 여전히 뜨겁고, 일상을 벗어나고픈 마음은 굴뚝같다. 코로나가 바꾼 휴가 풍경, 국내에서는 부산이 최애 휴가지로 뜨고 있다.

 

 부산 대표 언택트 뷰포인트 황령산

 20대 직장인 A씨는 여름 휴가를 맞아 친구들과 부산으로 여행을 떠났다. 매년 여름이면 지인들과 가보지 못한 나라 여행계획을 세우고, 그 날만을 기다리며 1년을 버텼는데 올해는 달랐다. 부산 출신 직장 동료의 가이드를 받아 부산 23일 여행을 다녀왔다.

 부산에 가는 가장 빠른 방법은 SRTKTX를 이용하는 것이지만 혹시나 모를 감염 위험을 우려해 카셰어를 이용했다. 휴게소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거리를 유지하며 시설을 이용했고, 음식은 테이크 아웃해 차 안에서 먹었다. 휴게소 푸드코트에는 이미 테이블마다 가림막이 세워져 있었지만 식당을 이용하는 인원은 전보다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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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령산 봉수대에서 본 부산 야경의 모습, Ⓒ류버들

 5시간 30분 정도를 교대로 운전해 부산에 도착했다. 저녁에 도착한 터라 첫 번째 일정으로 황령산 봉수대에 올랐다. 부산 로컬의 말을 빌자면, “진빼이 야경을 볼 수 있는 곳이다. 황령산에는 조선시대에 바다를 통해 들어오는 왜구를 발견해 급보를 올리던 봉수대가 있다. 임진왜란 당시에도 황령산 봉수대에서 가장 먼저 불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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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또다른 명물 광안대교

 사방이 탁 트여 있고 높은 곳에 있어야 기능을 하던 봉수대, 때문에 현재 후손에게는 최고의 절경을 볼 수 있는 곳이 됐다. 동쪽으로는 해운대와 해운대를 둘러싼 높은 마천루가, 동남쪽으로는 광안대교가 넓게 펼쳐진다. 황령산에서 야경을 즐길 수 있는 곳은 정상 쉼터와 전망대다. 근처 주차장에 차를 대고 오르막길을 오르면 너른 데크가 마련돼 있다. 저마다 원하는 곳에서 탁 트인 야경을 바라보며 모처럼 눈과 마음이 시원해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국제시장 맞은편 남포동 곱창골목

 국제시장은 1945년 광복 후 일본인이 철수하면서 부평동 공설시장 일대에 전시통제물자를 한꺼번에 팔았고 갖가지 물건이 쏟아져 나오면서 생겼다. 1950년 한국전쟁 후에는 피난민들이 장사를 시작하면서 군용물자와 온갖 상품이 부산항을 통해 밀수되었고 공구, 포목, 전기류 등 없는 게 없는 시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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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친구>, 부산에서 조우한 두 사람은 곱창집에서 술잔을 기울인다.

 격동의 현대사를 담은 이 시장은 현재는 부산국제영화제의 거리로 이어져 부평깡통시장, 자갈치시장 등과 함께 비프광장로가 됐다. 이 시장 골목 맞은편에는 남포동 곱창골목이 있는데, 이곳이 또 로컬이 꼽는 명소다. 부산 맛집하면 돼지국밥, 밀면 등만 생각하지만 의외로 곱창도 선전하고 있다.

 영화 <친구>에서도 오랜만에 조우한 친구들이 곱창집에서 술잔을 기울이는 장면이 나온다. 여름밤에는 야외에서 곱창을 굽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코로나 이후에는 테이블간 간격도 넓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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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포동 곱창골목의 테이블은 야외로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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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포동 곱창골목 Ⓒ류버들
  

 나는 그래 생각한다. 힘든 세월에 태어나, 이 힘든 세상 풍파를 우리 자식이 아니라 우리가 겪은 게 참 다행이라고

  영화 <국제시장> 속 덕수(황정민)의 대사다. 힘들지 않은 시대가 있었겠냐만 현 세대도 일찍이 겪어본 바 없는 미증유의 시대를 지나고 있다. 우리 자식 세대는 다른 시대를 살 수 있을까. 코로나 이후 달라진 휴가 풍경과 달라진 여행기. 마스크 너머로 이야기를 나누진 못하지만 멀찌감치 서로가 서로를 어쩐지 더 애틋하게 바라보게 되는 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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