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닝맨 송지효는 잊어라!

영화 <침입자>에서 어둡고 미스테리한 침입자로 열연

선수현 기자 |  2020.06.09

코로나19로 개봉 날짜를 두 번이나 연기해온 영화 <침입자>가 6월 4일 우여곡절 끝에 개봉했다. 상업영화에 갈증을 느끼던 관객들에게는 단비 같은 소식. <침입자>는 개봉 5일 만에 관객 31만을 넘어서며 박스 오피스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영화 <침입자>는 25년 전 실종된 동생 유진(송지효)이 돌아오며 생긴 미스터리 스릴러다. 다른 가족들이 금세 유진을 받아들이는 것과 달리 오빠 서진(김무열)은 어딘가 그가 불편해 경계한다. 최면 치료를 받고 신경증약을 먹으며 가족을 지키기 위해 동생을 의심하는 오빠, 그리고 가족들 사이에서 점점 존재감을 키워가는 동생. 서로가 서로에게 불편한 둘의 관계는 영화를 보는 내내 누구도 믿을 수 없도록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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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영화 포스터에서 송지효는 미소를 띄지만 서늘한 긴장감을 유발한다. 그동안 밝고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것과는 대조적이다. 2003년 <여고괴담3>로 데뷔하며 <성난황소> <바람 바람 바람> <신세계> <자칼이 온다> <쌍화점> 등으로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가던 그가 영화 <침입자>(감독 손원평)에서는 지금까지와는 미스터리한 인물 ‘유진’을 연기했다.

인터뷰 자리에 나타난 송지효는 검정 티셔츠에 흰색 캡모자, 화장기 하나 없는 얼굴에 마스크 차림이었다.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에서 보여온 소탈하고 꾸밈없는 모습 그대로였다. 송지효와 영화 <침입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Q. 스릴러를 하게 된 소감이 어떤가?
영화 소재 자체가 마음에 들었다. 많은 분들이 낯설어 하고 거부감이 들 수 있는 소재지만 개인적으로 좋았다. 10년 가까이 밝고 건강한 캐릭터와 장르를 많이 했다.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그동안 보여주지 못한 걸 할 수 있어 마음에 들었다.

Q. 영화 <침입자>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캐릭터가 정체되는 걸 원하지 않는다. 데뷔 초반에는 <여고괴담3> 때문인지 어두운 캐릭터의 시나리오가 많이 들어왔다. <런닝맨>을 하면서 밝은 이미지를 보여주니 또 그런 류의 작품 제안을 많이 받았다. <침입자>를 통해 반대되는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와서 욕심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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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Q. 미스터리한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 다이어트를 했다고 들었다.
촬영 전 감독님이 체중 감량을 제안했다. 식단 조절과 운동을 병행하며 7kg을 감량했다. 주어진 숙제가 버겁다 보니 본의 아니게 마음의 다이어트도 하게 됐다. 김무열 씨도 체중 감량 제안을 받았는데 더 힘들었을 거다. 저는 그나마 촬영전에 시간 여유가 있었지만 무열 씨는 당시 영화 <악인전>으로 덩치를 키운 상태였다.

Q. 미스터리한 ‘유진’을 연기하는데 중점을 둔 부분은?
누구나 기분이 좋을 때도, 화가 날 때도 있듯 저한테도 어느 정도 유진의 모습이 있어 연기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 다만 유진이란 인물이 어느 순간 점차 변해 가는데 그 시점을 어떻게 보여줘야 할지 어려웠다. 이 정도 시점에 이렇게 했다면, 다음 시점에서는 어느 수준으로 맞춰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다행히 무열 씨가 스릴러 장인이라 많은 도움을 받았다.

Q. 영화 개봉일이 두 번이나 미뤄졌는데 어떤 심정이었나.
작년 이맘때 촬영이 끝나 영화를 보고 싶어도 1년 가까이 보지 못했다. 제가 찍은 영화에 스스로도 궁금증이 많았다. 저도 오랜만에 대형 스크린으로 인물 스토리, 동선 등을 보면서 영화에만 집중하는 느낌을 가졌다. 가장 중요한 건 안전이다. 우리가 코로나19를 오랜 기간 겪으며 안전이란 수칙을 지키면서도 대중문화를 접할 수 있다고 믿는다. 많은 분들이 거리를 유지하면서 안전하게 즐기면 좋겠다.

 

“스스로에게 '할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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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Q. <런닝맨>으로 예능인 이미지가 강한데 부담스럽진 않나?
예능으로 얻은 게 많아 그런 생각은 하지 않는다. 긍정적이고 밝은 이미지를 예능을 통해 보여줘서 영화·드라마에서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을 단축했다. 현재 주어진 걸 열심히 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거다. 수식어에 대한 편견을 떼기보다 갖고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Q. 예능에서 보면 ‘귀차니즘’이 강한 스타일 같은데.
집에 있는 게 유일한 낙이다. 일 외에 다른 부분에서 체력 소모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일할 때는 밤을 새워도 안 피곤한데 평소에는 마트만 가도 힘들다. 일이 없으면 집에만 있는다. 집에 있어도 하루가 바쁘다. 청소, 빨래를 하고 반려동물 산책과 목욕을 하다 보면 하루가 금방 간다. 집에 있으면 문자 답장도 잘 하지 않는데, 이제는 주변 사람들도 연락이 안 되면 ‘또 집에 있구나’ 할 정도다.

Q. 드라마 <우리, 사랑했을까> 방영도 곧 시작한다.
40대 첫 작품이라 감회가 남다르다. 손호준, 송종호, 구자성, 김민준 등 남성 배우 네 명과 현재 촬영 중이다. 올해 마흔 살이 됐는데 제 인생에 마지막 로코 같아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앞으로 로코를 해도 30대 같은 느낌이 나지 않을 것 같다. 방송시기가 다가오고 있어 더 열심히 촬영하고 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이번 영화는 새로운 영역에 대한 도전이었다. 많은 분들이 제가 어둡고 무게감 있는 역할이 어울릴까 생각했겠지만, 그런 역도 소화하고 싶었다. 저 스스로에게도 할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앞으로도 변하지 않고 꾸준히 저의 길을 가보려고 한다. 응원도, 질타도 좋다. 이게 아니면 안 될 것처럼 최선을 다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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