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G7의 경제성장률, 그리고 한국

코로나 방역에 성공한 한국, 경제 방역에도 성공할까?

선수현 기자 |  2020.05.07
01242020042903452003.jpg
광주 북구청 방역관계자들이 놀이기구 방역에 앞서 방호복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조선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혹독한 겨울과 봄을 지나오며 우리는 소위 선진국이라 불린 나라들의 민낯을 목도했다. 미국, EU 등의 국가는 급속도로 퍼지는 바이러스 앞에서 사회 시스템의 허점을 드러냈다. 스페인의 양로원·요양원에서는 버려진 노인들이 발견됐고 영국·이탈리아 등에선 의료진이 방호복을 구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일부 국가 사이에서는 마스크 가로채기도 발생했다. 사재기 현상 등 실종된 시민의식도 충격을 줬다. 견고해 보였던 사회가 바이러스에 너무도 쉽게 무너졌다.

반면 우리나라는 초기에 겪은 마스크 대란을 제외하고는 안정적으로 방어에 성공했다는 게 중평이다. 의료진들의 헌신과 타인을 배려하는 시민들의 자발적 거리두기 덕이 크다. 사재기 현상도 없었다. 위기의 한가운데 치러진 제21대 총선은 66.2%의 높은 투표율을 기록하면서도 선거로 인한 코로나19 확진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정부는 5월 6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생활속 거리두기로 전환했다. 사상 최초로 전 국민을 대상으로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되고, 오는 13일부터 초·중·고교는 순차적으로 등교 개학을 한다. 본격 라운드는 이제부터다. 전문가들은 “대공황에 버금가는 경제위기가 시작될 것”이라 진단하고 있다. 김종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 역시 5월 4일 거시경제금융회의에 참석해 “코로나19 사태는 공급·수요 측 충격, 실물·금융부문 타격이 동시에 발생하는 복합위기”라고 바라봤다. 이어 “실물경제 침체나 실업 등 본격적인 충격은 이제 시작”이라며 “강력한 경제 방역이 필요한 때”라고 밝혔다.

01212018060803884636.jpg
사진=조선DB

 

세계 3대 신용평가사, 한국 경제 역성장 전망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해외 시각도 비슷하다. 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5%로 하향 조정했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는 각각 –0.6%, -1.2%로 전망해 세계 3대 신용평가사 모두 한국 경제가 올해 역성장을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비단 한국만이 아니다. 코로나19가 몰고 온 경제 위기는 전 세계에 닥칠 것으로 관측된다. 무디스는 주요 20개국(G20)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5%에서 –4.0%로 낮췄다. 미국은 –5.7%, 일본은 –6.5%였다. 영국(-7.0%), 프랑스(-6.3%), 캐나다(-6.1%), 독일(-5.5%), 호주(-4.9%)도 큰 폭의 역성장을 예상했다. 신흥국으로 분류된 중국(1.0%)과 인도(0.2%)는 마이너스 성장은 비껴가겠지만, 성장세가 과거보다 크게 꺾일 것은 분명해 보인다. 경기가 가장 나쁠 것으로 전망된 나라는 –8.2%의 이탈리아다.

주목할 사실은 주요 7개국(G7)이다. 세계의 부와 무역을 지배하고 있는 G7에 해당하는 나라는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일본이다. 여기에 러시아가 더해져 G8로 확대된 바 있으나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합병하자 러시아를 제외하고 경제 분야에서 G7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는 기존 G7 체제를 흔들 수도 있다.

G7의 경제 규모로만 따지면 1위가 미국이고, 2위 중국, 3위 일본 순이다. 그 뒤를 독일, 영국, 프랑스, 인도, 이탈리아, 브라질, 캐나다, 러시아, 한국이 잇는다. 국내총생산(GDP) 기준 10위 가운데 중국, 인도, 브라질을 제외한 나라가 G7에 해당한다. 무디스는 모든 G7 국가들의 역성장을 예고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4월 내놓은 경제성장률도 3대 신용평가회사와 큰 차이가 없다. IMF 역시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5.9%, 일본 –5.2%, 독일 –7.0%, 영국 –6.5%, 프랑스 –7.2%로 바라봤다. 특히 이탈리아는 –9.1%로 극한 마이너스 성장을 전망했다.

20200507_125742.jpg

G7의 비관적 경제 전망은 코로나19 사태에서 기인한다. G7은 코로나19의 확진자수 역시 상위를 차지했다. 사망률도 높다. 까다로운 검사기준으로 통계 수치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일본을 제외하고는 모두 10위권 내외에 포진해 있다. 경제 규모가 큰 주요 국가들이 바이러스 방어에 실패했다는 의미다. 의료·사회 시스템의 허점과 낮은 대응 의식을 내포하기도 한다. 특히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의 코로나19 사망률은 각각 18.8%, 15.0%, 13.8%를 기록하고 있어 역성장 상황과 유사한 맥락이다. 

20200507_125818.jpg

 

포스트 코로나, 新G7 체제의 갈림길

그나마 한국은 불행 중 희망이 보인다. 무디스와 IMF 모두 한국 경제의 역성장을 전망했지만 주요 국가들의 하향세와는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무디스가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비교한 경제성장률 손실률도 한국은 2.5%다. 미국, 일본, EU 국가 등이 7% 안팎인 것과 대조적이다. 물론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경제 구조를 감안할 때 수출과 내수의 동반위축 상황이 예측되나 여타 국가들보다는 긍정적이다.

잠시 경제적 상상력을 꺼내보자. 코로나19 이후 세계 경제 지형은 분명한 변동이 있을 것이다. 이 가운데 한국이 G7에 편승하는 것도 허황된 미래는 아니라는 전망이 속속 보인다. 특히 한국과 인구·경제 규모 면에서 격차가 적은 이탈리아, 캐나다와 동등한 자리를 꾀할 수 있다. 과거 러시아 사례와 같이 신 G8 체제가 구성될 가능성도 기대해봄직하다.

전제는 코로나 이후 경제 위기 극복이다. 정부는 이번 주 10조원대의 ‘한국판 뉴딜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코로나19 긴급 고용안정 지원을 비롯해 공공·청년 일자리 창출, 재직자 고용유지 강화, 실업자 생계·재취업 지원 등의 내용이 골자다. 이제부터 진짜 실력에 달렸다. 국민들은 선진 시민의식으로 충분한 잠재력을 보여줬고 대외 전망 역시 상대적으로 희망적인 상황. 코로나19가 만든 또 다른 관문이 열렸다. 앞으로의 경제 방역에 미래가 걸려 있다.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보내기
  • 목록 
  • 프린트
나도 한마디
이름      비밀번호  
스팸방지 [필수입력] 그림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

today's pick

magazine 인기기사

topp 인기기사

daily 인기기사

더 볼만한 기사

10개더보기
상호 : ㈜조선뉴스프레스 / 등록번호 : 서울, 자00349 / 등록일자 : 2011년 7월 25일 / 제호 : 톱클래스 뉴스서비스 / 발행인 : ㈜조선뉴스프레스 이동한
편집인 : 이동한 / 발행소 : 서울시 마포구 상암산로 34, 13층(상암동, 디지털큐브빌딩) Tel : 02)724-6875(독자팀) / 발행일자 : 2017년 3월 29일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민희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15-서울마포-0073호 / 사업자등록번호 : 104-81-59006
Copyright ⓒ topclas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

조선뉴스프레스 | 광고안내 | 기사제보 | 독자센터 | 개인정보 취급방침 | 인터넷신문윤리강령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위원회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