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

YG의 소년소녀가장 악동뮤지션 AKMU 새 앨범+새 책, 여전히 성장 중

유슬기 기자 |  2019.09.27
  악동(樂童) 뮤지션은 악동에서 뮤지션으로 넘어가고 있다. 천진난만한 가사와 맑은 멜로디를 들려주던 남매는, 이제 사랑을 넘어 이별을 노래한다. 이름도 악동뮤지션에서 AKMU로 바꿨다. 멤버 전원(?) 성인이 된 탓도 있지만 이제 바야흐로 뮤지션으로서 방향키를 쥐고 항해를 시작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함께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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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_YG엔터테인먼트

 

악동뮤지션의 새 앨범 <항해>가 발매됐다. 타이틀곡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는 7개 음원차트 1위를 차지했고, 앨범 수록곡들도 호평을 받고 있다. 빌보드는 이들의 새앨범을 소개하며 '예술적인 면모와 다양하고 새로운 장르를 탐구하는 발전된 모습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두 사람은 공식 SNS차트보고 오열중이라는 익살맞은 사진을 올렸다. 여기에 네티즌은 '두 사람, 찍고 나서 손씻고 얼굴 씻었을듯'이라는 더 익살받은 댓글을 달았다.  

2년 간의 공백동안 오빠 이찬혁은 해병대를 제대했고, 동생 이수현은 유튜버로 DJ로 오디션의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다. 둘 다 자신의 인생의 최전방에서 치열하게 살다가 뭉쳤다. 이찬혁은 배 위에서 멀미와 싸우며 곡을 만들었다. 서로 오글거리는 말은 못하고, 디스하던 현실남매는 이제 서로의 가치를 알아봐주는 동료가 됐다.

  

청량맛집에서 이별맛집으로 성숙        

악뮤.. 청량맛집인줄 알았더니 이별맛집이었네라는 댓글이 달린 두 사람의 뮤비 영상은 공개한지 하루만에 100만 뷰를 돌파했다. 남매든, 형제든, 자매든 혈연으로 맺어진 이들은 비슷한 음파의 소리를 공유한다. 자매나 형제라면, 부모님조차 두 사람의 목소리를 구분하지 못하는 경험을 흔히 해봤을 것이다. 남매도 그렇다. 성별은 다르지만 두 사람의 목소리는 같은 음파를 공유하며 어우러진다.

김창완, 김창훈, 김창익 등 3형제로 이루어진 3인조 록밴드 산울림이나 조규만, 조규찬, 조규천으로 구성된 조트리오가 빈틈없는 하모니를 이루는 것도 같은 이유다. 악동뮤지션은 혈연과 정서를 공유하며 만들어내는 화음의 가장 최신형이다. 이찬혁이 창의적으로 디자인 하고, 이수현이 기가 막히게 소화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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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혁 소설집 <물 만난 물고기>

 

군대에 들어가는 시점부터 성숙이라는 것에 대한 갈망이 있었고 우주적인 관점에서 시대를 타지 않고 유행을 타지 않는 멋과 가치가 무엇일까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느낀 바가 있는데 말주변이 없는 편이라서 말보다는 책과 앨범에 담는 게 좋다는 생각을 했다. 책의 경우 연등 시간을 활용해서 썼다. 책과 앨범이 딱 맞아떨어지는 연관성은 없지만, 독자의 상상력을 북돋워 주는 역할을 서로 해준다고 생각한다.” -이찬혁

작업할 때 서로 존중해주는 크기가 넓어졌다. 떨어져 있는 시간 동안 오빠의 빈자리를 느꼈다. 오빠가 군대에 가 있는 동안 솔로 앨범도 준비했었다. 결과물을 내 보이지 못했지만 치열하게 준비했는데 굉장히 힘들어서 오빠의 빈자리를 뼈저리게 느꼈다. 그전에는 전 방에서 게임하느라 몰랐고, 오빠도 방에서 게임을 하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그게 아니라 편곡자들과 이야기하고 있더라. 그걸 뒤늦게 알고 미안한 마음이 컸다. 그걸 깨달아서 오빠에게 메일도 보내고 사죄 편지도 자필로 보냈다. 편지에는 돌아왔을 때 오빠를 받아줄 수 있는 큰 사람이 되어있겠다는 얘기를 적었다” -이수현

 

현실남매에서 동료 뮤지션으로   

이찬혁은 비슷한 시기 소설집 <물 만난 물고기>도 발간했다. ‘평소 가진 생각을 음악 외에 다른 방법으로도 표현하고 싶다던 그의 책은 앨범 <항해>와 같은 세계관을 공유한다. 책 속에서 주인공이 나누는 대화는 그대로 노래의 바탕이 된다.

음악이 없으면 서랍 같은 걸 엄청 많이 사야 될 거야. 원래는 음악 속에 추억을 넣고 다니니까. 오늘 우리가 이곳에 온 추억도 새로 산 서랍 속에 넣고는 겉에 작은 별이라고 쓴 테이프를 붙여놓아야 할걸. 아마 번거롭겠지. 근데 그럴 필요까진 없어. 우리에겐 바다가 있으니까. 바다는 아주 큰 서랍이야. 우린 먼 훗날 바다 앞 모래사장에 걸터앉아서 오늘을 떠올릴 수도 있어.”

<물 만난 물고기>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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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차트 1위 후 악동뮤지션 공식 SNS

 

새앨범을 소개하는 간담회자리에서 다소 민감한 질문도 나왔다. 소속사 YG에 대한 이야기였다. 현재 YG는 창사이래 가장 복잡다단한 시간을 지나고 있다. 수장부터 대표 아티스트까지 불법행위의 혐의를 받고 있다. 뿌리와 기둥이 모두 흔들리는 모양새다. 하지만 악동뮤지션은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팬들이 걱정하는 부분을 이해하고 있다. 우리도 고민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지금으로선 주변에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너무 좋다. 함께 작업하는 게 행복하다. 당장은 이런 행복한 시간을 더 가지고 싶다.” -악동뮤지션

  

지금으로선 YG와 함께하겠다  

악뮤와 YG의 계약기간은 2021년 봄까지다. 아직 2년의 시간이 더 남았다. 두 사람은 이번 앨범이 다음 앨범을 만들어내는 디딤돌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두 사람의 음악적인 성향과 지향점도 점점 구분되고 있다. 수현도 슬슬 싱어송라이터로 홀로서기를 준비하고 있다. 찬혁은 전보다 보컬로서의 재량을 더 키우는 중이다. 두 사람이 YG의 새로운 소년소녀가장이 될지, 이 모든 구설을 덮는 뮤지션이 될지는 앞으로 두고봐야 알것같다. 현재로서는 둘 다일 가능성이 높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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