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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선수 출신 이진이 러닝코치

무기력한 일상을 축제로 만드는 달리기의 마법

글 : 선수현 기자  / 사진 : 서경리 기자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사람이 늘면서 달리기를 즐기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육상선수 출신 이진이 코치는 뉴발란스 러닝코치이자 유튜브에서 ‘지니코치’로 활동하며 일반인들에게 올바른 달리기 방법을 알려준다. 당장 달리는 게 힘들다면 걷기부터 차근차근, 4주에 걸쳐 러너로 거듭나길 권한다.

#지니코치 #체력자존감향상 #달릴때는장요근힘으로 #오늘부터달리기를합니다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하얀 티셔츠에 쇼트 팬츠를 입고 등장한 이진이 코치는 얼핏 마른 체형이었지만 달리기로 다져진 탄탄한 근육이 다부져 보였다. 햇볕에 그을린 팔다리는 야외에서 보낸 긴 시간을 짐작케 했다. 내면에서부터 차오른 듯한 긍정적인 에너지는 표정을 한결 밝게 만들었다. 몸과 마음 모두에서 뿜어져 나오는 건강함이 주변에 퍼져나가는 느낌이었다.

이진이 코치는 어려서부터 달리기를 좋아했다. 초등학생 때 육상을 시작해 중학생 때는 전국대회 1등도 차지하고 고등학생 때는 마라톤 단체전에서 한국 신기록도 세울 만큼 우수한 선수였다. 1등으로 결승 지점을 통과할 때의 쾌감은 악착같이 달리게 만드는 원동력이었다. 성인이 돼서는 실업팀 소속으로 운동을 이어갔다. 달리기와 평생을 함께하고 싶었지만 잦은 부상이 문제였다. 고질적으로 찾아온 무릎 부상. 결국 재활 기간이 길어지자 선수 생활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그의 나이 스물두 살이었다.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특별시체육회에서 평범한 직장인의 삶을 시작했다. 하지만 마음은 늘 답답했다. 우울증과 무기력증에 시달리며 지금의 삶이 원하던 삶인지 자꾸 의심이 들었다. 그때 머릿속에 달리기가 떠올랐다.

“매일 달리던 사람이 의자에 앉아 있으려니 얼마나 좀이 쑤셨겠어요. 살도 많이 쪘고요. 저는 어려서부터 하고 싶은 걸 잘 알고 능동적으로 하던 아이였는데 회사는 다르더라고요. 수동적으로 하는 일이 많아지며 무기력증이 생겼어요. 그래서 퇴근하고 달리기를 시작했습니다.”

달리기는 여전히 그가 가장 좋아하는 운동이었다. 퇴근 후 달리기를 하자 이전 체형으로 돌아가고 건강도 좋아지는 듯했다. 무엇보다 활력을 되찾았다. 그는 더 나아가 러닝코치를 겸했다. 달리기를 원하는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는 것을 보며 ‘달리기가 단순한 체육활동 이상의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 스포츠 브랜드 뉴발란스 러닝코치이자 유튜버 ‘지니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더 재밌고 건강하게 달리기를 즐길 수 있도록 올바른 방법을 알리는 중이다. 그는 “걷다가 살살 뛰어보고 힘들면 또 걸어도 된다”고 말한다. 이렇게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자연스럽게 달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거라며.



달리기는 그냥 뛰면 되는 게 아닌가, 생각도 드는데요.
어떤 내용을 가르치나요?


“그런 말 정말 많이 들어요. 그런데 막상 준비물부터 달라요. 기본적으로 러닝화가 있죠. 평소 신던 운동화를 신고 달리는 경우가 많은데 운동화는 보행에 적합한 신발이지 러닝엔 맞지 않아요. 일상에서 많이 신어 쿠션이 닳아서 달릴 때 발에 무리도 가고요. 초기에 돈이 조금 들더라도 러닝화는 투자하라고 권하고 있어요. 또 달리는 동안 자세, 호흡법, 시선 같은 기초적인 걸 알려줘요. 달리기에 본인만의 루틴이 생기면 기록 향상 훈련법도 전하고요.”


어떤 러닝화가 좋은가요?

“신었을 때 편하고 쿠션이 좋은 제품이요. 신발이 발에 감기는 착화감이 중요해요. 종종 여유 있게 신는 걸 좋아하는 분들이 있는데 신발 안에 공간이 나면 발과 마찰이 일어나면서 물집이 생길 수 있어요. 장거리를 뛸 때는 발이 붓기 때문에 살짝 여유 있게 신기도 하지만 우리가 매일 부을 만큼 달리지는 않잖아요. 딱 맞게 신는 게 좋습니다.”



《오늘부터 달리기를 합니다》를 발간했습니다.
부제가 ‘걷기부터 시작하는 4주 완성 달리기 수업’인데, 왜 바로 달리지 않고 걷기부터 시작하나요?


“사람들의 체력이나 체중 등 몸의 상태가 천차만별이에요. 이를 고려하지 않고 바로 달리면 다칠 수 있어 걷기부터 시작해야 돼요. 많은 분들이 일상에서 걷는 걸 운동으로 착각하는데 엄연히 달라요. 운동 효과가 있는 걷기는 자세부터 다르거든요. 운동 걷기를 거쳐 올바른 달리기까지 이어질 수 있는 운동법을 전하고 싶었어요.”


달리기의 대표적인 효과를 꼽아본다면?

“제일 좋은 건 체력 향상이에요. 운동은 당연히 힘들지만 그 과정을 조금씩 참고 지나면 체력이 증진되는 시점이 올 거예요. 일상생활에서 힘든 상황이 오면 운동을 안 하는 사람은 ‘무슨 운동이야, 지금도 힘든데’라고 생각하고 악순환을 반복하게 되죠. 반면 평소 운동을 하던 사람은 ‘운동을 더 해야겠다’ 생각해요. 또 운동을 하면 스트레스도 덜 받아요. 운동 자체가 몸에 자극으로 인식되는데 그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몸의 스트레스를 받는 지점이 확실히 올라가거든요. 일상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쉽게 이겨내도록 바뀌는 거죠. 자존감도 높아지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1km로 시작해 5km, 10km로 목표를 키우면서 나중에는 생각지도 못한 영역에 도전하는 스스로를 발견할 거예요. ‘내가 어제 5km도 달렸는데 뭘 못 하겠어?’ 하며 자신감이 커지거든요.”


달리기를 하면 ‘종아리가 두꺼워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그 정도가 되려면 엄청난 훈련 양이 필요해요. 웬만한 러닝으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달릴 때는 장요근을 중심으로 허벅지 근육을 잘 써야 하는데 종아리 힘으로 잘못 달리는 경우가 있어요. 그럴 경우는 종아리가 비대해질 수 있죠. 잘 달리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근력을 단련해야 돼요. 근력이 약하면 뼈·관절·인대에 무리가 가거든요. 저도 무릎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그만뒀는데 허벅지 근력이 약해 무리가 갔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어요. 부상 방지를 위해 스트레칭과 마사지를 해주면서 잘 회복할 필요도 있고요. 귀찮아서 미루면 근육과 관절에 무리가 오고 부상 위험도 높아져요.”



달리기를 할 때 ‘운동일지 작성’을 권하던데요.

“일지를 작성하면 내가 어떤 컨디션에서, 어떻게 운동할 때 효과가 좋다는 걸 알 수 있거든요. 기록이 없으면 나중에 적절한 방법을 찾기 어려워요. 데이터를 쌓다 보면 더 나은 방법을 터득할 수 있죠. 꼭 운동일지가 아니어도 좋아요. 요즘은 스포츠 시계가 잘 나오니 앱과 연동해서 기록을 남길 수 있잖아요.”


즐겨 찾는 코스나 추천하고 싶은 코스를 소개해주세요.

“저는 집에서 가까운 공원을 달려요. 공원 한 바퀴 거리가 500m 정도인데, 한 바퀴를 돌 때마다 숫자를 세요. 횟수가 늘어날수록 목표한 기록을 채워가는 재미가 있죠. 또 석촌호수를 좋아해요. 호수를 배경으로 예쁜 풍경을 보며 달리면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연세대 대운동장도 추천합니다. 보통 트랙이 빨간색인데, 여기는 파란 트랙이에요. 사진 찍으면 굉장히 ‘힙’하게 나와 러너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코스죠.”



즐겁게 달리는 코치님의 유튜브 영상에 많은 사람들이 동기 부여를 받고 있어요.
반응이 가장 좋았던 콘텐츠는 무엇이었나요?


“‘하루 10km씩 일주일 달리기’ 영상을 올린 적이 있어요. 평범해 보이는 여성이 10km를 달린다고 하니 무모해 보이면서도 ‘따라 할 수 있겠다’는 심리를 자극했나 봐요. 사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보다 나를 움직이게 하려고 기획한 콘텐츠였어요. 지금보다 꾸준히 운동하는 습관을 만들고 싶었거든요. 일주일을 채우면 그 성취감으로 또 다른 목표에도 도전하지 않을까 기대했고요. 이런 점이 달리기의 매력이죠. 참고로 10km면 50분 정도 달리는 셈인데, 평소 운동하던 사람은 괜찮지만 이제 막 달리기를 시작한 사람은 주의해야 해요. 피로가 많이 쌓이고 부상을 입을 수 있거든요.”


기억에 특히 남는 달리기 순간을 꼽는다면.

“아프리카 섬나라 세이셸에서 열린 국제마라톤대회에 나간 적이 있어요. 500명 정도가 참가한 작은 대회였는데 저는 오로지 ‘1등 해야지’라는 마음뿐이었어요. 더운 나라에서도 죽자 살자 달린 거죠. 그런데 충격을 받은 지점이 있어요. 다른 참가자들에게 참가 이유를 물었더니 ‘매년 하는 축제다. 즐기기 위해 참가했다’고 하더라고요. 순위에는 관심이 없어 보였어요. 결국 제가 1등을 했지만, 그들이 진정한 승자 같았어요. 달리기에 임하는 자세를 다시 생각하게 됐죠. 그들처럼 즐기면서 달린다면 매일이 축제가 될 테니까요.”






지니코치 tip
운동 효과 높이는 걷기와 달리기 자세


우선 바르게 서보자. 옆에서 봤을 때 귀·어깨·고관절·복숭아뼈가 일직선으로 곧게 내려오는 게 ‘바르게 서 있는 자세’다. 누군가가 위에서 정수리를 잡아당긴다는 느낌으로 턱을 당기고 목을 길게 늘여 어깨를 내린다. 시선은 정면을 향하고 엉덩이가 뒤로 빠지거나 배를 내밀지 않아야 한다. 배꼽을 척추 쪽으로 당기는 느낌이 들게 배에 힘을 준다.

일상에서 ‘편안하게 걸을 때’는 앞서 바르게 선 자세에서 등을 쭉 늘이듯이 걷고 양팔을 경쾌하게 앞뒤로 흔든다. 골반과 엉덩이 근육을 사용해 한 다리를 뻗고, 발을 땅에 디딜 때는 발뒤꿈치로 땅을 찍듯 놓지 말고 뒤꿈치, 발바닥 중간, 발가락 순으로 부드럽게 디뎌준다. 보폭을 어깨너비보다 크게 벌리지 않고 발끝과 무릎은 앞쪽을 향한다.

‘걷기 운동’은 편하게 걷는 자세와 다르다. 다리가 늘어지지 않게 발을 빨리 감아야 한다. 다리가 늘어지게 걸으면 운동 효과를 보기 어렵다. 평소보다 무릎을 더 들어 올려 허벅지와 무릎 근육을 많이 사용한다. 걷는 동안 무릎 위치는 정면을 향한다. 팔은 직각으로 구부리고 손은 가볍게 주먹을 쥔다.

참고 : 《오늘부터 달리기를 합니다》





호흡
입을 살짝 벌린 상태에서 코와 입으로 동시에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면 된다. 달리면서 숨이 차는 것은 몸에서 더 많은 산소를 필요로 한다는 신호. 힘들 때면 턱을 내리고 호흡을 더 깊게 마셔야 한다. 평소 복식호흡을 연습하면 폐활량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 복식호흡을 하는 방법은 먼저 입을 다문 상태에서 3초 동안 코로 숨을 깊게 들이마시면서 복부를 부풀어 오르게 한다. 그다음 코로 5초 동안 숨을 깊게 내쉬면서 복부를 수축시킨다.

시선
달릴 때는 앞에 가상의 인물을 설정하고 그 사람의 엉덩이나 허리 쪽을 바라보자. 전방 장애물을 살피며 안전에 주의한다.

팔치기
달리면서 팔을 앞뒤로 흔드는 것을 팔치기라고 한다. 어깨에 힘을 빼고 팔꿈치 각도를 직각으로 만든 후 양손은 달걀을 쥐듯 가볍게 주먹을 쥔다. 달리면서 몸이 앞으로 나갈 때 골반을 스치듯 주먹 쥔 손을 앞뒤로 경쾌하게 흔든다. 팔치기를 크게 하면 다리 보폭도 넓어지나, 오래 달릴 때 팔치기를 크게 하면 체력 소모가 크다.

보폭
보폭은 걷거나 달리는 동안 양발 사이의 간격을 의미한다. 달리는 동안 발이 지면에 닿는 횟수는 보속이라고 한다. 다리를 멀리 뻗으면 보폭이 넓어지고 단거리 선수처럼 빠르게 달릴 수 있다. 반면 오래 달릴 때는 과하게 다리를 뻗으면 다리에 피로가 쌓인다. 대체로 평상시 걸음걸이와 비슷한 보폭으로 달리자. 빠르게 달릴수록 보폭은 자연스럽게 넓어지므로 보속을 올리는 게 좋다. 보속을 올리려면 착지할 때 몸통을 기준으로 다리가 뒤로 흐르기 전 재빠르게 다리를 감아 몸통 앞으로 착지한다. 또 팔을 빠르게 칠수록 다리 보속도 덩달아 빨라진다.

숨이 찰 때
먼저 인상을 쓰지 않도록 한다. 인상을 쓸 때 얼굴 근육을 사용하기 때문에 우리 몸이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비하게 된다. 또 얼굴 주변 근육까지 긴장돼 몸이 굳거나 경직된 상태로 달리게 된다. 숨이 찰 정도로 힘들면 분명 자세가 흐트러지게 돼 있다. 그럴 때는 동작에 변화를 주자. 다리가 땅에 닿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무릎을 더 높이 들어 올리거나 다리를 크게 감으며 동작에 변화를 주는 게 좋다. 동작의 리듬이 되살아나는 방법이다.
  • 2021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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