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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 떠난 청년들

도시 탈출 꿈꾸는 청년을 위한 쓸모 있는 제도들

수도권 인구 집중이 심각한 만큼 지방은 인구 소멸 위기를 걱정한다. 지방은 새로운 활력소로 청년을 원한다. 청년이란 이유로 충분하다. 청년이 유입된다는 건 ‘젊은 바람’과 ‘젊은 아이디어’가 함께 온다는 것이고, 그만큼 감각과 취향의 세계가 확장되기 때문이다. 청년은 명맥이 끊어져가는 마을을 다시 살리는 윤활유가 되기도 하고, 곳곳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불어넣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주체가 되기도 한다. 도시의 치열한 삶에 지친 청년들에게도 지방에서의 새로운 삶은 도전의 기회로 작용한다. 도시를 떠나 대안의 삶을 찾는 청년들을 위한 제도를 소개한다.
청년이 모여 더 나은 마을을 이루다
행정안전부
‘청년마을 만들기 지원사업’

행정안전부는 2018년부터 ‘청년마을 만들기 지원사업’을 통해 청년들이 지방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지역의 유휴 공간을 리모델링해 거주·창업·커뮤니티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며, 지역 특산품에 청년들의 아이디어를 더해 창업 아이템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이 골자다. 선정된 마을에는 5억 원의 사업비를 지원한다. 기존 충남 서천군(삶기술학교), 전남 목포시(괜찮아마을), 경북 문경시(달빛탐사대) 세 곳에 이어, 지난 4월 경북 영덕군, 전남 신안군, 울산 울주군 등 열두 곳이 선정돼 전국 총 열다섯 곳의 청년마을이 조성 중이다.

울산 울주군 ‘365발효마을’은 지역 내 발효식품 장인에게 제조법을 배워 식당·마켓·카페 창업에 나서는 청년들을 지원하고, 충남 청양군 ‘청·맛·동’은 청년들의 아이디어를 통해 고추·구기자·멜론 등의 지역 자원을 제작·판매한다. 전북 완주군은 비빌언덕중개사무소를 통해 청년들의 상생 창업, 공간 모색, 지역 교류 등을 지원한다.

또 경북 영덕군은 근대역사문화공간 사업과 연계해 주거·창업 공간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경남 거제시는 해양레저 활동에 필요한 거점 공간을 집중 지원할 계획이며, 전남 신안군은 섬마을 청년 예술가들에게 매달 50만 원의 활동비를 지급하는 등 인구 소멸 위기에 놓인 지자체들도 공간, 예산의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혼자서 힘들다면, 활짝 열린 청년공동체
행정안전부
‘청년공동체 활성화 사업’

‘청년공동체 활성화 사업’은 청년들의 지역 정착을 돕고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마련됐다. ▲지역의 활력과 교류·협력을 위한 행사 개최 ▲창업·창농 등 지역 정착 기반 마련 ▲지역 주민·청년 등과 네트워크 구축 ▲지역 자원을 활용한 콘텐츠 개발 등 지역과 연계한 시도라면 무엇이든 좋다. 청년공동체가 목표하는 성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팀당 800만 원 상당의 과업 수행비를 지원한다.

충남 홍성군 ‘왓슈’는 농업 관련 기술과 귀농 시행착오 경험을 공유하며 무연고 귀농 청년을 돕고 있다. 제주시 ‘프로젝트그룹 짓다’는 마을 주민, 지역 청년단체 등과 함께 ‘팜터짐 페스티벌(감자수확축제)’을 개최해 청년, 마을 원주민, 이주민 간의 교류를 촉진하고 있다. 대전 유성구의 ‘다른 코리아’는 지역 기반 청년 창업 프로젝트인 ‘스타트인로컬(Start in Local)’을 기획해 청년 창업 인프라를 구축 중이다. 2020년까지만 해도 정부 차원의 사업으로 16개 팀을 선발하는 데 그쳤지만 올해부터 지자체의 보조가 더해져 규모를 확대하고 최종 100개 팀을 뽑았다.


예비 청년 농부, 모르면 손해!
농림축산식품부
‘청년 후계(창업)농 영농 정착 지원’

청년층의 농업 분야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마련된 정책이다. 2018~2021년 총 6600명의 청년 창업농이 영농 정착 지원 대상자로 선발됐다. 채소·과수·축산·화훼 등 넓은 범위의 창업농이 이에 해당한다. 지원 자격은 만 39세 이하 (예비) 농업 종사자로, 최대 3년간 생활안정자금을 받을 수 있다. 금액은 매달 1년 차 100만 원, 2년 차 90만 원, 3년 차 80만 원이다. 안정자금은 농자재 구입처나 마트, 식당, 배달음식,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희망자에 한해 연 2% 금리로 최대 3억 원까지 창업자금 대출을 지원하므로 농지 매입에 활용해도 좋다. 농지은행을 통해 비축 농지도 우선 임대해주며, 영농 기술 교육이나 영농 경영·투자 컨설팅도 받을 수 있다. (청년창업농안내콜센터 1670-0255)



귀농·귀촌, 6개월간 살아보고 결정하자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에서 살아보기’

‘농촌에서 살아보기’는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도시민을 위해 올해 새롭게 도입됐다. 귀농·귀촌을 실행하기 전 농촌에 장기간 거주하며 성공적인 정착을 유도하는 사업이다. 현재 전국 80개 시군에 98곳의 마을이 운영 중이다.

참가자는 마을별 프로그램을 통해 영농 기술 교육뿐 아니라 지역 일자리 체험, 주민 교류, 지역 탐색 등 농촌 생활 전반에 걸쳐 밀도 높은 지원을 받는다. 별도의 참가비 없이 최장 6개월간 농어촌체험휴양마을, 귀농인의집 등에서 거주할 수 있으며 프로그램에 성실히 참여하면 30만 원의 연수비도 받는다.

지역 주요 작물 재배기술, 농기계 사용법 등 영농 체험활동을 지원하는 ‘귀농형’, 농촌 이해, 주민 교류, 지역 탐색 등 농촌 생활 전반을 지원하는 ‘귀촌형’, 농촌 일자리, 활동 등을 경험할 수 있는 ‘프로젝트참여형’이 있다. 만 18세 이상, 행정구역상 동(洞) 지역 거주자가 지원할 수 있으며, 현재 살고 있는 지역과 연접한 시군 마을에는 신청할 수 없다. ‘프로젝트참여형’은 만 39세 이하 청년만 지원 가능하며, 신청은 귀농귀촌종합센터(returnfarm.com)에서 하면 된다.



7000만 원 줄 테니 서울 떠나 하고 싶은 일 하라고?
서울시
‘넥스트로컬’

서울시가 서울 청년에게 서울을 떠나라고 부추기는 발상의 전환. ‘넥스트로컬’은 지역에서 새로운 창업 모델을 발굴해 청년의 성장을 도모하고, 지역 경제에는 새 활력을 불어넣는 상생 프로젝트다. 서울시와 협력을 맺은 지자체, 강원 강릉·영월, 충남 공주, 전남 목포·나주·강진, 경북 경주·문경·의성, 경남 고성, 제주 등 총 11개 지역에 지원할 수 있다. 창업 아이템은 ‘지역’이면 충분하다. 최대 7000만 원의 사업비를 지원한다.

청년들은 번쩍이는 아이디어로 나주 특산물인 쪽을 활용한 친환경 샴푸바(모노무브), 고창에서 나는 검정 겉보리를 이용한 커피 대체음료 흑다향음료(달차컴퍼니), 홍성의 유기농 농산물로 구성된 밀키트(초록코끼리) 등을 개발했다. 온라인에 강한 청년들답게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목표액 대비 수십 배 달성한 기업들도 있다. 나주 ‘모노무브’는 쪽 샴푸바로 목표액의 6002%를 기록했다. 의성 양파로 양파 캐러멜라이징 상품을 개발한 ‘마스플래닛’과 고창의 자연발효식초를 활용, 0칼로리 탄산음료를 개발한 ‘플라이밀’도 각각 4237%, 4070%를 달성하며 지역 창업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90년대생 다섯 명이 만든 핫플, 연 방문객이 무려 8만 명
경북
‘도시청년 시골파견제’

2018년 시작한 경상북도·경북경제진흥원의 대표적인 청년 유입 정책. 지역 소멸 시대에 청년 유입을 유도하고 자립 기반을 마련해 청년 유입 생태계를 구축했다. 경북 외 지역에 사는 만 39세 이하 청년을 대상으로 1인 기준 연 최대 3000만 원을 지원한다. 경북에 거주하는 청년은 다른 지역 청년과 팀을 이뤄 참여할 수 있다. 자금은 지역자원 조사, 주택임차, 교통비, 재료비, 공간·장비 임차 등으로 운용 가능하다. 도시청년 시골파견제를 통해 경북 지역에 정착한 청년이 3년간 200명이 넘는다.

도시청년 시골파견제의 대표 기업은 ‘리플레이스’다. 90년대생 청년 다섯 명은 고령의 노인들 40명 정도가 살던 문경시 산양면 마을에 들어가 빈 한옥을 개조, 게스트하우스·카페 ‘화수헌’을 차렸다. 메뉴로는 마을 인근에서 만든 떡, 미숫가루, 오미자 등을 판매한다. 화수헌은 SNS를 통해 입소문이 퍼지면서 지난해 약 8만 명이 다녀갈 만큼 지역 명소로 자리 잡았다. 문경시 인구가 7만 1000명인 걸 감안하면 놀라운 규모다. 한편 안동시 가죽공방 ‘가죽의 집’, 경산군 관상어 양식 ‘코리우드’, 영덕 드론 업체 ‘블루비’ 등이 도시청년 시골파견제를 통해 경북 지역을 바꾸는 데 일조하고 있다.



청년이세요? 월 5만 원에 집 빌려드립니다
전북 완주군
‘청년 완주 점프 프로젝트’

완주군은 전국 시군 단위 최초로 청년 셰어하우스 정책을 실시했다. 청년 셰어하우스는 ‘청년 완주 점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청년 2~4인이 한 집에 거주하며 방은 각자 사용하고 거실과 화장실을 공유하는 거주 형태다. 2017년 1호점 삼례를 조성한 이래 봉동, 고산, 이서를 운영 중이다. 올해는 봉동에 위치한 LH 매입임대주택을 조성할 계획이다. 입주 대상자로 선정되면 최대 3년간 월 5만 원에 이용 가능하다.

청년 완주 점프(JUMP) 프로젝트는 ‘완주에서 놀고, 먹고, 완주에서 살자’라는 주제로 Job(일자리), Union(주거·정착), Main(참여·교류), Pride(교육·문화·복지) 등 영어 앞 글자를 따서 만든 청년 정책이다. 완주군은 청년창업공동체를 지원·육성하고 셰어하우스 정책을 공격적으로 시행하면서 청년 공간 ‘플래닛 완주’를 조성했다. 1호점 완충지대는 ‘수요만찬’ ‘금요일엔 영화다’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2호점 림보책방은 각종 소모임을 통해 교류의 장을 열고 있다. 청년들은 완주에서 놀고, 먹고, 사는 삶을 실현해가고 있다.
  • 2021년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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