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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 그 오래된 미래

19세기의 셀럽이자 대문호 톨스토이는 채식의 선구자이기도 했다.
그는 생애 마지막 30년을 평화주의와 무정부주의에 헌신했다. 동물과 사람 모두에게 폭력은 죄악이라고 설파하기도 했다. “도살장이 있는 한, 전쟁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톨스토이는
《식이윤리》라는 책을 번역해 많은 이들에게 읽히길 바랐다.

그뿐 아니다. 고대로 올라가면 플라톤, 소크라테스부터 아이작 뉴턴, 벤자민 프랭클린, 에디슨, 에밀 졸라, 슈바이처, 아인슈타인 등도 채식주의자였다. 아인슈타인은 “지구상에서 생명체의 생존 기회를 증가시키는 데 채식주의자가 되는 것만큼 좋은 일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비건이 최근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는 것 같지만, 철학적인 신념과 동물과 환경에 대한 연대감을 가지고 채식을 실천해온 역사는 생각보다 길다. 그리고 지금, 여기에도 영향력 있는 이들이 채식에 동참하고 있다.
이들은 “육식의 미래는 비건”이어야 한다고 삶으로 말한다. 꼭 신념이 아니더라도 ‘실용적인 이유’로 채식을 선택하는 이들도 있다.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 메시는 “경기력을 위해” 채식을 즐긴다.
시즌 중에는 고기를 거의 먹지 않는다. 대신 물, 올리브오일, 곡물, 과일, 채소, 견과류를 먹는다.
평소에는 고기를 먹지만 경기가 있는 기간에는 고기를 먹으면 소화하는 데 에너지를 많이 써야 하고 몸이 무거워져 되도록 먹지 않는다고.

신념에 의해서든, 실용에 의해서든, 지속적이든, 간헐적이든 채식하는 이들은 말한다.
“다시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나는 감정을 느끼는 다른 생명체에게
고통을 주고 싶지 않다

- 배우 호아킨 피닉스 -

© newsis(Photo by Jordan Strauss/Invision/AP)
영화 〈조커〉의 배우 호아킨 피닉스. 그는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시상식을 마친 뒤 샴페인이라도 터뜨리며 황홀한 파티의 밤을 보냈을 것 같은데, 연인 루니 마라와 소박한 데이트를 즐겼다. 화려한 드레스를 입은 루니 마라는 캔버스 운동화를 신었고, 아카데미 트로피를 바닥에 내려놓은 호아킨 피닉스는 대신 비건 버거를 쥐고 있었다.

호아킨 피닉스는 세 살 때부터 비건의 삶을 살았다. 어릴 적 물고기가 잔인하게 죽는 걸 목격하고 자연스럽게 비건이 됐다. 호아킨 피닉스와 루니 마라는 영화 〈그녀(Her)〉에서 처음 만났다. 2018년 영화 〈막달라 마리아 : 부활의 증인〉에서 예수와 마리아로 재회한 두 사람은 연인으로 발전했다. 둘은 비건이라는 삶의 방식도 공유하는데 공장식 축산의 실체를 담은 다큐멘터리 〈도미니언〉에 함께 내레이터로 참여하기도 했다.


동물과 음식을
연결 지어 생각할 수 없다

- 배우 토비 맥과이어 -

© Spider-Man still cut
〈스파이더맨〉으로 유명한 배우 토비 맥과이어는 어릴 때부터 육식을 즐기지 않았다. 그는 마지막으로 먹었던 육식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나는 햄이 든 치즈버거를 먹고 있었는데 갑자기 치즈버거에 들어간 동물이 보였다. 그래서 다시는 어리석은 치즈버거를 먹을 수 없었다.”

토비는 1992년 채식주의자가 되기로 맹세했다. 〈스파이더맨〉 오디션을 볼 당시에는 몸이 ‘야위었다’는 이유로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그는 채식 식단을 고수하며 트레이닝에 임해 탄력 있는 근육질 몸을 만들었다. 그리고 누구보다 가볍게 날아오르는 스파이더맨이 되는 데 성공했다. 그렇다고 그가 금욕적인 생활만 하는 건 아니다. 토비는 수년 동안 수입의 상당 부분을 근사한 식사에 써왔다. 미식가인 그는 채식피자와 두부를 좋아한다. 두부는 특별히 더 따지는 편인데, 그의 표현을 빌리면 “두부는 정성스레 만들면 그 무엇보다 맛있기 때문”이다.


아픈 멤버를 위해
같이 식단을 바꿨는데 나 역시 강해졌다

- 뮤지션 제이슨 므라즈 -

© newsis(AP Photo/Chris Pizzello)
감미로운 목소리로 한국에서도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제이슨 므라즈. 그의 곡 ‘아임 유어스(I’m yours)’는 가장 사랑받는 팝송 중 하나다. 맑은 멜로디에 청량한 리듬감은 그의 전매특허다. 그는 채식 중에서도 생채식을 한다. 가끔은 수프나 익힌 채소를 먹기도 한다. 그는 밴드 멤버가 당뇨 때문에 생채식을 하자, 힘이 돼주려고 함께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실제로 제이슨 므라즈는 2004년부터 과수를 키우는 농부이기도 하다. 그는 첫 앨범의 수익금으로 시골 땅을 구입했다. 직접 채소를 키우며 음악을 하고 싶어서다. 그는 인터뷰에서 “생채식을 시작한 후 이전보다 더 강하고, 탄력 있고, 건강하다고 느낀다”며 “두뇌 회전 또한 빨라져서 작곡이나 문제해결력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채식은 하루 세 번,
강제로 죽임당하는 것들을 먹지 않겠다는 결정이다

- 배우 나탈리 포트만 -

© newsis(AP Photo/Chris Pizzello)
영화 〈레옹〉 〈블랙 스완〉으로 유명한 배우 나탈리 포트만은 채식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어린 시절 닭이 죽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은 뒤 채식을 지속해왔다. 그는 임신 후엔 유제품을 먹는 ‘락토’로 단계를 바꿨다. 그는 《보그》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책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는 제가 무엇을 먹을지 선택하는 방식을 바꿔놓았어요. 책을 읽은 후로는 단순한 채식주의자가 아닌 채식운동가로서 목소리를 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지요.”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을 본인의 생활과 연결 지어 생각한다는 그는 배우로서 외모를 유지하는 비결도 채식 덕분이라고 말한다. 패션에서도 비건의 소신이 묻어난다. 그가 가장 즐겨 신는 신발 브랜드는 ‘네이티브 슈즈’다. 생산과정에 동물성 원료가 전혀 들어가지 않는 비건 슈즈다.


가장 좋은 점은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 배우 유지태·김효진 부부 -

© newsis
배우 김효진은 2006년 제레미 리프킨의 책 《육식의 종말》을 접하며 채식을 시작했다. “인간의 욕망을 위해 동물에게 고통을 주는 것이 옳은가” 생각하게 됐고, 동물이 어떻게 사육되고 도살되는지 알게 된 후로는 생활 전반에 비건 마인드를 대입했다. 어떤 제품을 구입하더라도 이 제품이 어떻게 생산되고, 어떤 철학을 갖고 만드는지 살피게 된 것. 배우자인 유지태도 채식에 동참한다. 두 사람은 유기견보호센터에서 봉사활동도 함께한다. 이들이 키우는 반려견도 구조된 아이다.

“오빠가 저를 이해해줘서 함께 채식을 하고 있어요. 정말 고맙죠. 사실 제가 오빠와 사귀고, 결혼까지 이른 것은 그만큼 서로 잘 맞았기 때문이에요. 오빠 역시 동물과 생명을 사랑하는 마음이 저와 같았거든요. 그래서 서로 끌렸고 사랑하게 된 것이죠.”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유기농 제품을 사용하면서
양심상 화장품 모델은 할 수 없었다

- 배우 임수정 -

© newsis
임수정은 육류와 해산물, 유제품까지 전혀 먹지 않는 비건이다. 건강이 좋지 않아 알레르기 검사를 하고 난 후 동물성 단백질이 몸에 맞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고 자연스레 채식을 시작했다.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비건이 된 그는 “전보다 훨씬 건강해졌다. 채식하기 전에는 계절이 바뀔 때마다 감기에 걸리고 자주 아팠는데 요즘은 면역력이 좋아져서 건강하게 잘 지낸다”고 했다.

그의 커리어에도 비거니즘은 영향을 미쳤다. 지난 2008년부터 화장품 브랜드 SK-Ⅱ 모델로 활동해온 임수정은 2016년 이를 그만두었다. 당시 그는 “채식을 한 후 동물과 환경 보호에 관심을 가지면서 생활에 변화가 찾아왔다. 동물 실험을 하지 않고 화학성분이 없는 유기농 제품으로 바꾸면서 양심상 화장품 광고 모델을 하기 힘들겠다는 판단이 섰다”고 밝혔다.


철학 때문이 아니라,
냄새 때문에 비건이 됐다

- 감독 봉준호 -

© newsis
봉준호 감독은 영화 〈옥자〉를 준비하던 2015년 초,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비건 생활을 했다. 취재를 위해 미국 콜로라도에 있는 도살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하루에 5000마리 이상 소를 도살하는 곳이었다. 100미터 떨어진 주차장에서부터 풍기는 도살장의 냄새가 압도적이었다. 뉴욕으로 돌아와서도 옷에서 환각이 느껴질 정도였다. 그는 “철학적 결단에서가 아니라 그 냄새 때문에 자연스럽게 비건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 〈옥자〉 후반부에 나오는 도살장 시퀀스보다 실제로 본 것이 20배, 30배 더 충격적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영화에 다 담을 수 없어 부드럽게 표현한 것이라고. 봉준호 감독은 〈옥자〉가 채식주의를 강요하는 영화는 아니지만 “가혹하고 잔인한 환경 속에서 동물을 대량생산 라인의 일부로 만든 공장식 축산에 대해 되짚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음식에도 후유증이 있다.
자연식에는 없다

- 배우 문숙 -

© ssggcompany.com
배우 문숙은 영화 〈태양 닮은 소녀〉 〈삼포 가는 길〉 등에 출연해 백상예술상 신인상, 대종상 신인상 등을 받으며 충무로의 샛별로 떠올랐다. 그러다 20대 초반 고(故) 이만희 감독과 스물세 살이라는 나이 차를 극복하고 결혼했다. 하지만 급작스러운 병으로 남편은 세상을 떠났고, 문숙은 모든 것을 뒤로하고 미국으로 향했다. 그 후 그는 삶에 대한 회의와 고통을 채식과 요가, 명상을 통해 극복했다. 현재는 연예인을 비롯해 채식과 명상하는 삶을 살고자 하는 이들의 스승이다.

문숙은 “어렸을 땐 햄버거를 먹고 몸이 안 좋아졌다는 걸 몰랐다. 그냥 운이 안 좋아서 아픈 거라고 생각했다. 면역성을 받쳐줄 수 있는 자연식을 알게 된 후로 계속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밤에 뭘 먹었느냐에 따라 아침에 얼굴 부기가 달라지지 않나. 술을 마신 다음 날 후유증이 있는 것처럼 음식도 후유증이 있다. 근데 자연식은 그런 게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만약 도살장이 유리로 되어 있다면
세계 모든 사람이 채식을 할 것이다

- 비틀즈 멤버, 폴 매카트니 -

© newsis(AP Photo/Scott Audette, file)
폴 매카트니는 첫 번째 부인이었던 린다 매카트니의 영향으로 1975년 33세의 나이에 채식주의자가 됐다. 이후 2013년에는 완전 채식인인 비건이 됐다. 그가 여러 번 강조한 “도살장이 유리로 되어 있다면 전 세계인이 채식을 할 것이다”라는 말도 동물보호가였던 린다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폴 매카트니는 꾸준히 ‘고기 없는 월요일’ ‘추수감사절에 칠면조 대신 즐길 수 있는 레시피’ 등의 캠페인을 벌이며 동물과 환경을 보호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2009년부터 시작한 캠페인은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일주일에 한 번 고기를 먹지 않으면 온실가스의 1/25을 줄일 수 있다”는 그의 메시지는 그의 노래만큼이나 힘이 셌다. 그의 두 딸도 비건인데, 그중 스텔라 매카트니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비건백’ 브랜드를 만들어 비건 패션에 앞장서고 있다.


육식의 미래는
비건이다

-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 -

© newsis(Xinhua/Qin Lang)
2017년 《파이낸셜타임스》는 빌 게이츠가 채식버거 스타트업인 ‘임파서블 푸드’에 7500만 달러(약 840억 원)를 투자했다고 보도했다. 임파서블 푸드 버거에는 고기 대신 식물성 육류가 들어간다. 빌 게이츠는 이미 2009년 ‘비건계의 테슬라’라 불리는 ‘비욘드 미트’에도 투자한 바 있다. 빌 게이츠는 “놀라운 맛을 경험하고 있다. 이 맛이 미래 식량 자원을 주도할 것”이라 예측했고, 그의 예측은 맞아떨어졌다.

2020년 나스닥에 상장한 비욘드 미트는 급성장을 이뤘다. 상장 전부터 빌 게이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스눕 독 등이 투자한다는 소식에 들썩였다. 주가는 두 달 새 150% 상승했다. 비욘드 미트가 생산하는 대체육은 콩·버섯·호박 등에서 추출한 단백질로 만든 100% 식물성 식품이다. 빌 게이츠는 지구의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주범으로 ‘육식’을 지적하며, 육식의 미래는 ‘비건’이어야 한다고 소리를 높이고 있다.


비건이 되고 모든 건강 문제가 사라졌다.
태어날 때부터 비건이었다면 좋았겠다

- 전설의 복서, 마이크 타이슨 -

© newsis(Joe Scarnici/Triller via AP)
58경기 50승, 6패, 2무효라는 기록을 남긴 전설의 복서 마이크 타이슨. 그는 이제 ‘비건 복서’라 불린다. 그가 54세의 나이에 복귀를 추진한 비결은 ‘채식’이었다. 코로나로 멈춘 복싱계의 가장 큰 화제는 타이슨의 복귀 선언이었다. 2006년 공식 은퇴한 타이슨은 자선 경기 출전을 희망했다.

은퇴 후 체중 조절에 실패했던 그는 2010년부터 채식 위주의 식단으로 생활 패턴을 바꿨다. 실제로 타이슨은 2013년 〈오프라 윈프리 쇼〉에 출연해 “나는 변했다. 채식을 시작한 이후 살이 빠졌을 뿐 아니라 건강을 회복했다. 고혈압과 관절염이 모두 사라졌다”고 말했다. 타이슨은 “태어날 때부터 비건이었으면 좋았을걸”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 최근 인터뷰에서도 “부모에게서 태어난 어떤 것도 먹지 않는다. 채소만 먹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달걀프라이도 먹지 않는다.
완벽한 건강을 위해서다

- 테니스 선수 세레나 윌리엄스 -

© newsis(Photo by Hu Jingchen/Xinhua)
대표적인 비건 운동선수로는 테니스의 여왕이라 불리는 비너스·세레나 윌리엄스 자매를 들 수 있다. 채식을 하는 동안 세레나 윌리엄스는 2012년 런던올림픽 금메달, 2016년 윔블던테니스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그랜드슬램 통산 23회, 단식 부문 트리플 커리어 그랜드 슬래머가 되며 제2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윌리엄스 자매는 2011년 언니인 비너스 윌리엄스가 만성피로 질환인 쇼그렌증후군 판정을 받고, 세레나 역시 폐색전증으로 둘 다 선수 생명이 끝날 수도 있는 위기를 맞았다. 의사의 조언에 따라 윌리엄스 자매는 완전 채식에 들어갔고, 현재까지 실천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시즌 중에는 생채식을 하는데, 생채식을 하면 설탕, 칼로리를 제어해 몸의 염증을 완화하고 에너지를 비축할 수 있다. 세레나 윌리엄스는 자신의 이름을 건 비건 의류 브랜드를 만들기도 했다.
  • 2021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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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건의 글이 있습니다. 작성일순 | 찬성순 | 반대순
  ㅇㅇ   ( 2021-05-24 )    수정   삭제 찬성 : 0 반대 : 0
후속 기사를보니 타이슨은 비건 끝났네요 다른 스타들은 어떨지 궁금합니다. 저도 채식 지향 하고있는데 특별히 아픈 곳은 없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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