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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미디어와 기성 언론의 상생

“그런데요, 미디어가 뭐예요?”

12월호 스페셜 이슈로 ‘요즘 미디어’를 다루기로 한 첫 회의, 선수현 기자의 질문이 날아들었습니다. 순간 멍~했습니다. 부끄럽기도 했고요. 언론사 초창기 시절, 마샬 맥루한의 미디어 개념을 받아들이면서 치열하게 고민한 이후 ‘미디어란 무엇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놓고 있었습니다. 그러게요, 미디어의 정의가 과연 뭘까요? 너무도 당연한 질문 앞에서 미디어의 본질과 영역부터 재정의하고 시작해야 했습니다.

선 기자의 질문에 횡설수설 답변을 한참 동안 내놓다가 깨달았답니다. 제가 아는 미디어는 매스미디어의 영역 안에 머물러 있었다는 사실을요. 언론사나 방송사가 콘텐츠를 송출하면 불특정 다수에게 가 닿는 시스템을 미디어로 이해하고 있었던 거죠.

사전에는 ‘미디어’를 이렇게 정의합니다. “중간에 자리하여 사이를 매개하는 것” “정보를 전송하는 매체” “자신의 의사나 감정 또는 객관적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마련된 수단”. 사전적인 정의로 보자면 미디어의 개념이 무한 확장됩니다. 속보를 재가공해 전달해주는 1인 유튜버, 제품 리뷰를 하는 블로거, 스타에 대한 소식을 주고받는 팬카페 등까지 미디어에 포함됩니다. 네트워크의 발달과 취향의 다변화는 기존 미디어의 개념을 허물어뜨리면서 나노 단위로 잘게 분화하고 있는 양상입니다.

가 이번 스페셜 이슈에서 다룬 ‘뉴 미디어’는 ‘밀레니얼의, 밀레니얼에 의한 콘텐츠’를 전제조건으로 합니다. △기성 미디어에 대한 한계와 갈증에서 창간한 밀레니얼의 미디어 △ 전문 콘텐츠를 밀레니얼 문법으로 재가공한 뉴스레터 등으로 한정했고요. ▲뉴스의 시의성에 단행본의 깊이를 더한 ‘북저널리즘’ ▲사회 초년생을 위한 경제 미디어 ‘어피티’ ▲까탈스러운 에디터들의 리뷰 ‘까탈로그’ ▲백영선 낯선대학 대표의 ‘각자의 답을 찾는 인터뷰’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인물들을 만났습니다.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뉴닉’ ‘퍼블리’ ‘부딩’ ‘아웃스탠딩’ ‘폴인’ ‘캐릿’ ‘닷페이스’ ‘오디티 스테이션’ ‘빵슐랭가이드’ ‘디독’ 등 열 개의 미디어를 열전으로 소개했고요.

뉴 미디어 창간자들은 역시 저마다의 철학이 똑 부러졌습니다. 어떤 필요에서, 왜 창간했고, 무엇을 지향하는지가 분명하더군요. 이들이 한결같이 지적하는 부분은 ‘독자의 환경 변화’입니다. “젊은 독자들이 기성 언론사의 뉴스를 읽기 어려워한다”는 ‘북저널리즘’ 이연대 스리체어스 대표의 이야기가 뼈아프게 들립니다. “과거 독자들은 미디어가 제한돼 있고 매일 신문을 읽어 맥락을 파악하고 있으니 뉴스가 어렵지 않았으나, 요즘 독자들은 볼 게 많아 뉴스를 불연속적으로 접하다 보니 파편화된 뉴스를 보게 된다”는 거죠. 기성 미디어와 뉴 미디어가 윈윈할 수 있는 지점도 분명히 보입니다. 박진영 어피티 대표는 “기성 언론사에서는 취재 교육을 해주고, 자신들은 유튜브와 뉴스레터 전략을 알려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지금 판이 대대적으로 뒤바뀌는, 문명의 리모델링 시기의 한복판에 서 있습니다. 이 변화의 소용돌이에서 누군가는 도태되고, 누군가는 거인처럼 우뚝 서겠지요. 뉴 미디어 종사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많이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무엇을’ 전달할지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전달할지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하겠습니다.
  • 2020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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