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디어

박진영 어피티 대표

어피티UPPITY, ‘금융맹’을 ‘금융덕후’ 만드는 뉴스레터

글 : 선수현 기자  / 사진 : 서경리 기자

“저금리 시대 저축만으로는 돈을 모을 수 없다던데….” “공모주 청약이 열풍이라는데 나도 참여할 수 있나?” “5억 원 아파트를 사려면 얼마까지 대출 받을 수 있을까?”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2030세대의 금융 생활은 막막하다. 누구도 알려준 적 없는 숫자와 정보들이 쏟아지는데 바로 실전에 뛰어들어야 한다. 부랴부랴 귀동냥을 하고 뉴스를 찾아봐도 도통 무슨 말인지 알 길이 없다. 어질어질한 경제 용어들 앞에 불타던 배움의 의지도 쏙 꺾여버리고 자존감만 낮아진다. 윗세대도 상황을 잘 아는 것 같지만 다 비슷한 과정을 겪었다. 20대보다 30대가, 30대보다 40대가 더 많이 아는 건 그들이 더 똑똑해서라기보다 실전에 놓인 시간이 길어 부딪혀가며 터득한 정보가 더 많을 가능성이 크다.

‘어피티(UPPITY)’는 사회 초년생을 위한 경제 미디어다. 경제 뉴스와 이슈를 매일 아침 뉴스레터로 전한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2년이 조금 지난 지금 구독자는 10만 명에 이른다. 성장 비결은 사회 초년생 눈높이에 맞춰 어려운 경제 이슈들을 쉽고 친절하게 풀어낸 데 있다. 여기에는 여러 차례 미디어 스타트업을 거치며 시행착오를 줄여온 박진영 대표의 노하우가
담겨 있다.

박 대표는 “스마트폰 기반의 금융 생활이 시작되며 돈이 더욱 추상적인 개념이 됐다”며 “금융 교육을 받은 적 없는 사회 초년생도 금융 공부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한다. ‘금융맹’들이 ‘금융덕후’로 진화할 때다.
#청춘을 위한 미디어
어피티에 이르기까지 쌓아온 내공이 상당합니다.


“꿈이 언론인이었어요. 대학 시절 학보사 편집장을 하고 언론 시험을 준비하다가 2014년부터 미디어 스타트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정치·사회 이야기를 자유롭게 풀어내는 ‘미스핏츠’, 청춘이 당면한 입시·취업·비정규직·지역 청년 문제를 다룬 ‘청춘씨:발아’, 20대 시각으로 대안을 제시하는 ‘알트(ALT)’에서 활동했어요. 카드뉴스,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기도 했고요. 그러다 2018년 사회 초년생을 위한 경제 미디어 어피티를 시작했습니다.”


#돈 앞에서 당당하자
어피티의 독자 85%가 2535세대 여성인데요.


“또래 여성들에게 이것저것 물어봤어요. 뭘 하며 사는지, 어떤 고민을 갖고 있는지, 얼마를 벌고 무엇을 사는지 등. 그런데 많은 친구들이 자기 취향을 잘 말하다가도 경제 이야기만 나오면 위축되더라고요. 금융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돈 문제를 막연하게 대한 거죠. 월급을 받으면서 돈은 늘었는데 어떻게 쓰고 불려야 할지 모르고, 신용카드로 잘못된 소비 습관을 형성하기도 했어요. 우리 또래 여성의 금융 지식을 탄탄하게 만들고 지지해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여성은 결혼·출산·육아를 거치며 미래가 불투명한 경우가 많은데, 2030 여성들이 10년 뒤 삶을 더 잘 누릴 수 있도록 돕는 게 어피티의 목표예요.”


#금융맹에서 금융덕후로
대표님도 ‘금융맹’인 시절이 있었을 텐데요, 경제·금융을 알기 전후의 삶이 어떻게 다른가요?


“금융 전반을 다룬 금융감독원 발행물이 있어요. 발행물 전체 분량에서 소비와 저축은 얼마 되지 않고 나머지는 부동산, 환율, 주식 등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놀랐어요. 그동안 소비와 저축이라는 분량에서만 살았구나 싶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주식을 한 주라도 사보라고 권합니다. 소비자에서 투자자가 되는 걸 경험하면 시야가 확 트일 거예요. 기업이 돈을 벌고 매출이 오르면 주가가 변하는 과정이 보이니까요.”


#주소록 날린 거 실화?
어피티를 운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지난해 8월경 구독자 메일 주소가 싹 날아갔어요. 백업까지요. 구독자 1만을 앞둔 상황이었는데, 눈앞이 캄캄하더라고요. 이 사건을 개편 계기로 삼아 외부 필진 시스템을 도입하고 주2회 발행에서 주5회로 전환했어요. 구독자를 처음부터 모집한 모양새가 됐는데 생각보다 빠르게 성장했죠.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습니다.”


#돈 놓치지 마 #매일 다른 콘텐츠
뉴스레터는 어떤 콘텐츠로 구성돼 있나요?


“어피티는 금융·경제의 개념원리 버전이에요. 그날의 뉴스를 알려주는 ‘돈 miss it’으로 매일 이슈를 알기 쉽게 풀어줘요. 또 매일 운영하는 코너와 전문 필진이 다른데요, 월요일 ‘라떼극장’은 경제사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내요. 가수 나훈아가 이슈 됐을 때 트로트와 노래방 산업의 관계를 알려주는 식이죠. 화요일은 ‘고소한 금융’인데 경제와 관련한 재판 이야기를 풀어줘요. 수요일은 ‘집블레스유’로 부동산 경험담을 들려줍니다. 목요일은 독자의 사연을 받아 재무 솔루션을 처방하는 ‘머니로그’, 금요일은 금융 배경지식을 길러주는 ‘어피티슈’를 담아요.”


#2535세대와의 접점
기사를 작성할 때 중요하게 여기는 원칙이 있다면요.


“아이템을 선정할 때부터 2535세대와 접점을 알려주려 노력해요. 왜 알아야 하는지,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나에게 좋은지 나쁜지를 짚어주죠. 단순 금융지식을 전달하기보다 모르는 걸 알려주고 손해 보는 일을 줄이는 데 방점을 두고 있습니다.”


#전문 필진 #원소스 링크 참고
기사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금융은 명확한 규칙이 있는 분야라 사실 관계가 틀리긴 어려워요. 간혹 오류가 생기는데 전문 필진을 도입하면서 보완이 됐어요. 뉴스레터에는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원소스나 영상을 첨부하기도 해요. 매일 기업 리포트, 연구보고서, 뉴스 등을 활용해 아이템을 찾고, 몇몇 일정은 달력에 미리 정리해둬요. 별도의 교정·교열 인력이 없는 대신 맞춤법 검사기를 여러 개 교차로 돌리고요.”


#올드&뉴의 공존
기성 언론과는 어떤 관계에 있다고 생각하는지요.


“우리는 그냥 미디어 하는 사람들이에요. 기성 언론을 올드 미디어라고 부르지 않듯, 우리도 뉴 미디어로 정의하지 않으려고 해요. 물론 차이는 있죠. 우리는 비용 면에서 효율적이에요. 구독자 수 10만 명을 네 명이 감당하고, 인쇄물에 대한 부담도 없어요. 서로 도울 지점도 있다고 생각해요. 가령 기성 언론사에서 취재 교육을 해주고, 우리는 유튜브나 뉴스레터 전략과 인사이트를 알려줄 수 있을 거예요.”


#포스트 뉴스레터
앞으로의 방향성이 궁금합니다.


“늘 뉴스레터 이후를 생각해요. 메일도 주기가 있어 지금 쓰는 계정을 10년 뒤엔 안 쓸 수도 있어요. 그 흐름에 놓이면 뉴스레터는 구조적으로 위험해져요. 지금까지 메일, 유튜브 등 플랫폼에서 구독자를 끌어왔다면 이제 우리만의 서비스 공간을 준비하고 있어요. 또 콘텐츠 범위도 경제·금융을 넘어 나중에는 의료·법률까지 확장하고 싶어요. 의료·법률이 워낙 전문가 시장이라 많은 이들이 공부할 엄두를 못 내더라고요. 그래도 임대차계약서나 장례식장 계약 내용 정도는 파악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어려워 보이지만 실생활과 맞닿은 분야에서 전문가와의 격차를 줄이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어피티의 대표 콘텐츠 3


1. 라떼극장 ‘서로 믿는 사회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
“라떼는 말이야~ 물을 사 먹는다고 하면 비웃었어”라고 시작해요. 낙동강 페놀 오염사건을 계기로 물에 대한 신뢰가 낮아져 생수를 사 먹게 된 과정을 설명했어요.
물을 당연하게 사 먹는 요즘 세대는 생수에 이런 배경이 있었는지 몰랐나 봐요.

2. 집블레스유 ‘나에게 집이 필요한 단 한 가지 이유’
구독자들에게 “당신은 왜 집을 갖고 싶은가요?”라고 물어봤어요. 그중 한 분이 어려서 부모님이 이혼하고 내 집이라고 생각할 곳이 없었다는 사연을 보내줬죠.
투자, 노후 대비 개념으로 집에 접근하던 구독자들이 집에 대해 고민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보냈어요.

3. 돈구석 1열 〈빅쇼트〉
2008년 금융위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 〈빅쇼트〉를 다뤘어요. 영화에 등장하는 금융 용어들을 알기 쉽게 풀어서 설명했죠. 덕분에 영화를 더 재밌게 이해할 수 있었다는 좋은 반응을 얻었어요.


UPPITY
· 슬로건 돈 앞에 당당하자!
· 창간 2018년 7월
· 서비스 주기 주5회 / 월~금 매일 오전 6시
· 주요 독자층 2535세대 여성이 85%
· 임직원 구성 에디터·매니저 총 4명
· 독자 구독자 10만 명
· 수익 모델 광고, 콘텐츠 제휴
  • 2020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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